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9] 커뮤니티가 재단을 이기는 방법?

in #sct5 years ago

연어입니다. 사업을 제법 크게 하시던 분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자꾸 부침을 거듭하고 있을 때 한 번은 장인어른께서 부르시더니 진지하게 얘기를 하시더랍니다.

  • 자네, 이제 사업에 대한 미련은 벗고 내 목장이나 좀 물려받아서 관리하면 안되겠나?

그러나 본인이 사업에 대한 미련이 컸고,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벗어나려고 애써왔는데 목장일을 맡다가는 영영 도시 생활을 할 수 없을까 싶어 딱 한 번만 더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듣게 된 얘기가 목장에서 키우는 소값만 해도 수십억 어치는 될거라고 하는데, 농장이나 목장 사업에 대해 잘 모르는 저로서는 가격 변동이나 구제역 파동같은 리스크를 어떻게 감당하는지가 참 궁금하더군요. 그분 말씀으로는...

  • 그냥 소를 꾸준히 매입합니다. 송아지 값이 오르던 내리던 말이죠.

제가 그 원리를 확실히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소를 꾸준히 매입해 나가다 보면 송아지 값 변동에 그닥 영향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매입 평균가가 나오게 되고 변동되는 매출 역시 일정 평균가에 수렴하게 되면서 나름의 마진은 충분히 챙기게 된다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그런 방식의 모델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소를 매입하고 키워서 파는 순환을 끊임 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분 입장에서는 왠지 청춘을 저당잡힌(?) 사업으로 보였겠지요.


후배 한 명은 나중에 자식이나 후손이 생기면 이런 유언을 남길거라고 얘기하곤 했습니다. (진짜 그렇게 할 친구입니다)

  • 꾸준히 빠지지 말고 복권을 사거라. 언젠가는 걸린다.

그리고 본인이 제1대 선조로서 매주 빠짐없이 로또 복권을 사고 있지요. 이 친구의 지론은 단순명쾌(+무식?)합니다.

  • 확률이 0.0000000000001% 이라도 계속 시행하면 언젠가는 걸려든다.

뭐, 복권이 그렇긴 하지요. 대개는 너무 낮은 확률, 투입자본 대비 적은 기대값,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 등등의 이유로 복권을 사지 않거나 사다 말다 반복하는 정도인데, 이 정도 신념(?)이라면 뭐 인정할만 합니다. 당대에 걸리면 좋고, 안되더라도 후손 대대로 실행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행운을 잡는 후손이 나타날 법도 합니다. 그 때 복권매입 1대 조상님에게 절이라도 하겠지요.


어쩌다 스팀 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3자리가 깨질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구동성 재단의 꾸준한 대량 매도를 이유 중 하나로 언급하곤 합니다. 재단도 나름의 사정이 있는 것이지만, 스팀이 좀 잘 나갔을 때나 일정한 가격 정도는 유지했을 때 (지금 생각해보니) 방만했던 또는 비효율적이라 할만한 운영, 불분명한 개발대금 지불 등등 커뮤니티 유저들로 부터 이런저런 소리를 들을만 했긴 했다고 봅니다.

그래도 재단이 좀 변화를 시도하려 하니 고무적이긴 합니다만, 현실은 현실인지라 재단의 매도세는 인정하고 가야하는 처지이지요. 하지만 저렇게 대책없이 매도만 해나가다간 나중에 재단으로서의 지위는 어떻게 유지하려 하는지 음... 결국 커뮤니티 차원의 반격이 오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지요.

누군가 팔고 있다면 누군가는 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명 손바뀜입니다. 그래도 유저들이 떠나지 않고 꾸준히 버텨준다면 희석되는 재단의 지분만큼 커뮤니티의 영향력은 커지게 될 것입니다.

까짓거, 커뮤니티란게 세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길게 보고 세대를 거듭해 나가다 보면 한 번 '걸려들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가격 보다는 시간 싸움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마음 가볍고 즐거이 커뮤니티 활동을 즐겨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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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T 나오고 나면
재단에 기대할 부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단순 고래로 전락하겠죠.
SMT 이후 로드맵이 또 있다면 모른까...

투자의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재단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지요. '우리가 계속 팔아야 진짜 블록체인이 되는 거야. 우리가 쥐고 있으면 중앙집권을 벗어날 수가 없어.'라고요. 좋게 생각하자고요. ㅠㅠ 그런데 왜 슬프지. ㅠㅠ

기~~~~~일게 봐야죠!ㅋ

재단 지분이 희석되고 있나요 아니면 지분이 너무 크기에 불어나는 스팀 개수가 더 많나요?

꾸준하게 오래 길게 존버!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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