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가치의 붕괴, 트럼프와 문재인의 공통점

in #livestream4 years ago

몇년전 잘 알고 지내던 미국인 노교수와 이야기 하다가 트럼프가 남북관계에 전향적으로 나오고 있으므로 한국의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더 좋을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그 교수가 뭐라고 말은 하지 못하고 그냥 그 큰 눈으로 놀란 듯이 날 바라보기만 했다.

아무 말하지 않고 나를 바라만 보는 얼굴에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읽었다. 당신이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는가? 하는 것 같았다. 나와 개인적인 관계를 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말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화가 나서 실신할 때까지 술을 마셨다고 한다.

얼마전 선배님 한분과 그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아무리 한반도의 남북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세계사적 보편적 가치에 정면도전하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선되는 것이 낫겠다고 하면 아마도 제대로 된 지식인으로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나는 사이비란 지적이다.

우리는 다양한 차원의 삶을 살고 있다. 가정과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적 차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다양한 차원의 삶이 일관되기란 매우 어렵다. 사회적 가치가 가정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가정의 행복을 추구하면 사회적 가치가 붕괴될 수 있다. 사회와 국가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국가와 세계도 그렇다. 한마디로 우리는 서로 모순될 수 밖에 없는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살고 있다.

어떤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가는 각각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 가장은 가정을, 사회지도자는 사회를, 국가 지도자는 정치를, 세계의 지도자는 세계의 미래를 우선시 해야 한다. 만일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가 가정을 우선시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그런 것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지식인이다. 현재 한국은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야 할 지식인이 문제를 일으키고 더 나아가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조국과 윤미향을 질타하는 것은 그들이 가정의 행복을 위해 국가와 사회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조국을 백번을 털던 천번을 털던 비오는날 먼지나게 털던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와 국가의 지도자로서 의당 지녀야할 <보편적 가치>를 지니기는 커녕 훼손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을 비판하는 것은 국가의 지도자라는 자리에 않자 의당 지켜야할 <보편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치하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당적 이익을 위해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가치라는 것도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충돌할 수 있다고 본다.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보편적 가치란 남북관계의 발전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인의 관점에서 보편적 가치란 남북관계와 같은 지엽적인 것에 머물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이 그 노교수가 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본 이유일 것이다. 그녀에게 난 세계사적 보편적 가치를 한반도의 협량한 이해관계로 훼손하려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마치 내가 조국이나 윤미향 그리고 문재인을 지지 옹호하는 사람을 바라 보는 시각과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트럼프를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거짓말장이고 사기꾼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사람은 사회를 통합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정치를 하게 되며, 그렇게 되면 미국의 불행이 되고 그것은 세계의 불행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와 문재인의 케미가 너무 잘 맞았는지 모르겠다. 한참전 남북관계에 관여한 분에게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케미가 잘 맞아서 남북관계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트럼프와 김정은의 케미보다 트럼프와 문재인의 케미가 더 잘 맞는 것 같다.

트럼프와 문재인의 케미가 잘 맞는 것 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 둘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보다는 증오와 혐오 같은 부정적인 기재를 즐겨 이용하고 끊임없이 원인과 결과를 왜곡시켜 나가는 점에서 너무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미국인 노교수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고 나는 겨우 한반도에 머물고 있었다. 어떤 세상에서 사느냐에 따라 생각하는 범위가 달라지는 것 같다.

각설하고 트럼프와 문재인은 둘 다 자신의 위치에서 지켜야 할 <보편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너무 닮은 꼴인 것 같다.

바이든이 트럼프를 물리치고 대통령이 될 것 같다. 미국은 혼란을 겪었다. 그래도 잘못갔던 길을 돌아오는 복원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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