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9월에 마이너스가 되어 2월에 정상화 된다.

3부: 증시12국면의 전조 현상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9월에 마이너스가 되어 2월에 정상화 된다.

금리의 절대값 만큼 중요한 것이 상대값인 금리 스프레드 이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신용 금리 스프레드, 한미 금리 스프레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여야 한다. 신용 금리 스프레드는 회사채와 국고채, 특히 정크본드의 금리를 국고채와 비교한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장기채와 단기채의 차이를 말한다. 이 둘은 반대의 움직임을 보여 투자자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회사채 특히 정크본드는 부도 등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발행 금리가 국고채보다 높다. 그러나 일반적인 차이를 넘어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이다. 즉 신용경색의 전조라 볼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시장이 금리 수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엿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지표로, 경기선행지표에도 포함될 정도로 역사적으로 그 예측력을 인정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전조현상으로 단 하나의 지표만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될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단기 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이고 장기 금리는 은행은 대출 수익이라고 하였다. 즉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은행이 대출 수익률을 늘리기 위해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통화량과 통화유통속도가 증가하고 경기 과열이 진행된다. 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시작하면 은행이 대출을 줄이게 되며 이 같은 현상이 수개 월 지속되면 자금 시장은 신용경색을 겪게 된다. 반대로 스프레드가 지속 축소되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춰 스프레드 확대를 유도하고 은행의 대출 영업을 권유한다. 경기가 확대되어 자금의 수요가 많아지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더 빨리 상승해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다시 은행이 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순환주기를 갖는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0에 가까이 도달하거나 마이너스로 역전되면 투자자들이 금리에 부담을 느낀다는 증거이다.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는 잔존기간 리스크 때문에 단기 금리보다 높다. 그러나 금융위기 리스크가 증가하면 위험을 먼저 감지한 금융기관들이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장기 채권을 매수하여 장기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심화되면 장기 채권이 심지어 단기 채권보다도 금리가 낮아지는 일이 발생한다.

금리 상승 초기 국면은 경기 전망이 좋다. 하향 안정되던 금리가 이제부터 오르기 시작하는데 금리가 현 시세로 고정된 장기 채권에 저금리로 묶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채권투자자들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거나 아니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오르고 스프레드가 확대된다. 반면 경기가 충분히 확대되고 과열 양상을 보이는 국면까지 진행되면 정부는 금리를 올려 경기 과열을 막는다. 특히 정부의 금리 책임자의 발언의 수위는 금리 상승 초기와는 사뭇 다르다. 금리 상승 초기에는 미래의 경기 과열을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뉘앙스라면, 금리 상승 후기에는 경기 과열을 잡을 때까지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식으로 경고를 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신호를 시장에 보낸다. 그러나 금리 상승 후기 국면에서는 금리가 올라도 채권투자자는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정부가 지금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만 경기과열이 잡히면 과잉설비투자 등으로 금융위기가 올 수 있고, 곧 금리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에 단기 채권과 주식을 서서히 팔고 고금리로 고정된 장기 채권으로 옮겨간다. 이 과정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스프레드가 축소되다가 결국 역전되어 마이너스가 된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역전되면 금융시장이 정점에 도달했으며 앞으로 위험해 질 것이라는 강력한 전조이다. 겨울 국면을 지나 신용위기로 버블 붕괴되면 각국 정부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추고 단기국채를 매수하여 유동성을 투입한다. 단기 국채의 금리는 다시 내리고 마이너스였던 스프레드는 다시 확대된다. 결국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를 통해 증시의 대형 수요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주식이 대형 기관 투자자의 손에 있는지 소형 개인 투자자의 손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197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마이너스가 된 경우는 1973년, 1979년, 1986년, 1989년, 1996년, 1999년, 2001년, 2006년이다. 1973년은 제1차 오일쇼크로 1974년 다우지수 50% 폭락이 발생하였다. 1979년은 제2차 오일쇼크로 발생하였으나 다우지수는 폭락하지 않았다. 악재에 대해 둔감해 지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중장기 추세 변화를 예고하였다. 1986년은 1987년 블랙먼데이의 전조현상이었으나 폭락 이후 1년 반 만에 정상화된다. 1989년은 걸프전 우려 선반영과 대부조합 버블 붕괴로 1990년 1분기 20% 정도 폭락하고 바로 회복하였다.

1994년 2월부터 연준은 금리를 무려 3%에서 6%까지 상승시킨다. 그러나 장기 채권 금리 역시 상승하며 주식 아니면 단기 채권만 매수하는 현상이 나온다. 대세 상승기의 특징이다. 1994년 2월부터 1년간을 “채권시장의 대학살” 이라 부른다. 1996년 역시 아시아 외환위기가 원인이었으나 미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1982년~1999년은 미국 대세상승 기간으로 장단기 금리차 불일치는 상승 중 조정만 일으키는 수준으로 폭락을 유발하진 않았다. 그러나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모기지 버블 붕괴 최소 6개월 전부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시장에 강력한 경고신호를 보냈다.

