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공유 플랫폼과 블록체인의 앙상블

in #sct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방콕에서 열린 스팀페스트에 참가하며 겪은 일입니다.

저는 Uber나 Grab 같은 차량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행사를 좇아 방콕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는데 Grab을 이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한 번은 길가에 서있는 택시를 타려 기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택시 미터기로 가지요?"
"아니오, 어디로 가시는데요?"

미터기를 켜지 않는다는 얘기에 또 관광객 바가지를 감수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가는데 얼마죠? 총 2명이 탑니다."
"250 BATT을 내세요."

좀 과하다 싶어 탑승 거절을 하고 Grab을 켜봅니다. Grab이 제시하는 비용은 고작 83 BATT!!!! 그 택시를 멋모르고 탔으면 정확히 3배의 비용을 지불했겠지요.


일전에 얘기한 것처럼, 저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은 자칫 미래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서 먹고 살기보다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관광을 많이 다니는 국민이 되기를 바라죠.

가장 큰 이유는 관광지 지역 젊은이들의 의욕없는 태도, 관광객 덕분에 뭘해도 대충 먹고 산다는 안일한 자세 때문입니다.

좋은 물건과 컨텐츠를 저렴한 가격으로 널리 판매하고, 그러다 잘 되면 조금 더 마진을 올리고, 그래도 또 잘되면 명품 물건과 컨텐츠로 부가가치를 한껏 올리려는 나라와,

지리나 가격도 잘 모르고 돈 좀 쓰러 온듯해 보이는 관광객에게 어떻게 하면 바가지를 씌워 마진폭을 늘릴까 고심하는 나라.

이 두 나라 중에 어느 나라에 미래가 있겠습니까?


바가지 요금 250 밧과 Grab이 제시하는 83 밧의 차이는 단순히 금액의 차이를 넘어 어떤 쪽이 더 발전적인 미래를 가져오는지 극명하게 알려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사분은 83 밧만 받아도 될 걸 250 밧씩이나 받아서 외화 획득도 하고 더 큰 소득을 올렸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만약에 250 밧이라는 같은 돈으로

  • 택시비 : 83 밧
  • 식사비(2명) : 100 밧 (50 밧짜리 팟타이 2그릇)
  • 신선한 과일 : 67 밧

의 즐거움을 누렸다면 저와 일행은 태국 방콕이란 곳이 관광하기 정말 좋은 곳이고, 그 이유로서 저렴한 물가 덕분에 가성비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다녔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 방콕에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공유 경제, 공유 플랫폼은 단순히 놀고 있는 자원을 더 많이 사용하여 회전율을 높이고 가성비를 올리는 수준이 아닙니다. 공유 플랫폼이 제안하는 효율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 저렴한 비용을 통해 자원의 소모를 줄이고, 마진 등에 의심을 품을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 그만큼의 신뢰를 높이는 일련의 역할을 하죠.

이것은 블록체인이 세상에 안겨줄 수 있는 효용과 일치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록체인과 별개로 발전해 온 공유 플랫폼은 인공지능과 결합해 온 것처럼 조만간 블록체인과 찰떡 궁합이 되어 세상에 유용한 효용을 가져다 줄 수 있겠죠.

우버와 기존 교통서비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할 일이니 우선 '바가지'로 벗어나버린 저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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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블록체인 특히 스팀 블록체인은 그들만 움켜쥐려 하는 뭣같은 것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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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츰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

태국이 조금 심하긴 하죠ㅠㅠ 방콕에 있는 백화점들 들어갈때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의자에 앉아 손님이 오든말든 휴대폰만 만지고 있던게 처음에는 정말 충격적이였어요ㅎㅎ 저렇게 일을 해도 월급을 받는구나... 하고ㅎㅎ 그래도 친절하긴 엄청 친절했습니다ㅎㅎ

확실히 말씨나 행동이 친절하긴 한데.. 관광지의 특수성을 넘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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