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의 독서일지 #1 I 무엇을 먹을 것인가

in #promi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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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비롯한 동물성 단백질이 암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결과는 세상에 넘쳐나는 영양과 건강에 대한 정보 중 그저 하나가 아닙니다. 수십 년간 문화권을 넘나들며 식습관과 질병을 포괄적으로 연구하여 도출해 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중국 연구를 이끈 콜린 캠벨 박사는 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연구의 과정과 결론, 그 밖에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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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자란 아이, 동물성 단백질을 연구하다

캠벨 박사는 북부 버지니아의 농촌에서 태어나 우유가 삶의 중심인 낙농장에서 자랍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코넬 대학에서 소나 양을 빨리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그가 좋은 영양소라고 알고 있었던 동물성 단백질의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였습니다. 박사는 고기, 우유, 계란을 많이 섭취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그는 미국인의 식단이 세상에서 최고라고 믿었으며, 고품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교수로 재직하던 캠벨 박사는 필리핀의 영양결핍 아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에 합류합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가 알고 있던 모든 사실에 위배되는 어두운 비밀의 실마리를 잡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어린이들이 간암에 걸리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의문을 품은 캠벨 박사는 관련된 논문들을 찾다가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인도의 연구 보고서를 접합니다.

인도의 과학자들은 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연구했는데, 한 집단에는 암을 일으키는 아플라톡신을 투여한 다음 단백질을 20% 함유한 먹이를 주었다. 이는 서구인이 섭취하는 단백질 양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또 다른 집단에는 같은 양의 아플라톡신을 투여하고 단백질을 5%만 함유한 먹이를 주었다. 놀랍게도 단백질을 20% 함유한 먹이를 먹은 쥐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간암에 걸렸지만 단백질을 5%만 섭취한 쥐는 단 한 마리도 간암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영양소가 화학적인 발암물질을, 심지어 아주 강력한 발암물질까지도 억제한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결과였다.

필리핀에서의 경험과 인도의 논문을 토대로 캠벨 박사는 단백질이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단백질이 암을 촉진할 수 있다는 생각은 급진적이기 때문에, 박사는 ‘아플라톡신 대사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조사하겠다'고 제안합니다. 이후 27년 이상 국립보건원(NIH), 미국암학회(ACS), 미국암연구협회(AICR)로부터 연구 보조금을 지원 받으며 실험 동물에 대한 연구로만 최고의 학술지에 100개 이상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캠벨 박사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두 가지 사실을 추가적으로 발견합니다. 식물성 단백질은 암 촉진 효과가 없다는 것, 그리고 우유 단백질 섭취를 조절함으로써 이미 발현한 암 촉진의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실험에서 우유 단백질의 87%를 이루는 카제인을 사용했다. 그러면 식물성 단백질도 우유 단백질과 같은 암 촉진 효과를 낼까? 그 대답은 놀랍게도 '아니오' 였다. 식물성 단백질은 많은 양을 투여했어도 암의 성장을 촉진하지 않았다. 밀 단백질인 글루텐은 20% 수준으로 먹였을 때도, 카제인과 같은 효과를 초래하지 않았다. 콩 단백질이 병소 발생에 있어서 카제인과 같은 효과가 있는지도 실험하였다. 쥐에게 20%의 콩 단백질을 투여했지만 밀 단백질과 마찬가자로 초기 병소를 형성하지 않았다. (...) 동료들은 단백질이 암을 성장시킨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게다가 우유 단백질이 그렇다니? 내가 미친 것일까?

같은 연구에서 40주나 60주째에 일부 쥐의 음식을 바꿔 암 촉진이 역전될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 고단백에서 저단백으로 식이를 바꾼 동물들은 고단백 식이를 한 동물들보다 암 성장이 35~40% 미만으로 현저히 낮았다. 기대수명이 절반 정도가 되는 시점에서 저단백에서 고단백으로 식이를 바꾼 쥐들은 다시 암이 자라기 시작했다. 완전히 자란 암에 대한 연구 결과는 병소를 이용한 이전의 결과를 더욱 확실하게 확인해 준다. 말 그대로, 영양적인 조치로 암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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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서 사람으로,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동물 실험에서 동물성 단백질과 암의 연관성을 발견한 박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동물성 단백질과 암의 관련성에 대한 원칙이 모든 상황에서 모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 아니면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는 소수에게만 국소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운이 아주 좋게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기회가 찾아옵니다. 1980년 중국 과학자 준시 첸 박사가 코넬대학교 연구실을 방문한 것입니다. 첸 박사는 중국 총리 직속의 건강연구실 부실장이었으며 미국과 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방문한 몇 안되는 중국인 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1970년대 초반 중국 총리였던 주은래는 암으로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총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자신의 질병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전국적인 조사에 착수합니다. 2,400개의 지역과 8억 8천만명을 대상으로 12종류의 암에 대한 사망률을 조사합니다. 조사에 참여한 인원이 65만명이나 되었던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생의학 연구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암이 지리적으로 다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집니다. 캠벨 박사는 암 지도를 바탕으로 중국 연구에 착수합니다.

