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day] 나의 책 읽기 - 세 권의 책
안녕하세요! 생각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y. 13. 2018.
이번 주는 며칠이나 스티밋을 쉬었는데도 글을 쓰려니 여전히 머리가 일을 하기 싫어합니다. 척추를 따라 묵직하게 담이 온 것은 3일 전부터입니다. 뭉친 근육 때문에 몸이 마음같지 않은 오늘같은 날은 커피 한 잔에 책이나 읽는 게 좋겠습니다.
짧은 책
저는 보통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읽습니다. 하나는 짧은 책, 다른 하나는 긴 책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호흡이 짧거나 긴 책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이번 주의 짧은 책: 눈물 대신, 여행 - 장연정
호흡이 짧은 책은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잠깐의 쉬는 시간에, 또는 차를 두고 간 날 종종 버스 안에서의 빈틈을 채워줍니다. ‘그 짧은 틈에 몇 글자나 읽을 수 있겠어’ 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모아 책 한 권을 끝내고 나면 바빠서 독서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 집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독서를 해야겠다는 나의 의지와 마음의 여유, 알맞은 독서 전략이었음을 다시 깨닫습니다.
제가 고르는 호흡이 짧은 책들은 대부분 여행이나 사진에 관한 책입니다. 쉽게 읽힌다고 해서 그 가치가 가벼운 책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짧은 시간에 저를 새로운 세상에 데려다 주는 고마운 책들입니다.
이번 주 짧은 책의 작가 장연정은 ’슬로 트립’과 ‘소울 트립’을 썼으며 작사가이기도 합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빠져있는 작가는 제가 느끼기에 자주 중2스러운 글을 써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래 가사같은 그녀의 글로 뭉뚝해진 제 감수성을 날카롭게 벼려주기도 합니다.
긴 책
호흡이 긴 책은 상대적으로 글이 많고, 좀 더 두터운 두께를 가집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주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글을 이어가느냐가 긴 책과 짧은 책을 가르는 요인입니다.
이번 주
긴책: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사실 이번 주에는 긴 책이라 할 만한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1주일 내내 뻐근했던 목 때문이기도 했고, 아이들과 윤독(輪讀) 할 책을 골라야 했거든요.
저는 아이들과 같은 책을 돌려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를 즐겨하는 편입니다. 똑같은 글을 읽고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 나와 비슷한 감동과 재미를 느꼈을 때의 위로와 공감이 독서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이 윤독 도서를 고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이 이해할만한 어휘와 흐름을 갖고 있는지, 생각할 거리와 재미가 둘 다 적절히 담겨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에게 위해가 될 만한 요소는 없는지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죠.
이번 주 후보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작가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었습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말괄량이 삐삐의 이야기죠. 저도 어렸을 때 책으로, 영화로, 만화로 접했던 내용이라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한 문장 한 문장 읽다보니 다시 어릴 적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 났습니다. 말썽을 부리고, 제 멋대로 사는 삐삐를 볼 때의 통쾌함. 삐삐를 만나 모범생에서 모험가로 변해가는 토미와 아니카에게 점점 이입되는 감정들. ‘꼬마 백만 장자 삐삐’, ‘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등 삐삐 시리즈의 삽화를 그린 롤프 레티시의 그림들도 하나같이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 윤독 도서로 선정할 지 말 지는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다른 부분은 다 좋은데 아무래도 1945년에 나온 책이다 보니 다양한 인종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느껴지거든요. 한 번 더 읽고, 결정해보아야겠습니다.
예상 밖의 책
이번 주에는 생각하지 못 했던 책이 한 권 더 있었습니다. @kyunga님이 선물해주신 @carrotcake님의 책이 드디어 도착했거든요.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예쁜 포장지에 붙어있던 당근 케이크를 보고 아하! 하고 이마를 쳤습니다. :) 플라밍고가 마음에 들어서 뜯기가 아쉬웠습니다.
이번 주 예상 밖의 책: Zombie Cat Invasion - 당근케이크
@carrotcake 님의 좀비 고양이의 습격을 실제로 받아보다니, 감격적이었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 내장을 뜯어먹고 싶다면서 모습은 돼지냥인 주인공 ㅋㅋㅋ
만화이다 보니 사진을 많이 올리면 안될 것 같아 개인적으로 귀여움에 쓰러지고 말았던 컷 하나만 올려봅니다.
