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그렸던 그림과 기억들

in #painting8 years ago (edited)

내 방의 책장들을 정리하다 아주 익숙한 노트를 한 권 발견했다. 무의식 속에서 그 노트가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했는지 나도 모르게 집어들고 페이지를 하나 둘 넘겨봤다. 수업시간에 했던 필기들 뒤에는 열심히 그렸던 그림들이 있었다.

칼을 든 무사를 모티브로 한 워크래프트 3의 블레이드 마스터(사무로)
얼굴을 생동감 있게 그리는게 가장 힘들었던게 떠올랐다.

토템을 등에 짊어진 워크래프트 3의 타우렌
다리근육의 힘줄 그리는게 정말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 봐도 어색하게 그렸다. (웃음)

워크래프트 3의 리치왕이자 죽음의 기사 데스나이트(아서스 메네실)
죽은 망자의 얼굴을 그리는게 정말 어려워서 그 때 당시 얼굴을 하도 지워서 종이가 다 울었었다. 결국 형민우님의 만화 프리스트의 주인공을 그려넣었 기억이 난다. 그렸을 때 부끄러워했던 부분이기에 그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서(?) 이상하게 나온 사진을 올렸다.

워크래프트 3의 타락한 엘프 실바나스 윈드러너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 몸을 그렸던 그림이다. 그릴 때의 두근거림(?)과 신체 비율이 익숙하지 않아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워크래프트 3의 데몬 헌터 일리단 스톰레이지
복근에 겨우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조각같은 외복사근을 그리는데 애를 참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이 날개가 정말 고역이었다.

10년 전의 학창시절 노트속에서 발견한 그림은 단순히 그림이 아니었다. 그림을 그렸던 학교와 도서관, 내 방 등이 서서히 떠올랐다. 그림을 그렸을때 힘들었던 부분, 힘들었던 기억등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림은 그 당시의 기억을 갖고 있었다. 시간의 거울 같았다.

10년 전에는 이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했다. 그래서 매일 같이 열심히 그렸다. 그림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그림을 그리는게 좋았던 그 때 기억에 오늘날의 나를 되돌아보게된다. 오랫만에 그림을 그려봐야겠다. 그림을 제대로 그려본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By @starbrush

Image from @starb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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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추억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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