우리는 연구를 최대한 포괄적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암 지도를 통해 암, 심장질환, 감염성 질환을 포함하여 48가지 이상의 질병에 대한 사망률을 얻었다. 367개 요인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 다음 각각의 요인을 다른 요인과 비교했다. 중국 전역에 걸쳐 65개 지역에서 질문지를 잘성하고 6,5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했다. 소변을 모으고 3일 동안 가족이 먹은 것을 빠짐없이 조사했다. 또한 중국의 모든 시장에서 나온 온갖 식품들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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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트롤 수치로 서구식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중국 연구를 통해 생활방식, 식생활, 그리고 질병 사이에 8,000가지 이상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얻습니다. 이는 포괄성이나 질적인 측면, 그리고 고유성에서 비할 상대가 없을 만큼 탁월한 연구입니다. 뉴욕 타임즈 지는 이 연구를 '역학의 그랑프리'라고 일컬었습니다. 연구팀은 각 지역의 질병을 식생활과 생활양식의 요인에 따라 비교했는데, 서구식 질환의 가장 강력한 예측자 중 하나가 콜레스테롤이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중국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어느 누구도 콜레스테롤과 질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거라고 예측하지 않았다. 우리는 매우 놀라운 결과를 얻은 것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70mg/dL에서 90mg/dL으로 떨어지면 간암, 직장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소아 백혈병, 소아 뇌암, 성인 뇌암, 위암, 식도암도 줄어들었다. 보다시피 상당히 많은 질병들이 이런 연관성을 보였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심장을 염려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암을 우려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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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서구식 질병의 매우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발견한 캠벨 박사는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그렇다면 음식이 어떻게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치는가? 결론은 동물성 식품의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와 관련이 있고, 거의 예외 없이 식물성 식품의 영양소는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메시지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과일과 채소, 그리고 곡류를 많이 먹어라. 그러면 여러가지 건강상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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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먹을 것인가 p.320, 열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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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건강 정보와 혼란으로 가득한 현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다

캠벨 박사의 연구는 식습관과 질병에 관한 연구 중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구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연구에서 얻은 교훈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 같지는 같습니다. 의사마다 영양과 질병에 대해 말이 다 다르고, 외식을 하러 가면 식물성 재료만 사용하는 식당이 드뭅니다. 이 책의 4장에서는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저는 올해 2월부터 자연식물식을 시작해서 이제 6개월 째에 접어듭니다. 처음에 자연식물식(Whole food, plant-based diet) 개념을 접했을 때 저의 반응은 ‘에이 수많은 건강 정보 중 하나 아니야? 근데 엄청 극단적이네? 고기, 계란, 생선, 우유 안먹고 어떻게 살아?’였습니다. 그러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새로운 정보를 접할수록 논리의 근거가 탄탄하고 깊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한 달만 자연식물식을 실천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혹시 어린아이 때 몸 상태를 기억하시나요? 아무리 뛰어 놀아도 지치지 않고 활기가 넘쳤던...! 그런 컨디션이 정상입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만성 질환의 무게에 짓눌려 정상적인 컨디션일 때의 느낌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연식물식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우선 딱 한달만 실천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많은 축복이 따라옵니다. 몸이 가뿐해지면서 컨디션이 좋아지고, 숨을 깊게 쉬게 되고, 밤에 숙면을 취하며, 아침이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이 밖에 수많은 이점이 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삶의 질이 확연히 올라갑니다. 캠벨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과학자가 아니라도 사람이 죽을 확률이 100%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 삶에서 반드시 겪게 될 일 중 하나가 바로 죽음이다. 이런 사실을 들어 건강 정보에 관해 이중적인 마음을 합리화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영원히 살기 위해 건강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건강해야 할 이유는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다. 장애나 고통스럽고 기나긴 질병과의 전투를 피하면서 가능하면 최고 수준으로 살자는 것이다. 사는 방식이나 죽는 방식에는 항상 보다 나은 길이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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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zzlingmango@promisteem과의 독서 챌린지 완료입니다. 3/3보팅/리스팀 하겠습니다.

더위가 가고있어요!!! 선선한게 좋네요

짱짱맨 출석부 호출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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