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여행기] 러시아에서 만난 한국

in #russia6 years ago (edited)

가깝고도 먼 나라.

참 진부한 표현이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러시아. 그곳은 멀지 않은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러시아를 돌아가는 항로.

러시아에 가는 비행기는 러시아 국적기나 우리나라 국적기 가격이 거의 차이가 없다. 직항 노선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항로다.

이처럼 북한을 빙 둘러서 중국이나 일본 상공을 지나가게 돼있다.

러시아 국적기는 북한 상공을 가로질러갈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그 때문에 대한항공이나 러시아 항공사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아마 평화무드가 조성되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가보고 우리나라 단군 신화를 오랜만에 떠올렸다.

하바롭스크시를 상징하는 로고다. 곰과 호랑이가 마주보고 있다.

실제로 시베리아 지역에는 단군신화와 비슷한 건국 설화가 다양한 버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야생에 곰과 호랑이가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뿌리를 찾기 쉽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을 채운 사람 대부분이 젊은 한국 여성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은 한반도와 가까운 곳이었다.

실제로 100만에 가까운 한인들이 건너가 살던 연해주였다. 일본 스파이와 얼굴로 구분이 안된다는 이유로 강제 이주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도 우수리스크에는 고려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돌아가는 새벽 기차에서 자고 있는데 역무원 아줌마가 흔들어 깨우고는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알아듣진 못하고 느낌상)"고 말을 걸었다. 그때 정차한 역이 우수리스크였다.

그때는 "뭐지? 이 아줌마는?"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무뚝뚝한 러시아 사람 특유의 은근한 배려였다. 

블라디보스톡의 현대호텔. 시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다. 패키지 여행을 온 한국인들은 주로 이곳에 머무른다. 서울 시내에 있는 현대 사옥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 안에는 한국식당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긴 제일 게스트하우스에서 잤다. 하루에 우리돈 만원도 안 했지만 뜨거운물도 잘 나오고 편안했다.

다만 러시아사람들은 새벽에 들어오면서도 쿵쾅거리는 등 다소 대륙적인 시민의식을 보여 프로 불편러라면 싫을 수도 있다.

맛 없다는 한국맥주도 현지 제품보다는 비싼 값에 팔린다. 제일 비싼건 아사히, 기린 그다음이 칭다오나 한국맥주...

블라디보스톡에는 북한 식당도 있다. 후기를 보면 평가가 많이 엇갈렸다. 작은 호텔 옆에 있다.

한국식 밥이 갑자기 먹고 싶기도 했고 호기심에 가고 싶었는데 마지막날 시간이 안맞아서 결국 못갔다. 오전 11시 30분 부터 영업을 한다.

러시아 편의점에서 먹은 한국 컵라면.

도시락면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는 한국 컵라면이 종류별로 많다. 대형 마트에도 다 있는걸 보면 관광객이나 교민을 위한 것은 아니고 실제로 많이 팔리는 것 같다.

김치 같은 밑반찬도 판다.

과자나 아이스크림, 음료수도 한국산이 많다.

특히 음료수 중에서는 '밀키스'가 잘팔리는 것 같다. 나름 코카콜라나 환타랑은 다른 독특한 맛이라 그런것 같았다.

이들이 특별히 한국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러시아는 이런 제품을 만들 능력이 안 되는 것 같다. 한 때는 우주에 사람을 보내고 핵무기를 만들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자동차는 커녕 음료수도 제대로 못 만드는 경제 수준이 됐다.

이런 러시아에 돈을 벌러오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하바롭스크에 위치한 북한 총영사관. 그냥 일반 주택같은 건물에 있다. 대로변 큰 건물을 쓰던 몽골 영사관보다도 초라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탈 때는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열차칸을 못 찾겠어서 줄 서 있는 북한 여권을 든 사람에게 말을 걸려다가 말았다.

공사현장에는 동양인들이 많다. 중국인들도 많지만 북한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얼핏 들린 익숙한 단어들이 있었다.

케첩과 마요네즈는 오뚜기~

청정원 마크를 달고 러시아를 누비는 한국산 버스. 

이름난 음식점도 대부분 외국 음식을 판다.

전통요리보다는 자본주의의 맛에 열광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바롭스크 시내에 하나 뿐인 KFC다.

이게 무슨 이벤트를 한다거나 오픈 행사가 아니다. 심지어 식사 시간도 아닌데 이렇게 사람이 많다.

자리가 없으니 모르는 사람끼리도 마주보고 끼어 앉아서 먹는다

이유는 일반 러시아 음식점보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괜찮은 음식이 나오기 때문이다.

위에 것보다 훨씬 비싼 돈을 주고 먹은 러시아 닭꼬치 샤슬락. 맛은 그냥 간만 살짝된 닭고기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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