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독서모임 리딩업 만들기

in #reading7 years ago

회사에서 8주간의 독서마라톤을 마치고 다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독서모임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작년 6월 30일에 이직을 하고 포항에서 할 수 있는 모임이 무엇이 있으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회계, 세무, 재무제표를 공부하고 강의하는 모임과 독서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강의도 해보고, 독서모임에도 참가해보았지만, 지속적으로 실행이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회사생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우선시 하고 나니 쉽지않았다. (물론 핑계다.)
하지만 사내에서 하는 모임이라면 점심시간에 잠깐 짬을 낼 수도 있고, 내가 담당자라면 책임감을 느끼고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 내가 원하던 일을 우연치않게 맡아서 추진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장 동료들이 참여를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사실 나는 입사한지 6개월이 이제 갓 지나서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진행했던 독서마라톤은 완주 후에 상품권과 사은품이라는 달콤한 선물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줄 것이 없었다. (포항사랑상품권 쵝오~)

어떻게하면 동료들의 참여와 모임의 지속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다.
그럼 나는 독서모임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사실 지난 1년반을 스타트업에 일하면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할까? 심신이 탈진한 상태였다.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다시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였다.

물론 새로운 회사생활은 나의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분업화된 업무가 좋았고, 스케줄대로 진행되는 일정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회사의 주가는 덩달아 입사할때 만원대 초반에서 오만원으로 상승하면서 나의 회사 선택하는 안목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했다.(자뻑이다.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출퇴근을 회사버스로 할 때는 책을 읽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운전해서 갈 때는 예전에 미쳐 못느꼈 던 행복감이 밀려왔다. (직장어린이집 쵝오!!!)

재무부서의 특성상 월초 분기초 기말결산시점에는 눈코뜰새없이 바빴지만, 저녁을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어떻게보면 발전이나 도전에 대한 열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례해 독서욕구도 시들해져버렸다.

예전에 독서욕구가 미칠듯이 타올랐던 이유는 회계사 시험을 10년만에 합격하고 늦게 시작한만큼 어떻게든 남들보다 더 뛰어난 회계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실무를 열심히 하면서도 틈틈이 책을 읽고 영어능력을 키우고 또다른 가치있는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어도(물론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발전이 없는 것 같았다. 단지 남들앞에서 책에서 읽은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정도였다.

그래서 책쓰기를 도전했고 공저의 형태로 두 권의 책을 출판했다. 여기서 더 발전하고 싶었지만, 스타트업을 그만두면서 나의 열망도 사그라들고 현실에 안주해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나에게 독서모임이 맡겨지는 순간 다시 책을 읽고싶다는 욕망이 불타올랐다.

독서의 가장 완성형은 지식을 확장시켜서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생한 경험을 나자신이 그리고 동료들과 경험해보고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없지만,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꼭 경험해보고 싶고 성장하고 싶었다.

일단 밴드를 만들고 처음으로 만든 규칙은 매주 독서감상문 쓰기와 수요일 점심에는 독서모임을 가지는 것이었다.
책선택은 자유였고 본인이 본책 내용 중 공유하고 싶은 것은 발표하되 한 명의 모임 오너가 본인 이 정한 책 중 같이 읽을 챕터를 정해서 함께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독서마라톤 참여자 중 함께 독서모임도 하게 된 인원은 4명 정도였고 기획재무실에서 동참해주는 동료들과 입사동기들의 호응으로 11명이 구성되었다.

첫모임에서는 아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김밥도시락을 먹으며, 독서마라톤에서 사은품으로 증정된 공감을 디자인하라 중 햇반에 대한 챕터를 함께 읽고 토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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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은 햇반이 처음에는 간편함만을 광고의 모토로 삼았다가 나중에는 밥보다 맛있는 밥으로 바꾸면서 공감을 얻고 성공했다는 이야기였는데 토론을 하면서 꼭 그 이유보다는 일인가구가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성공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마치 생수를 아무도 사먹지 않다가 자연스럽게 사먹는 것처럼.

그리고 서로 읽었던 책 내용을 이야기할 때에는 사피엔스, 완벽한 공부법, 마크툽에서 각자 감명 깊었던 내용을 공유하였다.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사고가 확장되는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과 완벽한 공부법에서는 배운 내용을 단순 반복이 아니라 인출(발표, 토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마크툽에서는 일단 문이 열린 이상 제약받을 일이 없으니 거침없이 나아가라는 에피소드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시간이었다.
모두들 만족도가 높았다고 확신한다.(다음 모임 참석자수를 보면 알 수 있겠지?)

그리고 각자가 독서 모임에서 얻고 싶은 목표들을 이야기했는데, 압도적으로 독서모임을 통해 책을 더많이 자주 읽는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북을 본다든지 운전하거나 헬스하면서 책 읽어주기 기능을 활용하기, 애들 재우고 저녁시간에 책읽기, 버스안에서 책읽기 등의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또한 규칙을 바꿨는데 독서감상문은 자유, 독서모임은 이주에 한 번 하는 것이다.

앞으로 모임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인 독서 습관을 넘어 글쓰기, 발표, 토론 능력까지 일취월장하기할 수 있도록 매진해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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