냠
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1가정 1좀비 고양이 들여 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
경아님과 당근 케이크님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예술적인 면에서 감상의 폭이 넓지 않은 사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만 반복해서 듣습니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예술적 자극을 찾아나서는 데 게을러 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발레를, 사진을, 클래식과 그림을, 재즈와 아티스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스팀잇에서 보고 듣습니다.
스팀잇에서의 만남들을 당근케이크님 책 뒷면에 쓰여있던 말로 대신 감사해 봅니다. :-)
👨 책 읽고 싶어지네요 ㅎㅎ 핑계를 만들어서 안 읽은지 오래라... 반성하게 됩니다. 책 한권을 읽어도 아이들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대단하세요 : )
좋은 책이 너무 많네요!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사실 좋아하는 것만 맨날 하는 편이라 ㅎㅎ 취향이 비슷하네요
감사합니다 ;) 갈수록 이미 아는 것들만 보고 들으려 하게 되더라구요.
책을 진짜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읽으시는 듯 합니다 +_+
잘보고 갑니다ㅎㅎ 저도 이번주에 유병재 블랙코미디 책사서 읽는데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않네요ㅋㅋㅋ
책을 아이들과 돌려 읽어보고서, 책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서 토론을 한다는 것이 참 훌률한 교육방법이네요. 그게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는 것이거든요.
담이 드셨다면서도 꽤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삐삐는 어려서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외국 드라마였던 거 같아요.
아직도 삐삐의 목소리가 귀에서 생생히 들릴 정도니까요.ㅋ
저도 지난 주에 날잿죽지에 담이 들었었어요.
전에는 이렇게 담이 들면 수영장에 며칠 가서 수영을 하고 나면 나았었는데, 요즘은 수영도 잘 안하고...
그래서 그냥 진통제를 두번 먹었더니 낫더라구요.
제가 원래 약을 잘 안 먹는 스타일이라서 어쩌다 먹으면 약발이 진짜 잘 듣거든요.ㅋㅋ
얼른 나름의 방법을 찾으셔서 담이 풀리시길 바랍니다.
긴호흡의 책과 짧은 호흡의 책을 함께 읽는게 참 좋아 보이네요 ㅎㅎ 저는 꾸준히 읽지 않고 잡았다 까먹고 있다 읽고 또 다른 책 기웃거리다가 다시 관련된 기억이 떠오르면 읽고 이런 비선형적인 독서인인데.. 말이죠 ㅎㅎ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병렬 독서법이 실제로 뇌에 좋은 작용을 한다고 하네요. 전에 나루케 마코토의 독서법 관련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표현이 다소 거칠고 재수없긴(..)하지만 그 이후에 저도 장소마다 책을 한권씩 놓고 동시에 읽으려고 해요~(잘은 안되지만..ㅎ)
하악. 저는 여러권의 책들을 동시에 읽는게 잘 안돼더라구요. 아마도 훈련이 안된 탓이라 여기고 깊네요 ^^ 댓글 쓰려다보니 삐삐 롱스타킹 책 속에 그려진 삽화만 기억에 남는건 왜일까요 ㅎㅎㅎ 좋은책들 소개 감사해요 :)
아앗 사실 저 삐삐 롱스타킹 삽화 보면서 라나보님 생각했어요 :-) 섬세하고 따뜻한 펜화가 예뻐서 라나보님도 이런 동화를 그려보시면 어떨까 싶었답니다.^^
송블리님이 올려주신 삐삐롱스타킹 삽화 보고 라나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ㅎㅎㅎ
맞아요. 호흡이 짧은 책 안에서도 내 마음에 쿵 하고 내려앉는 글귀들을 만날때 참 그 하루가 의미있어지죠. 그런 책을 만나는것도 행운인것 같아요~ 그나저나 냥이 너무 귀엽네요 ㅋㅋ 뒷면에 있다는 저 문구마저도 울림과 귀여움을 동시에 가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