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일기 #152
2024.9.29(일)
숙소를 나서거나 들어올 때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을 가끔 느낄 때가 있다.
도데체 어디서 나는 향일까 너무나 궁금했는데, 마침 오늘이 일요일이라 느즈막히 밖에 나왔더니, 그 기분좋은 달콤한 향이 후덥지근한 사막의 열기를 뚫고 나에게 훅 들어왔다.
향기의 출처를 쫒아 코를 킁킁거리며 따라가보니, 이 꽃나무에서 진한 향기가 펑펑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평소에는 무심코 그냥 지나쳤던 나무인데, 이 나무가 다시보였다.
무슨 나무일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고 ChatGPT로 검색을 해보니 크레오소트 부시(Creosote Bush, Larrea Tridentata) 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였다.
북미의 건조한 사막지역에서 자라는 내건성 식물로 달콤하면서 타는 듯한 냄새가 섞여있는 독특한 향기를 발산하는데, 특히 비가 온 후에 더욱 그 향기가 짙어진단다.
이 지역은 사막기후여서 비가 거의 오지 않는데, 간혹 구름이 끼고 습할 때는 진한 흙냄새와 달콤한 이 꽃나무의 향기가 특히 많이 났던 것이 기억났다.
대부분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바닥에 깔려있는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의 향기를 나는 매일 온몸으로 맡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쫒아 너무 열심히 발전해 가는 만큼 자연의 아름다움과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행복함은 오히려 점점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간직하면서 이제는 조금 천천히 조화롭게 발전하는 것도 좋겠다.
자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발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정말...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
이 새벽에 댓글을 남겨주시는 걸 보니, 한국이 아니신가봅니다.
방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