스팀잇에 사람이 많아지려면

in #sct5 years ago

어제 쓴 글에 제가 스팀잇에 사람이 많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었습니다. 좋은 작가가 많아져야 사람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어제 글에 보충설명을 하자면, 우리가 기억하는 작년 1월을 생각하면 됩니다. 스팀 가격도 좋았고 스팀으로 돈 벌었다는 기사가 자주 올라왔습니다. 기자들의 스팀잇 체험기도 올라오고 스팀잇으로 전세금을 만들었다는 글도 올라왔죠. 그당시 '좋아요를 받으면 암호화폐를 준다'는 기사가 거의 매일 올라왔던 것 같습니다.

스팀이 돈이 되니까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몰려왔죠. 제 글에 댓글 달아주는 분을 모두 팔로우하고, 스팀 많은 고래분들 팔로우하면서 신나게 스팀잇질을 했습니다. kr 태그 최신글 탭엔 초단위로 한글로 된 글이 올라왔지요.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었습니다. kr 태그 대세글 열에 아홉은 코인 글이었고 하나는 금손 글이었죠. 코인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다가 지인도 없던 저는 0.1불이나 찍히는 글로 버티다가 소모임에 들어가면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사용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보니, 글 하나 쓰면 댓글이 열 개는 달렸던 것 같습니다. 그럼 댓글에 대댓글 달고 대댓글에 대대댓글 달며 놀았습니다. 하루에 글 하나만 올려도 달아야 할 댓글과 대댓글이 엄청났죠. 저도 댓글을 달며 놀았고, 제 댓글에 대댓글 달리면 또 댓글달며 놀았습니다. 대역폭 제한에 걸려서 저녁만 되면 먹통이 되는 일을 겪다가 압둘라님의 도움으로 200스파 임대를 받고 한 달간 씐나게 놀았습니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댓글놀이를 했습니다. 두시 세시 네시까지 댓글놀이를 하다가 잠깐 잠들고 다시 댓글놀이를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나 임대가 반납되고 나니 또 밤이 되면 대역폭 제한에 걸리더군요. 그래서 고팍스에 가입하고 시팀을 샀죠. 더 신나게 놀려고 샀습니다. 그당시 제가 쓴 글에 '성경에 보면 네 돈이 있는 곳에 네 마음이 있다라는 말씀이 있는데 그 말씀이 얼마나 정확하던지, 스팀 샀다고 더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라는 글을 썼죠. 그래봤자 백만원으로 200스팀 산 게 전부였어도, 투자라는 걸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본 제겐 큰 금액이었습니다.

저만 스팀을 샀을까요? 수많은 사람들이 스팀을 샀습니다. 최소한 저녁시간에 대역폭 제한에 안 걸리려면 200스파 정도는 필요했기에 스팀을 사는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인도 없고 글도 잘쓰는 축에도 못들고, 금손도 아니고, 1불 찍혀보는 게 소원인 마음으로 정말 정성들여 글을 썼죠. 그러면서 점점 스팀잇이 어떤 곳인지 깨달아 갔습니다. 아,,, 속았구나. 스팀잇 첫페이지에서 당신의 생각에 가치를 준다고 하더니... 여긴 PoB가 불가한 곳이구나. 이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1불도 안 찍히는 글만 쓰는 졸필 작가면 어떤가요. 여긴 어차피 PoB가 불가한 곳인데. 마음을 내려놓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스팀잇이 애초에 생각에 가치 어쩌고 그런 헛소리 하지 말고 블록체인 SNS라고만 했다면 많은 작가들이 실망하고 떠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가에게 보상을 준다고 해서 들어와봤더니 지인 없으면 보팅 받기 힘든 구조에 실망하고 떠났으니까요. 처음부터 작가에게 보상을 준다고 할 게 아니라, 블록체인 SNS라고만 했어도 됐을뻔 했습니다. 하지도 못할 PoB 하겠다고 괜한 고집이나 부렸기 때문에 좋은 작가 다 떠나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스판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해보니,,, 큐레이터가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지 알겠더군요. 글을 일일이 읽어봐야 하니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갑니다. 그렇게 상당한 시간을 들여 보팅을 한다고 해서 스팀잇이 대단한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스파가 어느정도 있는 분들이 시간을 어마어마하게 들여서 큐레이션을 할 수가 있을까요? 하루에 글 10개 읽고 그 중에 5개 보팅한다고 해도 스파는 엄청 남습니다. 당연히 아는 사람 친한 사람에게 보팅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저도 스판에서 보팅 하다보니 친한 사람에게 더 많이 해주게 됩디다. 그리고 저에게 보팅해주는 사람에게 보팅해주게 됩디다. 이런 구조에서 무슨 PoB일까요. 애초에 불가능하더라는 것입니다.

