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시선 셋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차별의 시선이 존재한다. 우리는 외국인, 장애인, LGBTQ 등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적인 눈빛을 보낸다. 내가 당하기는 두렵지만,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가하고 있는 시선.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어떤 폭력적인 말이나 행동보다도 무섭다. 그리고 견디기 힘들다. 다음 세 가지 영화에는 차별적 시선의 전복이 일어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는 것보다 더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첫 번째 시선,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74),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독일인 에미는 모로코에서 온 이방인 알리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알리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때론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알리만을 바라보며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듯했다. 하지만 그녀도 똑같았다. 알리를 서커스단의 동물로 전락시키며 자신의 친구들에게 선보였다.
이런 에미도 영화 후반부에 그 시선을 경험하게 된다. 알리의 일터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로 희롱했다. 결국 불안에 영혼이 잠식되어 병을 얻은 것은 알리일지라도, 에미도 위의 시선을 계기로 느낀 게 많을 것이다.
두 번째 시선, <12인의 성난 사람들>(1927), 시드니 루멧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한 남자가 죽었다. 배심원은 판결을 내려야 한다. 그 판결에 따라 피고인인 한 소년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12명의 배심원 중 단 한 명의 배심원(8번)만 무죄판결을 내린다. 11명의 사람들이 그를 쳐다본다. 만장일치가 되어야 회의가 끝난다. 11명은 그를 회유하고 그에게 화를 낸다. 그는 굴하지 않고 합당한 의문을 제시하여 한 명 한 명 무죄로 끌어온다.
이제 한 명의 배심원(3번)만 유죄를 선고한다. 다른 11명은 홀로 유죄라 외치는 그를 바라본다. 이전에 8번을 바라볼 때처럼, 아니 그것보다 더 무섭게.
제 아무리 유명하고 돈이 많다고 해도 1960년대 미국에서 흑인은 '사람'이 아니었다. 흑인 유명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백인 운전사 토니보다 더 백인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흑인이라는 이유로 호텔, 화장실, 식당 출입을 금지한다. 그리고 그가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있는 사람인양 바라보았다. 셜리 박사가 직접적인 금지나 폭력 외의 은근한 차별을 견디는 동안 토니는 아무 것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흑인들이 가득한 오렌지 클럽에 들어선 순간 같은 시선을 마주하게 됐다.
나는 그 시선을 견딜 수 있을까?
그래, 애초에 다르다고 해서 그런 시선을 보내지 말자. <증인>이 전하려 했던 메시지처럼 다름을 인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