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고니 맛을 알아버린 아들
어른 말씀 중에 극공감되는 말 중에 하나가 ‘부모가 돼야 진짜 어른이 된다’다. 열 나는 아기 업고 응급실 뛰어보지 않은 사람은 어른이 안 수밖에 없다는 걸, 엄마(아빠)가 돼 보면 안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내 아들(딸) 입에 들어가는 게 더 배부르고 더 행복하다는 거,,, 엄마(아빠)가 돼보지 않고는 절대로 절대절대절대 무조건 절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아구찜(해물찜)을 특별식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는 우리 부부는 두 아들이 아구찜의 맛을 알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첫째아들이 주섬주섬 살조각을 먹더니 아구 맛을 알아버렸다. 그 뒤로 우리 부부는 한 달에 한 번이나 있을 그 아구찜 먹는 날 첫째아들에게 아구 살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먹지 않아도 내 아들이 먹으니 저절로 배부르니까.
그런데,,, 둘째아들이 고니 맛을 알아버렸다. 이런… 신이시여, 왜 우리 부부에게 이런 시련을 일찍 주셨나이까… 우리 부부는 그 뒤로 아구 살과 고니를 두 아들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고, 남은 건 콩나물 뿐…
그래도 행복하다. 왜냐는 질문은 금지다. 물어봐야 대답할 꺼리가 없다.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