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짧고 날은 많았던 지구의 1년

in #science7 years ago (edited)

과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기를 좋아합니다. 1주일에 한 편 과학 분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kr-science 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화에 이어 인간이 도착한 유일한 천체, 달과 지구 이야기를 다룹니다.


45억년 전 달이 처음 만들어질 때 달은 지구에서 겨우 2만 4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2만 4천킬로미터면 지구 둘레의 반보다 살짝 긴 거리다. 달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보였을 것이다. 달이 뜬 밤하늘은 달빛으로 가득해 별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구는 훨씬 빨리 자전해 5시간마다 해가 떴다.

하루가 5시간이고, 공전하는 거리는 같으니, 1년은 1,750일이었어.

똑같은 1년이? 짧은 하루를 1,750번 보낼 거냐, 24시간 하루를 365번 보내느냐, 어떤 게 나을까?

달은 84시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지구도 빠르게 돌고(지구 자전), 달도 빠르게 돌았다.(달 공전)

84시간마다 거대한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 일식이 일어났다. 지구가 태양을 가려 달이 어두워지는 거대한 월식도 장관이었을 것이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

지구의 자전 속도와 달의 공전속도가 느려지는 이유는 ‘달의 기조력’ 때문이고, 지구에서 달이 멀어지는 이유는 ‘각운동량 보존법칙’ 때문이다.

좀 복잡해지는 느낌이다.

들어봐.

지구의 중력이 달에 작용하는 것처럼, 달의 중력도 지구에 작용하는데(기조력) 달에서 가장 가까운 지구의 면에 바닷물이 모여들고, 지각이 들린다. (최대 25센티미터) 지구가 자전하면 달을 따라 바닷물이 움직인다.

바로, 하루 두번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이다. 그런데 자전할 때 부푼면이 중력이 조금 더 강하기 때문에 자전하려는 힘을 살짝 방해한다.

달의 기조력을 받는 지구

그 방해하는 힘 때문에 지구의 자전속도가 조금씩 느려진다.
1년에 100만분의 17초 정도.

와 설명 진짜 쉽게 해주는데 못 알아듣겠다.

그러니까 달도 지구를 당기니까 달에 가까운 면이 살짝 부풀어 오르는데, 그게 지구가 자전하는 걸 방해한다?

응응. (휴)

1년에 100만분의 17초는, 400만년이면 1분, 2억 천만년이면 약 1시간이 늘어난다.

이거 무슨 SF 소설 같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 다른 우주네.

응. 놀라운 증거도 있어. 직접적인 증거.

산호초 가운데 어떤 종은 나이테처럼 날마다 성장선Groth line을 만든다. 그 덕에 1년 주기 확인이 가능하다.

산호초 성장선

4억년 전 데본기에 살았던 고대의 산호는 1년에 400개 성장선을 지녔다. 1년이 400일이었고, 하루는 22시간이었다는 뜻이다.

두번째 증거는 얇게 쌓인 퇴적물에 조수의 주기가 드러나는 '조석 리듬층'에서 찾을 수 있다. 유타 주 빅코튼우드 협곡에서 채취한 9억년 된 암석의 조석 리듬층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1년은 464일이고, 지구의 하루는 18.9시간이었다.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천문학과 지구과학이 만나 하나의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도 무척 흥미롭다.


읽고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신 분께는 소정의 보상금(3 SBD)을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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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오... 신기방기하네요잉...ㅎㅎㅎㅎ

짧은하루를 더 많이사는것.. 음.. 상상도 안가는데요?ㅎㅎㅎㅎ

재미있네요! 이런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어요! 먼 미래에는 하루가 길고 일 년이 며칠 안 되겠네요 :)

이병률 시인의 '봉인된 지도'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지구와 달의 거리가 지금보다 훨씬 가까워
달이 커보였던 때
일년은 팔백일이였고 하루는 열한 시간이었을 때
...(중략)...
달과 지구의 자리가 멀어져 달이 작아 보일 때까지
일년은 삼백육십오일이고 하루는 스물네 시간일 때까지

글을 읽다 보니 이 시가 생각이 났어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댓글 너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앗... 보내주신 1SBD 감사해요 ㅠㅠ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이라 당황스럽고 기쁘네요. 소중한 곳에 사용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앗 정말 별거 아닌데요.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옛날 옛적 전래 동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신기하기도 하고, 진짜 그랬어? 싶기도 하고. 우주 이야기들은 항상 그런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나님 글도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

지금부터 약 2억 천만년 이후에는 하루가 25시간이겠군요..
ㅎㅎ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인데 시간으로는 시간을 살 수 있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

맞습니다. 2억 천만년 뒤 인류가 있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두고 두고 읽고 싶은 글입니다. 잊고 싶지 않은 내용이에요... 글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저도 과학을 좋아하다가 지금은 잠시 잊고 있었는데 다시 몰입할 수 있는 동기부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지구 과학도 좋아했었고 화학도 좋아했었는데 옛날 생각나네요 ㅎㅎ

kr-science 글 올려주세요!

오~ 저도 과학 매우 좋아합니다.
과학 글을 써도 되겠군요~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요.

이글을 읽고 혼자 든 생각은

  1. 나중엔 지구에서 달은 볼 수 없겠구나(멀어지니까)
  2. 지구 자전 속도가 그동안에 운석과의 충돌로 인한 영향은 없을까요?
    운석이 지구와 충돌한 후 지구의 질량이 운석의 질량과 합쳐지니까 질량이 늘어난 걸로 보면 각운동량보존법칙을 적용하면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아요 ㅋㅋ 그리고 초창기에는 지구 대기 밀도도 낮고 충돌도 많았다고 알고 있어요.

kr-science 태그로 글 올려주시길 추천합니다!

정말 잘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인데, 재미있게 작성해주셔서 쉽게 읽어 나간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가 짧았다고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단순 이론이 아닌 증거까지 있는 사실이었군요. 덕분에 조금 더 배우고 갑니다! 다음에 저도 생물 관련 글을 쓰게 된다면 kr-science 태그 이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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