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Hell or High Water! Lost in Dust, 빼앗기지 않으려면 뺏어야 한다!

in #movie6 years ago (edited)

Lost in Dust 로스트 인 더스트는 서부극인 동시에 물러설 곳 없이 황량한 텍사스를 질주해야만 하는 형제 토비 하워드와 태너 하워드의 모습에서 '델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로드무비이다. 인디언의 땅을 빼앗은 텍사스의 카우보이들은 그들 스스로 키운 거대 자본에 자신들의 삶을 통째로 빼앗기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인 빚과의 전쟁, 영화 속의 Debt 이라는 단어는 빚을 지닌 모든 이들을 비수처럼 찌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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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don't want to be taken away should take! Hell or High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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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EBT? 빚이 있으면 대출해서 빚을 갚으라는 광고들, 결국 빚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밖에 없다. 만기일까지 빚을 갚지 못하면 어머니의 유산인 유전이 가득한 땅은 은행으로 넘어간다. 빚만 갚으면 석유가 콸콸 뿥어져나와서 인생역전이다. 가난이라는 전염병을 자식에게만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성애와 동생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형제애로 토비와 태너는 은행털이가 된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빚을 갚을만큼만 털면 된다. 그 후엔 유전이 있다. 이 정도면 해볼만하지 않은가? 죄짓고 멀쩡한 놈 없다는 것을 아는 형 태너는 동생을 위해 조카들을 위해 자신을 건다. 목숨을 걸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은 진짜 나쁜 놈이다. 진짜 나쁜 놈들은 아무 것도 걸지 않는 놈들이다. 그런 인간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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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는 원하는 금액만큼만 텍사스의 여러 은행에서 조금씩 나눠 소액권으로만 훔친다.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라 은행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나 퇴직을 앞둔 텍사스 보안관 마커스 해밀턴과 그의 파트너 알베르토는 끝까지 그들을 쫓는다. 인디언의 후손인 알베르토는 토비의 총에 죽고 마커스는 토비를 죽인다. 평원의 제왕이었던 인디언 코만치. 인디언을 몰아낸 카우보이의 평원이었던 텍사스는 이제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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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자본가의 손에 넘어간 땅에서 집과 일자리를 구걸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어느 나라나 같다. 빼앗기지 않으려면 뺏어야 하는 현실, 양육강식의 지배논리는 점점 강해질 뿐이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더해야 하며 대박의 꿈을 위해 목숨 걸어야 하는 현실의 아이러니를 이토록 간결하게 그려낸 영화라니? 최고의 인생 영화 중 하나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빚이 있어 매달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 마음 졸여본 사람이라면 눈물나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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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제는 'Hell or High Water' 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라는 의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만기일까지 빚을 갚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땅은 은행에 넘어간다. '로스트 인 더스트 Lost in Dust' 라는 타이틀은 삽입곡 중 Ray Wylie Hubbard 레이 와일리 허바드의 'Dust of the chase' 중 'I'm lost in the dust of the chase that my life brings' 라는 가사에서 따왔다고 한다. 두 제목 다 마른 모래가 흩날리는 텍사스에서 잃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두 남자의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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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군더더기 없고 과장되지 않았다. 주인공들과 주변인들은 서로를 이해한다. 모두가 겪고 있는 이 시대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은행과의 한 판 전쟁을 치뤄낸 형제는 목숨을 걸었지만 거대 자본의 콧털을 건드리는 하룻강아지의 몸짓에 불과하다. 영화를 보며 텍사스의 희뿌연 먼지 속에 서있는 듯 불편했던 이유는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가계 대출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탈출구는 없어보인다. 토비와 태너처럼 은행털이로 나설 수도 없다. 빚을 청산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생역전을 꿈꾸며 위험한 투기에 말려들거나 복권을 사는 정도이지만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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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에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 역시 코만치( 모두의 영원한 적)라고 하는 형인 벤 포스터의 르와르적인 연기는 훌륭했다. 이미 전과자인 토비는 대담해 보이나 불안감과 죄의식을 지닌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벤 포스터 덕에 동생 토비 역의 크리스 파인도 빛났다. 이해심과 통찰력을 지닌 마커스 해밀턴 역의 제프 브리지스의 연기도 탁월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를 빛나게 한 감독 데이빗 맥킨지의 연출이 돋보였다. 그의 영화 중 두번째인데 믿고 보는 감독 리스트에 오른다.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이 출연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그의 영화 '할람 포 (Hallam Foe 2007)'도 좋았다. 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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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눈빛을 나누는 형제, 형의 희생은 불가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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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뭔 수작을 부릴지 모르니 끝까지 확인하여 빚청산하는 동생, 그의 계획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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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노인의 눈동자가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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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부조리도 인생의 고달픔도 이해하는 그는 돌아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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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내 그들을 응원했다. 유전 채취기가 돌아가는 모습에 대리 만족했다. 비교적 해피엔딩이라고 할수도 있는 결말이나 씁쓸함이 남는다. 저 광활한 땅이 나의 것이었으면, 저 유전이 나의 소유였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거 나뿐일까? 유전과 광활한 땅과 같은 가상화폐의 세계, 이것 또한 가진 자가 더 많이 갖게 될 것이고 갖지 못한 자가 있을 것이다. 그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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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don't want to be taken away should take! Hell or High Water!
그러나 남의 것을 빼앗을 수 있는 인간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칠 뿐이고 빼앗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의 엔딩에 마냥 좋을 수 없는 이유이다.


[image capture by me, poster from other portal]



PS. #busy가 스팀잇보다 조금 편하네요. 드라마틱하게 편리하진 않구요. 지금 제 노트북 상태가 거북이라서 그리 빠른 줄도 모르겠지만 모바일로 쓰는 것보다 빠르긴 해요. 간단한 글은 모바일로 긴글은 PC로!
#busy에서 쓴 글이 #steemit에서 수정이 되는지 테스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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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

많은걸 시사하는 영화네요. (무거운 영화는 싫어해서 맨날 애니메이션만 보는 1인_

무겁고 불편한 영화지만 음악이 조금 그 무게를 상쇄시켜줬어요.
예전에 저는 하드코어한 영화를 즐겼는데 요샌 싫더라구요.
애니메이션은 언제라도 좋구요. ^^

세상이 자꾸만 사람들을 범죄자로 몰아가네요.
글 잘 봤습니다. 다른 분들도 보시라고 @홍보해요

감사합니다. ^^
세상이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절망 속엔 희망이 있기 마련이니 그리 절망하지 말기로 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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