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떠오르는 신흥 평양 냉면 강자 "고운 곰탕"의 평양 냉면

대구는 사실 평양 냉면을 즐기는 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유명한 평양 냉면 집이 몇 곳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기도 합니다.

대구는 대동 면옥, 대동강 정도의 정통 평양식에 가까운 평양 냉면 집이 있고 알려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나름 입지를 굳힌 곳이기도 하죠. 최근 들어 수성구 쪽을 바탕으로 세를 넓혀가는 제형 면옥 정도를 추가할 수 있겠군요.

여튼 오늘 소개할 집은 이러한 전통, 혹은 신흥 강호 중에서도 색다른 특징을 가지고 최근 입소문을 타고 매니아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고운 곰탕"입니다.

고운 곰탕 집은 원래 나주식 곰탕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좋은 육수와 질 좋은 수육으로 원래 꽤 알려진 곰탕 맛집이었지만, 개성없는 냉면에 대한 손님들의 아쉬움이 존재했죠. 여튼 이러한 질책을 딛고 노력으로 새롭게 평양 냉면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그 평이 꽤나 성공적입니다.

대구의 평양 냉면에는 꼭 달걀들이 이렇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반찬 세팅이 되고 나서 제일 먼저 면수를 한컵 내어줍니다.

왜 육수가 아닌 면수를 주는지 다양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실제로 냉면을 받아들면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메일 함량이 꽤나 높은 무디고 거친 메밀면의 향이 사발에 그득합니다. 메밀면에 대한 자부심으로 면수만 내어준 것이죠.

고기 국물은 원래 자신이 있었으니, 면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냉면을 받아들고 맑은 육수를 먼저 한입 들이켜도 역시 면수의 느낌으로 면의 향이 은은하게 국물을 움켜잡고 있습니다. 육수 그 자체는 참 담담하고 맛있습니다. 대구식 평양 냉면들을 국물이 그래도 꽤 강하게 느껴지는데 고운 곰탕의 냉면은 꽤 담백하고도 은근하여 기분이 좋습니다.

소주 한병을 시켜두고 시작한 "선주후면"의 예의를 차려봅니다. 여기에 수육을 안시킬 수가 없죠. 수육은 특히나 더 재밌습니다. 잘 삶은 소고기를 자작하니 육수와 함께 끓여내고 그 위에 삶은 양과 도가니를 얹어냅니다. 수육 국물을 한수저 떠먹었는데, 졸여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감칠맛이 도는게 참 좋았습니다.

수육에 싸서도 냉면을 한수저, 양과 같이 싸서도 한수저씩 드는데 재미있고도 참 맛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메밀면을 좋아하시는 냉면 매니아들에게 꽤 어필 할 수 있는 충분한 맛이겠더군요. 아마도 평양 냉면으로 조만간 꽤 유명세를 탈 집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미 소문은 꽤 퍼지기 시작하는 중이기도 하죠.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면수와 육수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고, 김치는 프랜차이즈식 달작지근한 김치 말고 제대로 익은 김치였다면 참으로 만족스러웠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냉면 그 자체만으로 본다면, 대구의 신흥 평양 냉면 집으로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준이라 봐도 될것 같습니다.

만두가 그리 좋다던데, 일부러 먹지 않고 아껴두고 왔습니다. 조만간 다시 찾아 맛 봐야지요.

| 수성구 수성경찰서 옆 골목으로 쭉 들어가다 보면 고깃집 골목 끝언저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