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타이거

in #movie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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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를 좋아합니다. 현란한 색상의 화면, 경쾌한 음악 그리고 결과가 빤히 보이는 갈등이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영화 화이트 타이거는 인도 영화입니다.

예전에 인도에 자주 방문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인도영화를 좋아했던 것도 그 즈음이었는데 명랑한 인도영화와 방문한 인도가 보이는 괴리가 방문할 때마다 앙금처럼 남곤 했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그나마 내가 보던 인도 풍경과 가장 비슷했습니다. 물론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결말은 다시 춤과 노래가 흥겨운 인도 영화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죠.

그러나 '화이트 타이거'에서는 인도 영화의 흥겨움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인도 사람들은 긍정을 할 때 고개를 앞으로 끄덕이는 우리와 달리 좌우로 흔듭니다.) 빙글빙글 웃는 표정은 영화에서 말하는 닭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수탉과 다르지 않습니다. 닭장을 부수는 주인공의 변화에서조차 관객은 통쾌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영화는 해피 엔딩을 예견하는 액자식 구조로 시작되지만 이것이 우리가 원하던 해피 엔딩인지 잠시 멍해지고 맙니다.

계급의 참혹함과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그린 화이트 타이거를 다른 영화와 비교한다면 '조커'와 '기생충' 중간 어디쯤 입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악을 택하고 그 악은 자본주의의 논리로 덮는 주인공은 조커보다 리얼하고,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카스트의 사슬은 기생충 보다 단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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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를 세상 재미있게 읽는 방법: 4차 혁명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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