2001년의 금리차 역전은 911 테러에 의한 시장 불안정을 반영하였으며 2002년 폭락의 전조 역할을 하였다. 2000년 5월 이후 4년만인 2004년 6월, 연준은 기준 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하기 시작하기 시작했으나 미국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였다. 채권 시장의 이러한 기이한 반응에 대해 당시 이러저러한 논평이 많았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경상수지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장기 채권에 투자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는 향후 경기 침체를 감지한 스마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 시장으로 옮겨가는 첫 시발점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이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2005년 9월 3.75%까지 지속 인상하였다. 2004년 6월 기준금리-장기채권 금리 스프레드는 3.5% 수준이었으나 2005년 9월 무려 0.5%까지 축소된다. 스프레드 축소는 지속되며 결국 2006년 6월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대출이 줄어들자 통화량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동맥경화가 조용히 혈관을 망치듯 돈맥경화 즉 신용경색이 진행된다. 연준이 금융권의 문제를 인식하고 2007년 9월부터 다시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했으나 대출 시장의 돈맥경화 현상은 지속된다. 결국 미국 증시는 2007년 11월 천정을 기록한 이후 폭락을 시작한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장기채권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는 2000~2012년은 미국 증시가 대세상승 구간이 아니고 봄 국면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1990년대와 같은 대세 상승기에서는 금리 인상이 한참 진행된 이후에 장기 채권 금리가 하락으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반면 2013년은 기준금리는 고정된 상태에서 벤 버냉키가 양적완화의 단계적 축소를 발표하자 장기 채권 금리가 급등한다. 장기 채권의 매수를 중지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드디어 은행에 묶인 자금은 대출의 형태로 시장에 풀리게 된다. 이에 미국 증시는 급등으로 화답하며 신흥국 보다 4년 먼저 여름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연준도 급격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확대로 대출 과열을 우려해 거의 10년만인 2015년 12월부터 제로 금리를 0.25~0.50%로 인상하게 된다. 이후 2017년부터 원유와 금속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으로 추세 전환하였으며, 물가 상승과 신흥국 증시 상승이 달러 약세와 맞물려 심화된다.

이러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금융위기로 인한 신용경색이 발생되는 국가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다. 2012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2014년 그리스, 그리고 2015~2016년 브라질에서 수시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였다. 스페인은 2012년 7월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7%대까지 치솟으며 정상적인 자금 조달이 곤란한 처지에 처하고 10년물과 5년물의 금리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그리스는 2014년 12월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8%까지 치솟으며 디폴트 우려가 만연하고 유럽 전체가 동반 폭락하기도 하였다.

차기 금융위기 후보로 거론되는 중국과 유럽 국가들의 채무 불이행 문제는 그 진행 경과를 일반 투자자가 자세히 알 수 없다. 중국은 GDP의 60%에 육박하는 그림자 금융과 과잉 건설 투자로 24%에 육박하는 공실률 문제가 있다. 성도의 뉴센트리 글로벌 센터와 후난성 창사시 스카이시티 등은 대규모 건설 투자 후 방치되고 있다. 중국의 총부채는 2000년 이후 16배가 폭증해 GDP의 4배에 육박한다. 중국 도시인구의 33%인 2.5억 명은 미등록 거주자로 중국에 불황이 올 경우 역도시화 우려가 있다.

유럽으로 가보자. 도이체방크의 파생상품 문제는 유상증자로 대응하였으나 그 부실 여파는 아직 측정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은행들은 재무적인 측면에서 이미 비공식 파산 상태에 들어섰다. PIGS 은행들의 대출 안정성 문제는 매우 심각하여 20~30%가 부실로 알려져 있다. 브렉시트와 유로존 존속 여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이것을 다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금리와 금리 스프레드가 관련된 변화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이다. 위기가 점점 표면위에 올라오고 금융위기의 전조가 짙어지면 자연스레 스마트머니와 대형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다. 우리는 이를 금리와 금리 스프레드를 통해 파악하고 자산 배분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 증시를 기준으로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를 보자.

금리 하락기는 봄 국면이며 강제적인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로 스프레드의 왜곡이 심한 구간이다. 지난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되었고 다음 금융위기까지는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따라서 봄 국면의 스프레드 역전 현상은 박스권 내의 단기적인 바닥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2001년 10월, 2003년 6월, 2004년 9월, 2011년 11월 등이 그 곳이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기로 돌아서는 여름 국면부터는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의 엄청난 예지력을 확인할 수 있다. 스프레드 역전 현상의 빈도가 늘어날수록 금융위기가 멀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2004년 9월 이후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그 폭이 확대된다. 이는 보수적 투자자마저 경기확장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낙관적 심리를 반영한다. 2007년 2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역전 현상이 관측된다. 증시 천정은 9개월 후 인 2007년 11월에 발생한다. 2008년 2월 한 번 더 스프레드 역전현상이 나온 후 대폭락을 맞이한다. 2008년 대폭락은 대량 살상무기처럼 모든 취약 투자자와 부채 레버리지를 일시에 초토화 한다. 게임이 모두 끝난 이후 정부는 뒤늦게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다.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기준 금리의 강제 인하로 인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확대된다. 투자 심리 회복으로 증시 2기의 대바닥을 형성하고 2009년 초 급등하며 증시 2기를 마감한다. 이 지점부터 한국 증시 3기의 기나긴 봄 국면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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