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 사랑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글에는 영화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로맨스 영화인 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는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전개로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던 작품입니다.
주인공 인우(이병헌)와 태희(고 이은주)는 대학에서 처음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태희가 죽게 되고, 인우는 17년 후 국어 교사가 됩니다. 교사가 된 인우에게 나타난 학생 현빈(여현수)은 17년 전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킵니다. 새끼손가락을 펼치는 버릇이나, 태희가 했던 농담까지도 똑같이 따라하는 모습에서 인우는 현빈이가 바로 과거의 연인 태희가 환생된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문제는 인우가 근무하는 고등학교는 남자고등학교였고, 즉 현빈도 남학생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현빈을 향한 인우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학교에도 안 좋은 소문이 퍼지게 되고, 인우는 교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그제서야 전생을 떠올리며 본인이 과거 인우의 연인 태희의 환생임을 깨달은 현빈은 인우를 찾아가고, 두 남자는 미래를 기약하며 뉴질랜드로 가서 함께 로프 없이 번지점프를 하게 됩니다.
영화가 개봉한 당시에는 파장이 컸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당시까지는 암묵적으로 금기시 되어있던 두 가지 형태 사랑, 즉 동성애와 학생과 교사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사용한 영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인우와 현빈이 함께 번지점프를 하기 전 두 사람은 이런 말을 합니다.
현빈 "이번엔 여자로 태어나야지."
인우 "근데 나도 여자로 태어나면 어쩌지?"
현빈 "그럼 또 사랑해야지, 뭐."
인우와 현빈, 그에 앞서 인우와 태희의 사랑은 성별을 초월한 서로 그 자체를 향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퀴어라는 장르마저 초월한 멜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멜로 영화가 남녀의 사랑, 혹은 동성 간의 사랑 등 성별을 중요한 요소로 둔 채 만들어졌다면, 이 영화는 그 전제 자체를 뒤바꿔 버린 파격적인 로맨스 영화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2001년에 나왔지만 지금까지도 저는 이 영화를 한국 최고의 멜로 영화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여기서 질문입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은 과연 성별이라는 요소를 없애더라도 가능할까요? 지금 내 곁에 있는(혹은 미래에 생길) 나의 연인이, 성별이 어떻든 간에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자유로운 답변 부탁합니다~
그 사람의 본질을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본질이라 하면 내면적인 것만을 떠올리곤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 사람의 외면 혹은 외적인 성질도 다 본질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성별이란 요소 또한 그 사람의 일부이고, 성별이 변하는 순간 그 사람 자체가 변하는 것이므로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한다는 말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완전 공감..
저도 사실 저 영화는 좋아하면서도 정작 제 자신이 성별이라는 요소를 배제한 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 서긴 합니다.
제가 낭만적인 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사랑하는 사랑이란 그사람의 종합적인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성별에 대하여 민감한 이유는 그간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이성애만을 사랑으로 인정하는 사회 통념이었지요. 미래의 사회에는 그런 통념이 없다면 당연하겠지요. 저의 경우를 물으시는 거라면, 저는 그 사람을 사랑할지도 모르나, 친구로서 사랑하겠지요.
싫어요 싫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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