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in #sct5 years ago


ISBN : 9788950981501

어린 시절 정말 너무너무너무 싫어한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라는 영화지요. 그래 나 엄마 없다. 저는 엄마 없이 자랐습니다. 할머니께서 키워주셨죠. 할머니 아래 자란 초등학교 시절은 기억도 하기 싫을 정도로 가난 그 자체였습니다. 가난에서 시작해서 가난으로 끝나는 하루. 가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어린 시절. 그런데 왜 하필 저런 영화를 찍어대는지 모를 정도로 저 영화가 싫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제가 태어난 해에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1000불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바로 그 해에 개봉됐죠. 뭔가 좀 아이러니합니다. 스팀잇 한 달 해보고 제가 쓴 글과 비슷한 자본주의 사회에선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0.1불도 찍히기 어려운 제 글과 달리, 글 몇 줄에 십불이 넘게 찍히는 글도 많았습니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더군요. 그런데 그땐 자본주의가 뭔지 정말 제대로 모르는 코알못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제 코알못을 벗어나 코린이가 되었기에 그때 참 어리석었구나 생각하곤 합니다. 암튼… 음식쓰레기가 넘쳐나는 지금의 2020년에도 저는 송파 세 모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내가 살아야 내 가족이 산다는 일념으로 하루를 이겨냅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결식 아동이 넘쳐나고 친일 후손들이 득실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빈곤은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가난은 임금님도 구제 못한다는데 정말일까요? 기본소득은 정말 꿈일까요? 알파고가 인간을 이기고 중성자를 연구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왜 가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설국열차의 맨 끝 칸처럼 가난은 필수적인 걸까요?

저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0.1도 보상받지 못하는 글, 글 몇 줄 적어도 10불을 보상받는 글.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저는 평등과 공평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한다. 그리고 공평해야 한다. 부자라고 봐주고 가난하다고 감옥에 가야 하는 게 아닌, 부자나 가난한 자나 똑 같은 잣대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더 가지려고 두 부자가 되려는 기득권층을 부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세상이 아닌, 누구나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없는 세상을요.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모두 10명의 사람을 인터뷰합니다. 모두 소개할 수는 없고 몇 명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끝나지 않은 참사, 여기 사람이 있다
용산참사를 기억하실 겁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죠. 오세훈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있던 일로, 농성장에 무리하게 진입하면서 화재가 발생하여 많은 사람의 생명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용산의 꿈도 잿더미가 되었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참사인 것이죠. 누가 명령했으며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저는 오세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웃으면서 TV 프로에 나와 재밌게 놀고 있더군요. 아내의 맛에서 그의 얼굴을 볼 때마다 토나올 지경입니다. 살인마가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대한민국 참 좋은 나라입니다. 권력 있고 돈 있으면 다 되는 나라인 것이죠.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게 하고도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좋은 나라입니다.

용산참사는 아직도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10년 지나도록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진상규명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누군가가 막고 있다는 것이죠. 누가 막고 있는 걸까요. 이명박과 오세훈의 연결고리, 자본. 냄새가 납니다.

그들의 계획에 따르면 용산은 대한민국 최고 높이의 620미터 마천루가 들어서고 거대한 문화공원이 조성되며 중국으로 향하는 국제 선착장이 들어설 한강과 도심을 잇는 거점이 되고 서울역에서부터 한강에 이르는 용산 한강로 일대는 서울의 ‘신부도심’이 될 예정이었다. 삼성물산이 대표컨소시엄을 맡고 26개의 금융ㆍ건설 기업들이 총출동해 재무, 전략, 건설 부문 투자자로 나서며 사업비 50조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50조가 투입되는 사업. 냄새가 납니다. 똥냄새. 똥파리가 날아다니는 냄새가 납니다. 참사가 일어난 당일, 남일당 건물은 한강대로 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삼성물산이 대표컨소시엄을 맡았다고 합니다. 삼성. 하하하하. 똥냄새가 진동을 하는군요. 참사 직후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습니다. 이명박과 오세훈의 죄를 파해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거대 자본과의 싸움에서 이길 서민은 없는 것이죠.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지속적인 요구를 했지만 청와대도, 서울시도, 용산구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경찰도 책임지지 않고 서울시도 국가도 책임지지 않는 참사. 참사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건 아직도 없습니다.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살인마는 웃으며 TV에 나옵니다. 살인마가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참 좋은 나라입니다. 살인마를 지켜주고 감싸주는 멋진 나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가 돈을 투자하여 더 많은 돈을 버는 게 당연합니다. 자본가와 투자자는 투자하여 돈을 버는 게 당연한 것이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그런데 돈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만원짜리 한 장이 갑자기 두 장이 됐다면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왔기 때문에 두 장이 된 겁니다. 만원짜리가 요술을 부려서 두 장이 됐을리 없으니까요.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 납니다. 그러나 만원을 심는다고 만원이 나진 않습니다. 만원어치 콩을 심어야죠. 그럼 이만원어치 콩이 열릴 것입니다. 그런데 재개발은 무엇일까요. 다 부시고 새로 짓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이윤이 생깁니다. 어디서 어떻게? 이걸 리처드 로빈스에 따르면 블랙박스라고 표현합니다. 자본이 투입되고 이 자본이 이윤을 남기는 과정을 철저하게 가리는 것이죠. 어떻게 만원이 이만원으로 변했는지는 비밀인 것입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이 있으면 부동산으로 손해를 본 사람이 있어야 당연합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이죠. 돈의 총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많이 가져가면 그만큼 누군가는 적게 가져가는 게 당연한 것이죠.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 재개발 지역에 얌체짓 하는 투자가들로 인해 재개발 지역의 피해자가 발생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철거민들의 피해를 그들이 먹는 것이죠. 공권력으로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용산참사 책임 누가 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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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입주하려는 자
철거하려는 자

시스템 구조적 총체적 모순

모두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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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고친 자들의 책임 ㅠㅠ

곰돌이가 @bluengel님의 소중한 댓글에 $0.034을 보팅해서 $0.008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7182번 $89.901을 보팅해서 $96.652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나하님 따봉 감사합니다. 지금 busy를 핸드폰으로 작성하다보니 다운버튼도 막 눌러지고 하네요.
공소시효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된 참사로 기억하는데 처벌이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
재개발 회사에서는 어떻게든 철거민들이 쫒아내에야 건설을 할수있는데. 그때당시에는 인권도 중요하게 생각하지않아 더 그렇겠죠

법 다 뜯어고치고 결국 누구를 위한 법인지 ㅠㅠ

용산참사
철거하려고 밀어붙이던 자들이 피해를 입혔으니 그들에게 일차적으로 책임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1차적 책임과 2차적 책임 모두 처벌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저도 책임권자는 오세훈이라고 봅니다...
에휴

오세훈과 이명박이 1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인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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