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밤 새는 당신을 위해
- 오빠, 냄새나
애인을 방에 초대해본적이 있으신가. 1년전이던가, 2년 전이던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애인을 집에 초대했더랬다. 처음으로 내 방을 공개하는 순간이었기에 신경써서 방을 정리했었다. 쓸고 닦고, 책은 책장에 꽂고, 꽂을 수 없는 책들은 다른 곳으로 슬쩍 치워뒀다. 쓰레기통도 비웠고, 심지어는 컴퓨터 전선까지 정리하는 정성을 보였다. 맛난 밥도 대접할 준비도 마쳤겠다. '좋아, 모든 준비는 완벽해!' 라고 외치며 대기하고 있었다. 이윽고 내 사랑하는 이가 우리 집에 왔고, 나는 '방이 깨끗하다'라는 칭찬을 받을 준비를 했다. 애인는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 무슨 냄새나.
안녕, 여러분. 우리집에 놀러 오실래요? 제 방에서는 에너지드링크의 냄새가 난답니다.
날 조지는, 아니 독촉하는 포토그래퍼의 모습
- 마감의 냄새
마감의 냄새를 맡아보신 적이 있으신가? 아, 무슨 대단한 표현은 아니고, 에너지드링크 냄새를 말하는 거다. 우리는 에너지드링크를 놀 때도 마시고, 밤새 일을 해야할 때도 마신다. 드물긴 하지만 수시로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이유로 마시지만, 술자리에서 에너지드링크 냄새를 맡긴 어렵다. 더 냄새나는 무언가가 있을테니. 대개 어느 장소가 에너지드링크 냄새로 가득찼다는 건,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이 마감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시험기간 대학 도서관에서, 마감기간 회사 사무실에서 그 에너지드링크 냄새를 코가 마비되도록 맡았다. 바로 마감의 냄새를.
나도 주구장창 에너지드링크를 마신다. 통상적으로 1주일에 1-2개의 글을 써내야 같이 콘텐츠를 만드는 포토그래퍼와 작업이 수월하기 때문에 나는 3일에 하루씩 밤을 샌다. 참고로 오늘도 독촉 당하고 있다. 호기롭게 '일요일까지 글 넘길게!'라고 말한 내 잘못이다.(오늘은 월요일이다) 오늘도 에너지드링크를 마셔야한다. 하지만 더 이상 '에너지드링크 냄새나는 방의 소유자'로 남긴 싫다.
참 다행인건, 이 고민, 이번 마감을 하면서 해결됐다는 거다.
내 정신줄의 길잡이,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시트라
- 새로 나온 노란색 몬스터 에너지는 냄새가 안나요
이번에 새로 나온 노란색 몬스터 에너지는 냄새가 안 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에너지드링크 냄새가 안난다. 그게 뭐 대수야 싶으시다면, 에너지드링크의 냄새를 떠올려보자. 뭔지 대충은 아실거다. 약간 약냄새같기도 한 냄샌데, 모르신다면 흔히 박카스 냄새라고 부르는 그 냄새를 떠올리면 된다. 아시다시피 향기로운 냄새는 아니다. 그럼 이건 아시려나, '에너지드링크 냄새나는 방의 소유자'라는 멋-진 타이틀을 얻으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에너지드링크는 대단히 잘 배는 냄새다. 방향제보다 더 잘 퍼지고 오래 남는다. 게다가 에너지드링크의 용법은 '원샷하고 밤을 샌다'보다는 '밤을 새워가며 마신다'에 가깝기 때문에, 잘 배는 냄새 + 오랜 시간동안 노출이라는 완벽한 조합이 만들어진다. 다시말해 여러분이 방에서 에너지드링크 캔을 까서 홀짝이며 밤을 샌다면, 그 방(그리고 방안에 있는 모든 물건)에서는 에너지드링크의 진한 향이 풍기게 된다. 향수를 뿌린 것처럼, 우리만 모르고 남들은 다 알 수 있다.
내방에 있는 냄새나는 아이들, 물론 에너지드링크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무슨 냄새라고? 하실 수 있겠는데, 그게 맛이랑 직결되는 거라서 이제야 설명드린다. 새로 나온 노란색 몬스터는 레몬에이드 맛이 난다. 당연히 냄새도 레몬에이드 냄새다. 그렇다고 코 끝이 찡한 에이드 냄새는 아니고, 무척 은은하다. 신경 쓰일정도로 많이 나지도 않지만, 코를 들이대고 맡아봐도 좋은 냄새다. 교보문고에서 본 레몬향 방향제 같다.
대부분의 에너지드링크는 단맛에 약간의 신맛을 첨가한다. 당 충전을 해주고, 상큼한 맛으로 정신을 차리게 해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새로 나온 노란색 몬스터는 신맛에 단맛을 가미했다. 무척이나 상큼하다. 인상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지만, 정신을 차리게 해줄 정도는 된다. 단맛이 강해서 입에 남는 다른 에너지드링크와는 달리 단 맛이 입에 남지도 않는다. 정말로 레몬에이드에 가깝다. 게다가 이거 사실, 무설탕이다. 무설탕 에너지드링크가 (비싼) 레드불 슈가프리와 (인기없는)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글쎄, 별거 아닐지 몰라도 장점이다.
그래서 이거 효과는 있냐고? 그럼. 당연하다. 효과가 없으면 지금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지도 못한다. 진작 머리박고 자고 있었을 테니. 3일에 한번 씩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며 밤을 새서 내성이 충분히 쌓인 사람을 아침 9시까지 버티게 해준다는 건, 꽤나 효과가 좋다는 얘기다.
- 안 마시고 싶지만, 안 마실 순 없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에너지드링크는 안 먹는 게 제일 좋다. 에너지드링크는 오늘치 피로를 내일로 미루고 내일치 기운을 오늘로 끌고오는 에너지 사채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사채는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다. 죄송합니다.) 반면 잠은 보약이다. 근데, 우리가 언제 안 먹으면 좋은 거 몰라서 안 먹었던가. 치킨과 맥주도, 소주와 삼겹살도 사실 굉장히 좋지 않은 조합이라서, 사실 안 먹는 게 좋다고 하더라. 세상을 열심히 살다보면 에너지드링크를 마실 일은 있기 마련이다. 기왕이면 더 맛나고, 더 건강에 좋을 법한데다, 기껏 열심히 일하고 나왔더니 '에너지드링크 냄새난다. 적당히 먹어라.'라는 말을 안 듣을 음료를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아차 이름을 깜빡했다. 새로나온 노란색 몬스터 에너지의 이름은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시트라다. 무척 이상한 이름이다.
마감을 하며 고생한 나와 포토형은 이제 자러간다. 안녕히 주무시길.
항상 하는 말이지만, 광고나 제공받고 쓰는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음료수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고, 앞으로도 밤새가면서 몬스터를 마실 일은 많아보이니, 몇 개 보내주시면 행복할 것 같다. 호호. 농담이다.
제작 : 김윤우(Insta @yoonookim), 신동윤([email protected])
첫 글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카페인이 심하게 들 때가 있어서 에너지드링크는 볼 때마다 무섭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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