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계속 오를 겁니다.

in #real6 years ago

Pink Floyd - Shine On You Crazy Diamond I-IX

얼마 전 글에서 저렴한 영구 임대 주택을 서울 한복판에 투하하고 대학 기숙사를 전면적으로 증축하면 서울 집값이 잡힐 거라고 썼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누군가 용산 미군 기지를 활용해서 임대 주택 50만 호를 지어달라.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고 열띤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편 정부에서 대출을 움켜쥐고 종부세를 올리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발사하니 일순 시장이 멈춘 듯합니다. 눈치를 보고 있나요?

그리고 지난 정부의 과오에 대하여 성토도 대단합니다. 그러나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니 한은이 발끈하고 나섭니다. 그건 우리의 고유 권한이라고. 이 대목은 상당히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데요, 이전 정권의 인위적인 금리 인하 압력에 한은의 굴복은 틀림없는 팩트이고, 결과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미친개처럼 만들어 부동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게 했고 그 마지막 모습이 지금이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입니다.

하나씩 짚어 보죠 먼저 금리 인상입니다. 이 경우 한은은 솔직히 이야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지난번엔 모가지 잘릴까 봐 입 다물고 시키는 대로 했지만 그 결과가 이러한데, 지금 금리를 올리게 되면 더 큰일이 난다.

하지만 어떻게든 소프트 랜딩 시킬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미 나올 건 다 나왔으니 이도 저도 아니라면 결국엔 다시 압력에 굴복해서 금리 올리든지 하겠지요. 그럼 없는 놈들만 죽어나는 셈이고 기껏 죽여놨던 좀비들이 환생할 기회만 주는 셈이니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그다음은 남탓입니다. 맞는 말이지만 지금 무슨 도움이 됩니까? 이미 수괴들은 영어의 몸이 되었고 추종자들의 이탈과 다음 선거에서의 자명한 선택으로 인한 사멸은 기정사실화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망가진 프레임에 여전히 집착하는 양은 그 끝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아마 미국 간세들은 이미 포스트 팍스 아메리카 전력에서조차 토사구팽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그 어떤 대책도 먹혀 들어가지 않을 겁니다. 20억, 30억 자산가들이 그깟 종부세 1-2천에 헐값으로 집을 내놓을까요? 대출 욱죈다고 투기 세력들이 준동을 멈출까요 아니면 망할까요? 만약 누군가의 전망처럼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여기저기 빈집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집값도 연착륙할까요?

어제오늘, 나도 집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라도 이런 깡촌에 집을 사야 하느냐 마느냐. 난 반대지만 결국엔 이재에 밝은 가족들의 의견대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의 방향은 어디냐? 난 계속 오른다입니다. 이미 족쇄 풀려 돌아다니는 부동자금도 문제지만, 그 돈의 대부분이 대출이라면 모르되, 그건 아니잖습니까? 금리를 5-6%로 올려도 오르는 부동산이 투자 효율성이 좋다면 굳이 뻔한 금리에 세금 뜯기는 금융권으로, 혹은 사기도박판이나 마찬가지인 주식시장으로 다시 갈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IT 붐과 같은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큰 기업들이 휘청거리는데 정신이 이상하지 않은 이상은.

하여 더 이상 집 문제에 대해선 내가 심히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고 물러설 밖에요.

한편 이걸 잡을 방법은 없을까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땐 원인부터 찾아야 합니다. 깨끗이 포기하지 않는 한. 그러나 이 문제는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되죠.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이유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여기엔 경제학의 기본인 수요와 공급 원칙부터 적용해 보아야 합니다. 즉 오르는 근본 이유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공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 지금 지방은 도시가 없어질 판인데 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구의 감소 이전에, 그 지방 도시나 촌에서 인구를 유입할만한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거제나 통영, 울산은 원래 인구가 유입될 여지가 거의 없던 한반도 남단이었지만 해남이나 기타 중부 내륙 지역에 비해 인구도 많고 부도 대단했었지요. 지금은? 다 빠져나가고 유령도시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지방 경제를 떠받치든 조선과 관련업종이 몰락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서울을 비롯한 경기권은 날이 갈수록 집중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즉 여긴 오기만 하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하다못해 수십 년 솥뚜껑만 운전하던 여자들도 월 100 이상은 벌 수 있죠.

