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카톡방에서 군인이 상관을 모욕하면? 상관모욕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도1457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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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이 사건은 부사관 교육생이 동기들과 함께 사용하는 단체채팅방에서 지도관이던 상관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화장실 청소를 하던 피고인들은 습기가 넘쳐 물기를 없애기엔 어려운 상황에서, 목욕탕에 물기가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지적한 지도관을 단체채팅방에서 험담을 하다 들킨 것 같습니다. 피고인은 목욕탕 청소 담당 교육생들에게 과실 지적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도라이 ㅋㅋㅋ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라는 글을 게시하여 공연히 상관인 피해자를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심은 위 표현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관모욕죄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즉, 원심은 피고인이 단체채팅방에서 상관을 모욕한 그 행위가 상관에 대한 정당방위로서의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모욕죄에 대한 조각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판례 중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을 포함한 교육생 11명에게 2019. 7. 21.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목욕탕 청소를 지시하고, 위 기간에 양말을 신은 채로 목욕탕에 들어가 양말이 젖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목욕탕 청소상태를 검사한 후 물기 제거 상태가 불량하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에게 총 25점의 과실점수를 부과하였다. 피고인은 누적된 과실점수로 인하여 외출ㆍ외박이 제한되기도 하였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판결
죄의 성립 여부는 해당 법조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상관모욕죄의 요건 중 하나인 "상관에 대한 모욕적 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중점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상관모욕죄는 군인이 상관에 대하여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군인의 표현의 자유와 군의 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를 보호하는 법익이 충돌하게 됩니다. 이를 조화하기 위해서는 상황별로 구체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피고인이 상관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인정되었지만, 이는 그가 우발적으로 하게 된 것이며, 다른 교육생들이 불합리함을 토로하는 공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이 발언이 전체 대화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으며, 근래에는 일상생활에서 비교적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점이 참작되어 표현의 자유와 군의 질서를 조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판례의 의의
이 판례는 모욕죄와 표현의 자유와의 상충 문제를 다룬 판례로, 표현의 자유와 모욕죄 혐의 사이에서 법리적 조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 판례에서는 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형사처벌이므로, 해당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는 것이 강조되었습니다. 또한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를 적용할 때에는 기본권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명시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판례에서는 이러한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 해당 발언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상관모욕죄의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판결은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면서도 군의 질서와 통수체계를 유지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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