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London #4] 해리포터 9와 3/4 승강장

songvely (60)in #photokorea • 6 years ago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July. 23. 2018.

St Pancras station, London.
9와 3/4 승강장을 찾아서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2001년에 나온 첫번째 영화부터 2011년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part.2 까지 해리, 론, 헤르미온느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나만 늙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 중에서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정말 100번도 더 봤는데, 그 이유는 비참한 현실 속의 해리가 호그와트라는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딛는 과정이 너무나 설렜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으로 호그와트 행 열차를 타기 위해 9와 3/4 승강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을 명장면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9와3/4 플랫폼은 현재 킹스크로스 역에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 영화 촬영은 킹스크로스 역에 비해 신식이었던 판크로스 역에서 촬영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벽돌로 지은 세인트 판크로스 역이 더 오래 되어 보이지만 킹스크로스역은 1852년에, 세인트 판크로스 역은 1968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나와 햇님군은 세인트 판크로스 역에 들려 유로스타 티켓을 먼저 구입한 뒤, 나의 로망 실현을 위해 킹스크로스역으로 향했다. 참고로 떠나기 며칠 전에 구한 유로스타 표는 유레일 패스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비쌌다.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ㅠㅠ

킹스크로스 역은 2009년부터 보수 공사를 시작해 우리가 여행을 갔던 시점에는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특히 역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기하학적 무늬의 천정은 바닥에서부터 솟아 올라 한 그루의 웅장한 나무처럼 온 역을 지탱하고 있었고,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주었다. 2층 벽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는데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과 함께 물결을 연상하게 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보았던 역의 풍경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던 찰나, 저 멀리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느껴졌다. 관광객의 촉으로 이건 필시 포토 포인트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가까이 다가가보니 여기가 바로 해리포터에 나오는 9와 3/4 플랫폼?! 마법이 걸려 있어서 마법사만 들어갈 수 있는 호그와트로 향하는 입구!!

영화 속에서 본 건 9번과 10번 플랫폼을 양쪽에 둔 벽이었는데 이건 왠 서점 바로 옆 벽에 절반이 잘린 카트를 붙여놓았다. -ㅁ- 벽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연출인 듯 한데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 심지어 사진을 찍는 순간에 목에 감긴 그리핀도르의 붉은 목도리를 하늘 높이 던져주는 사람도 옆에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