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기억해 (Marionette, 2017)

in #movie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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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OCN를 통해 본 영화.

많은 사람들의 충격과 공분을 산 N번방 사건. 하지만 그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이전일지도 모른다.


영화 <나를 기억해>는 청소년기, 집단 성폭행 몰카의 피해자 민아와 고등학교 교사 서린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며 시작된다. 하지만 사실 그 둘은 같은 사람. 영화의 복선이 상당히 또렷한 편이라, 연출 시 반전으로 설정했을지도 모르는 포인트였지만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는 개인적으로 캐릭터 설정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기도 한데, 청소년기에 동급생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사람이 과연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약을 복용할 정도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아무튼 사건은 시작된다. 과거의 자신을 완벽히 감추었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마스터'라는 익명 인물의 표적이 된 서린. 자신의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국철을 찾아가 과거 가해자였던 진호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요청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불만은 서린이라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안타까운 캐릭터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 번 피해자였다고 두 번 다시 피해자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그래서 범죄의 사각지대를 꼬집으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한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서린이는 어떻게 살아가라고...! 또 한 번의 사건을 통해 자신을 옥죄어왔던 과거와 마주하는 서린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할지라도 너무 과도한 고통을 캐릭터에게 부과한 것은 공감의 한계를 야기하는 아쉬운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와중에 서린은 자신의 반 학생 역시 '마스터'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혹 자신과 같은 고통을 받게 될까 두려운 마음에 직접 수사에 개입하게 된다. 그렇게 밝혀지는 마스터의 정체. 이 또한 나름 영화의 반전이었겠지만, 역시나 티가 나는(?) 연출로 인해 영화 초반부터 뭔가 찜찝했던 인물이 역시나 범인으로 밝혀진다. 그런데 여기서 서린이 하는 말이 또 가관이다. '괴물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뭔 소리야. 이미 괴물은 만들어진 거에요 선생님!

영화 <나를 기억해>는 무척이나 자극적인 소재를 차용했음에도 그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설득력이 떨어진달까? 현실의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일수록, 탄탄한 연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진하게 들었다. 조금만 더 짜임새 있는 영화로 탄생했더라면, 이 시점에서 충분히 회자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소재가 소재인지라, 사건이 사건인지라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90176-marionette
Critic: A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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