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2] 북치는 홍콩 친구

in #sct5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홍콩 소식이 연일 뉴스를 타고 있습니다. 사건사고가 계속 터지면서 시위대와 경찰 모두 극도의 흥분 상태에 있는 것 같네요.

문득 1년 정도 안부를 전하지 못했던 홍콩 친구의 안부가 걱정되어 오랜만에 카톡을 날려보았습니다. 다행히 잘 지내고 있다고는 하는데 홍콩의 분위기는 매우 심각하다고 하네요.

제가 특별히 이 친구가 걱정되었던 이유는 이 친구가 북을 치는 고수(鼓手)이기 때문입니다. 홍콩 전통 사자춤을 보면 옆에서 북과 징으로 경쾌한 장단을 넣어주는데 바로 그런 전통북을 치거든요. 혹시 북이라도 치면서 시위대 맨 앞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던거죠.

사실 이 친구는 제가 잠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을 때 첫 게스트였습니다. 이복 여동생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지요. 여동생은 스튜디어스였는데 정작 한국엔 한 번도 온 적이 없어 한국 여행을 한 번 해보았던 언니가 동생을 데리고 온 것이었습니다.

저에겐 첫 개시 손님이 홍콩 사람들이었던 셈이지요. 이것저것 먹을 것도 많이도 사주며 첫 개시를 좀 요란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홍콩의 젊은이들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좋은 계기였지요.

어릴 때부터 보통화 교육을 받아서 표준 중국어를 잘하긴 하지만 자신은 홍콩인이므로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광둥어만 쓴다고 하더군요. 이 이야기로 미루어 이번 시위에서도 전형적인 홍콩 시민 입장이겠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카톡으로 홍콩 행정부와 경찰에 대한 불만을 잔뜩 토로합니다.

친구가 폭력과 시위가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길 바라지만, 그래도 시끌시끌한 뉴스 덕분에 오랜만에 서로 안부도 묻고 좋네요. 어서 친구가 살고 있는 홍콩 땅에 평온한 일상이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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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키님 감사합니다. ^^ (마스코트는 늘 귀엽군요)

곧 홍콩에 취재하러 들어가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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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시위 취재하러 가시는건가요? 헉, 보도 상으로는 확실히 민심히 흉흉해 보이던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ㅠㅠ

정말이지 홍콩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기슴이 먹먹해 집니다
아무쪼록 좋은 방향으로 지금의 사태가 잘 해결되었으면하는 바람입니다

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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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전 쯤 홍콩 친구를 만났을 때 물어보니 나이가 좀 있고 오피스 근무하는 사람은 별 지장없다고 하던데 상황이 또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젊은이들은 시위에 참가하나 안 하나 고생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문득 우리나라 80년대 길 가다 아무 이유없이 가방수색 당하던 기억도 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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