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0] 코인은 곧 기록값
연어입니다.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 중 이순신에 대한 소설이 있습니다.
소설의 뼈대는 난중일기(亂中日記), 장계(狀啓), 징비록(懲毖錄),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에서 발췌했을 것입니다. 임진왜란에 대한 명(明)과 왜(倭)의 기록도 참고했을지 모르죠.
새겨볼 것은 결국 이 작품이, 그리고 임진왜란에 대한 역사가 구전이 아닌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상황에서 남겨둔 기록은 다시금 버무려져 소설 작품으로 재탄생되었고, 새로운 해석과 상상력을 독자에게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즉, 기록이 다시 생명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전에 다녔던 회사에 들를 때마다 코인은 쓰레기이고 사기라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그러니 비트코인의 가격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기판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니까요.
옛날엔 조개도 돈으로 쓰였다더라.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고 쓰면 되는 것 아니냐... 코인 가격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양쪽의 간극은 생각보다 커서 대중은 무용론과 이상론 사이를 왔다갔다 하게 됩니다.
코인이 가치를 갖습니까?
누군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저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코인이 곧 블록체인이고, 블록체인은 기록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체인. 뒤로 돌아가 위변조 할 수 없기에 모든 순간은 곧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며 이어집니다. 그렇게 무결성 기록을 남기며 보존해 갈 수 있기 때문에 값어치가 있는 것입니다.
코인이 가치를 갖습니까?
누군가 이렇게 물어본다면 저는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도 있습니다. 코인이 곧 블록체인이고, 블록체인은 곧 암호입니다. 암호가 풀리고 위변조가 가능하다면 담겨진 기록은 진실을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블록체인의 또 다른 모습인 코인은 그 의미를 상실합니다.
일전에 포스팅했던 '창과 방패'처럼 인류는 암호와 복호를 두고 지난한 승부를 벌여왔습니다. 블록체인은 상당히 튼실한 방패이지만 다시금 무서운 창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류에게 튼튼한 방패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블록체인은 어떤 식으로든 진화하며 그 가치를 지켜가려 할 것입니다. 블록체인을 공부하고 블록체인 위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그런 믿음에 기반한 것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