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쾌락독서

in #promisteem5 years ago (edited)


<이미지 출처 : 네이버 글감검색>

저자 문유석, 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저자 이력 중 눈에 띄는게 있다.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의 대본을 직접 집필했다고 한다.

미스 함무라비란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18년 중순경 16부작으로 방영됐던 드라마다.

현직 판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권의 책 출간 뿐 아니라 드라마 대본까지. 대단하시다.

이전에 출간한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문유석 판사님이 집필한 다른 책을 찾아보니 최근 <쾌락독서>란 책이 출간되어 있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어본다.

역시나 첫장부터 술술 시원스럽고 재밌다.

책을 몇 권 읽다보니 같은 내용의 글이라도 저자의 문체에 따라 읽는 사람에게 큰 차이로 다가옴을 느낀다.

저자는 어린시절 만화책이나 무협지를 엄청 읽었다.

이를 통해 역사나 상식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거다.

나는 어린 시절 책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던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린시절 만화책을 엄청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난 만화책도 잘 보지 않았다.

빠져서 읽은 만화책으로 기억나는 건 <붉은매>, <슬램덩크>, <용비불패> 정도다. <열혈강호>도 좀 챙겨봤다.

내 또래의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듯, 고등학교 시절에는 판타지 무협소설에 잠깐 빠진적이 있다.

<퇴마사>, <드래곤라자> 등이 어렴풋이 기억한다.

내 딸에게는 순정만화든 뭐든 많이 제공해주고 무엇이든 많이 읽기를 권하고 싶다.

또한 저자는 어릴적 활자중독이었다고 말하며 저자에겐 동네 공터나 골목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거나 장난감 칼을 휘두르며 칼싸움하는 '사내아이' 특유의 유년기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부분은 좀 의외다. 정말 책만 읽었는가보다.

나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떤 추억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많은 것이 생각난다.

딱지치기, 병깨기, 왕게임, 구슬치기, 풍뎅이/잠자리 잡으로 다니던 일, 롤러장 다니던 일.

이런게 다 생각나는 것도 신기하다.

이전에 읽은 <개인주의자 선언>에 비해 조금은 더 저자 개인을 드러내며 어깨 힘 빼고 쓴 글로 느껴진다.

책 마지막 부분에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라고 말하며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님 얘기가 나온다.

저자의 처외조부가 되는 분인데, 그 분의 삶을 짧게 소개한 부분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우러러 보게 되고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다.

아래부터는 책 본문의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들.

인간이란 판단력이 없어서 결혼을 하고,
인내력이 없어서 이혼을 하며,
기억력이 없어서 재혼을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지나간 인연들이 아니라,
그로 인해 우리 안에 생겨났던 그 순간의 감정들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하루도 짧고 일 년도 휙휙 지나가고
남아 있는 나날이 벌써 손에 잡히는 것만 같다.
내일이 없는 사람 마냥 여가가 생겨도
그저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먼저 이리저리 찾다가
오히려 아무 재미도 없이 흘려보내고 말 때가 많다.

살아가면서 무수히 자신이 얼마나 별 볼 일 없고
뻔한 존재인지 자각하게 되는 순간을 맞게 된다.
시험에 붙고 떨어지고 하는 문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속물 근성, 이기심, 뻔뻔함, 냉정함, 남들 안 보는 데서 저지르는 실수들...
자기혐오에 빠지게 만드는 자신의 민낯은 언제나 내 뒤를 쫒아온다.
외면해도 소용없다.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은 채
남들 하는 대로, 관습에 따라, 지시 받은 대로,
조직논리에 따라 성실하게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류 역사에 가득한 악의 실체였다.

'미래에 우리는 무슨 일을 하지?'라는 질문만 하지 말고
'그런데 우리는 꼭 일을 해야 되나?
그런데 일이라는게 뭐지?' 라는 질문도 해야하지 않을까.
우리는 왜 기계에게 일을 빼앗기는 상상만 할 뿐
기계에게 일을 시키고 우리는 노는 상상은 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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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퇴마사 저도 좋아해요 ㅎ

요새 전 한 사람의 인생을 담담히 힘 빼고 적어내려간 책들이 좋더라고요 ^^ 문유석 판사님 따뜻한 심장을 지닌 분 같아요.

맞아요. 그 표현이 괜찮네요. 따뜻한 심장^^
문유석 판사님 책을 읽고 이분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했는데, 따뜻한 심장을 가진 분이란 표현이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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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권 독서하고 서평쓰기 챌린지 #50 성공보팅입니다.
(최근 4 게시글에 0.75$씩 보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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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반백수로 살고 있거든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언제 다시 일할 것인지만 물어요.
아마도 이런 분위기가 사람들을 언제나 일하게 하고, 언제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거 같더라구요.

꼭 일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삶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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