진짜진짜진짜 PoB가 가능하려면 1인 1표여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뭡니까. 1인 1표입니다. 할아버지도 1표 아빠도 1표입니다. 남자도 1표 여자도 1표죠. 부자도 1표 가난해도 1표입니다. 그렇게 투표를 해서 국회의원을 뽑고 대통령을 뽑습니다. 이런 게 투표입니다. 누구에게나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게 투표인 것이죠. 그런데 스팀잇은 어떤가요. 가난한 자는 0.01표이고 부자는 10표입니다. 1000표 차이가 나죠. 가난하면 1표. 부자면 1천표. 애초에 처음부터 PoB가 불가하게 설계된 겁니다. PoB가 가능하려면 모든 사람이 1표씩만 행사하게 바꾸면 됩니다. 그런데 바꿀까요? 하드포크 22번 하는 동안 안 바꿨고 앞으로도 안 바꿀 겁니다. 왜냐하면 PoB 할 생각이 없거든요. PoB가 불가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할 생각이 없는 겁니다.

그럼 스팀 블록체인은 쓰레기인가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팀 블록체인은 위대하고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 책 관련해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생각하다가 코파시님의 말씀을 듣고 떠오른 것 하나가 이겁니다. 자기 출판사 책을 사서 인증샷을 올리면, 그 책값 정도에 상응하는 보팅을 찍어주는 거죠. 이런 사업적 모델로접근한다면 스팀 블록체인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올 겁니다. 좋은글이, 좋은작가가 사람이 몰려오게 해주지는 않을 겁니다. PoB 한다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사람들 안 옵니다. 스팀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적으로 홍보를 하고 수많은 댑들이 생기고 그들이 투자자를 불러올 때 비로소 스팀의 가격이 오를 것이며, 사람이 몰려올 겁니다. 몰려온 사람이 좋은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책 구매 인증샷 하나만 올려도, 책 밑줄 하나만 올려도 출판사가 보팅만 찍어주면 됩니다. 그럼 그 출판사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몰려옵니다. 제가 책중독자로 10년 정도 활동해보니, 사람들 속성이 그렇더군요. 돈이 된다면, 책 공짜로 준다면, 책 읽고 느낌 공유한 사람에게 선물 준다면 엄청나게 몰려옵니다. 스팀 블록체인은 이런 비즈니스 모델과의 결합이 매우 쉬운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스팀엔진 니트로스입니다. 얼마나 좋은 모델입니까. 스판이 얼마나 많은 스팀을 끌어당겼나요. 스판 같은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하나 하나 계속 나오면 거래소에 있는 스팀이 바닥이 나는 건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스팀잇에 사람이 많아지려면 좋은글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생각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1년 반 동안 스팀잇에 있으면서 깨달은 건 PoB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절대 불가합니다. 가능할 수가 없습니다. 스팀 블록체인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었고 안 바꾸고 있거든요.

스팀잇엔 보상이라는 게 연결돼 있어서 더더욱 어렵습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재밌으면 보상이 없어도 열심히 한다는 말입니다. 울 두 아들 뛰어노는 거 보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놉니다. 재밌으니까 땀이 뻘뻘 흘러도 하나도 안 힙듭니다. 얼마전 체육대회 가서 축구를 했는데, 오랜만에 하니까 숨이 차서 죽을 지경인데 하나도 안 힙듭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습니다. 왜냐면 재밌기 때문이죠. 재밌으면 안 힙듭니다.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재밌으면 합니다. 제자 자주 언급하는 프로게이머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직업이 게이머니까 게임을 매일 할 수 있어서 좋으시겠어요?'라고 물으니 그 프로게이머가 이렇게 대답했죠. '하나도 재밌지 않아요. 제가 초등학생때 중학생때 거의 하루종일 게임만 할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직업이 되니까 재미가 없어졌어요. 게임을 해야 돈을 벌 수 있게 되면서 게임이 재미없어졌고 그져 일이라고만 생각돼요. 제게 게임은 일이에요.'