과거 정부 기능을 세종으로 옮긴다 했었고 그 여파로 과천 지역이 쑥대밭이 된 일이 있습니다. 단기간 급락이라고 할 정도로. 하지만 이젠 더 올랐습니다. 이유는 다른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수용 못한 인구가 유입되는 거죠.

자, 이때 서울 한복판에 50만 호를 짓는다면? 일시적으로 충격은 주겠고, 경기권이나 서울 변두리에 넓게 퍼져 살던 중하층에겐 희소식이 되겠지요. 50만 호의 주택이라면 3인 가족 기준으로 150만이나 되는 인구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인구가 일거에 서울 도심으로 몰려든다면? 가뜩이나 복잡한 도심은 거의 아수라장으로 변하겠지요?

그리고 그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지방의 대기 인력들이 금방 채우고 맙니다. 그 정도 노동인력이 전국 각처에 쏟아져 들아가면 지방은 갈수록 사람 없는 곳이 늘어날 테지요.

이는 선진국, 국토가 넓은 미국과 캐나다를 봐도 금방 답이 나옵니다. 살기 좋고 일자리 넘치는 대도시로만 사람들이 몰리고 그 넓은 땅덩어리에 아이러니하게도 특정 지역의 부동산 폭등이란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다행히 우린 땅이 넓지 않아 제대로 인프라만 갖추면 서울 부산도 2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정책은 계속되고 있지만 만만찮은 저항 때문에 그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수도로 사람이 몰리는 건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각종 관관서나 공기업의 본부들이 그런 존재들입니다. 사기업은 어떻게든 그들에게 끈을 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내고서라도 모이게 되는 것이고 돈 줄 찾는 금융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노동 인구의 풀이 수도권 만한 곳이 없다는 점입니다. 난다 긴다 하는 대기업에, 공기업에 들어가자면 출신 대학부터 좋아야 하는데 그 대학들이 서울에 다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학에 가기 위해선 그 대학이 내세우는 조건에 부합하는 지역의 학교 출신이어야 하고.

첫 단추는 어떤 반대가 있더라도 무시하고 중앙 부서를 전국 각처로 다 찢어놔야 하는 겁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요즘 좋은 통신 방법들이 별처럼 널려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론 서울에 뱀처럼 똬리 틀고 있는 대학들을 지방 각처로 내려보내야 하겠지요. 정부는 그럴 권한은 없지만 힘은 있습니다. 분교는 지난 세월 속 타협의 결과입니다. 그런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 대학에 엄청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는데 그걸 만약 끊는다면 살아날 대학이 별로 없겠지요? 그러나 사립대학들은 거둬들인 엄청난 등록금과 학비를 꿍쳐 두고 풀지 않습니다. 왜 이런 곳에 세금을 처들여야 할까요? 만약 정부에서 지방으로 캠퍼스를 이전하지 않으면 모든 재정 지원을 끊겠다고 하면 어떨까요? 난리가 나겠지요? 촛불 버금가는 시위도 감수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대학들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의 금 싸리기 땅들을 팔고 지방에 문 닫은 대학을 사들여도 남는 장사일 겁니다.

물론 국공립은 제일 먼저 지방으로 보내야겠지요. 난 이 두 가지 방법만이 집값을 잡을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이런 의지와 실행이 보이지 않는다면 우선 나부터 부동산 대열에 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이런 큰일에 감히 나불대겠습니까만 은, 시장을 진단하는 시각 중의 하나임은 분명할 겁니다.

결론은 서울. 경기권 부동산은 지금 상태론 절대 잡을 수 없으니, 그리고 설사 저런 극단적인 조치를 한다 하더라도 시간 간격이 엄청나게 있으니, 이제라도 뛰어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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