스팀잇엔 보상이라는 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하더라도 돈과 연관되죠. 글을 써도 댓글을 달아도 좋아요를 눌러도 돈과 연관됩니다. 그렇다보니 재미로만 하긴 힘듭니다. 심지어 게임을 해도 토큰을 줍니다. 스몬 한 판 이길 때마다 토큰 줍니다. 뭘 해도 돈과연관되는 게 바로 스팀 블록체인이죠. 그래서 재미로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팀 블록체인이에서 무얼 해도 재밌습니다. 소액이지만 투자를 했기 때문이죠. 재밌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스팀 블록체인 참여자라는 투자자 명분이 있으니까요. 재밌으니까 1불도 안 찍히는 글 쓰며 1년 넘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 보팅 찍히는 숫자 올라가는 걸 보면 즐겁습니다. 보팅 금액 올라가는 걸 보면 신납니다. 그래서 재밌습니다. 재밌으니까 하루에 6시간씩 8시간씩 스팀잇질을 하는 겁니다. 제가 (소액이긴 하지만) 스팀을 사지 않았다면 아마 저도 떠났을지도 모르죠.

글이 길어지긴 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비딩봇 사용자에게 다운보팅 해봐야 사람 안 많아지고 스팀가격 안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어제도 말했지만, 좋은작가 들어오는데 왜 스팀 가격이 오릅니까? 투자자 들어와야 오르는 겁니다. 스팀 사는 사람이 있어야 스팀 가격이 오르지, 좋은글 쓰는 사람이 들어온다고 스팀 가격이 오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하는 투자자는 바로 스팀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적으로 활용할 큰 투자자일 수도 있고, 스판의 SCT 투자자나 SCTM 투자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바로 스팀 가격을 올리는 사람입니다. 스팀 가격을 내리는 사람은 비딩봇 사용자가 아니라 스팀을 파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스팀 파는 모든 행위가 나쁘다는 건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스팀잇에 사람이 많아지라면 스판 스짱 트플같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더 많아지면 됩니다. 그럼 사람이 몰려올 겁니다. 오지 말라고 해도 옵니다. 돈냄새 맡고 옵니다. 스판에서 돈냄새 풍기고 스짱에서 돈냄새 풍기고 트플에서 돈냄새 풍기면 블로그 하던 사람, 페이스북 하던 사람, 인스타 하던 사람이 돈냄새 맡고 와르르 몰려올 겁니다. 제가 주위 사람들에게 스팀잇을 소개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아직은 암호화폐가 일반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구나'입니다. 언론의 영향으로 암호화폐는 다단계거가나 폰지사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엄청납니다. 그러니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시견을 견뎌내며 꾸준하게 활동하면 되는 거고요. 그러다가 스팀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돈냄새 맡고 와르르르 몰려올 테니까요. 좋은글 많다고 사람 안 옵니다. 돈냄새 나면 옵니다. 그러니까 돈냄새를 풍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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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댓글 답니다. 1부터 10까지 절대공감되네요. 저도 예전 스팀잇 첨 하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그땐 스파는 없었어도 정말 온라인 게임하듯 바글바글 거리던 재미가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맞아요. 마치 게임 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RPG게임 레벨 올리듯 명성 올리는 재미가 있었죠. ^^

나하님 긴 글 정독 했습니다.

우리는 얼리어댑터 들입니다.

저는 이 말을 믿고 투자자가 되어서 이 공간에 있네요.

우리 모두 한 곳을 바라보면서 함께 갑시다. ^^

함께 끝까지요. ^^

빵집에는 빵냄새가나야하고
커피집에는 커피냄새가 나야하고
서점에는 책냄새가 나야하고
스팀에는 돈냄새가 나야죠.

아핫!!! 돈냄새 풀풀 풍겨봅시다!!!

사람이 많아질려면
재단이 그간 스팀 판 돈으로
기사 내고, 광고 때리고 해야 하지 않을지...
입소문으로 늘리는 것은 한계에 온 듯 ㅠ

광고를 내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예전부터 그래왔습니다 투자자는 투자자가 많아야 한고 작가들은 좋은글이 많아야 스팀이 발전한다고 양쪽다 틀린말은 아니지요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다 보면 좋은 날 오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작가지만 투자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ㅠㅠ

역시 좋은 의견감사합니다. 나하님이 있으셔서 스팀잇의 미래가보입니다. 적극 응원드리고, 파이팅입니다.

아핫,,, 저는 투자자가 아니지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

deer3 gave naha gifts(10 SCT).

제가 최근에는 나하 님의 글을 읽지 않았군요. 좋은 글이 많네요. 뒤로 가면서 정주행하고 있어요. 저는 요즘 스팀잇에 관심이 점점 줄고 있네요. 투자를 하고서 더 줄었어요. 스파는 느는데, 관심이 줄어드는 것은 뭣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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