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 안티고네/ 인간에게 운명이 고통인 이유steemCreated with Sketch.

in #literature7 years ago


일본에서 유행하여 한국으로 넘어온 막장드라마의 기원은 어디에 있을까요?
근거없는 이야기지만 그리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신탁을 중시하던 그리스시대에 그 신탁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지요.
아버지를 죽일것이라는 신탁 때문에 버려지는 바람에 오히려 그것이 현실화된 이야기

‘외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용어도 익히 알고 계시죠?

오늘의 이야기는 그 저주받은 운명 때문에 일어나는 또 다른 비극입니다.
왕이 되고 자신의 어머니를 아내로 삼아 자식을 넷이나 낳고 나서야
자신의 죄악을 깨닫게 된 외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찔러 실명을 한 상태로
미치광이가 되어 테베를 떠나갑니다.
안티고네.jpg

남은 두아들은 번갈아가며 통치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에테오클레스가 약속을 깨버립니다.
폴뤼네이케스는 분노하여 테베를 떠나 ‘아르고스’로 갑니다.
그곳에서 아드라스로스왕의 사위가 되어 군대를 몰고 테베로 쳐들어옵니다.
혼란의 와중에 두 사람은 서로를 찔러 동시에 죽게 됩니다.
왕위는 외삼촌인 크레온에게 넘어가고 명령을 내립니다.
테베를 지키다 죽은 에테오클레스는 장례를 치뤄준다.
테베를 침공한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은 매장을 금지한다. 새와 들짐승의 먹이가 되게하라.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당시에 그리스에서 죽은자는 묻힐권리가 있고
최소한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이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헌데 조국을 배신하고 공격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무시해 버린 것입니다.
대중도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왕은 자신있게 선언합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반대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안티고네는 결연히 오라버니의 시체를 장사 지냅니다.
그리고 탄로가 나서 왕에게 잡혀옵니다.
크레온은 선포를 어기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위협을 합니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당당히 말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을 명하신 이는 제우스가 아니며..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확고한 신들의 법을 필멸의 존재가 넘어설 수는 없지요..
누구라도 나처럼 불행속에 산다면,
어떻게 죽음이 더 이롭지 않겠어요?” 라고.

안티코네는 지하감옥에 유폐되고 최소한의 먹을것만 주도록 명령합니다.

아들과 예언자가 왕의 독선적이고 신을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 비판을 가하지만
크레온은 자신의 처사가 정당한 것임을 강변합니다.

아들 하이몬에 대해
“..이렇게 나이먹은 우리가 저렇게 어린 자에게서
지혜로움을 배워야 한단 말이오?”라고 하자

하이몬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정당치 않은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마십시오.
제가 젊긴해도, 나이가 아니라 행위를 보셔야 합니다”

예언자도 충고합니다.
잘못에 대해 고집부리지 않고 치유책을 찾으면 된다고


그러나 크레온의 어쩔 수 없는 고충이 있습니다.
“..굴복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오,
하지만 맞서다가 내 오만함이 파멸과 맞닥뜨린다면
이 또한 끔찍한 일이오”


결국 상황은 파탄에 이릅니다.
감옥에 갇혀있던 안티고네는 목을매고 하이몬은 자기몸을 찔러 자살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크레온의 아내 역시 자살을 선택합니다.

이 비극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 됩니다.
“현명함은 행복의 으뜸가는 바탕이 된다. 그리고 신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불경스럼지 말 것이로다. 지나치게 오만한자의 말은 큰 타격을,
희생을 치르고서 노경에야 현명함을 가르치는 법이니..”


소포클레스의 작품인 안티고네는
개인의 운명이 공동체의 운명과 어긋났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보여줍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권력과 종교적 가르침사이의 대립이 생겼을 때
그 원인이 어디서 오며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헤겔이 언급했듯이
인간이 운명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이 공동체의 운명으로부터 이탈되었기 때문이며,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사랑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사회에서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상대와 자신을 고통속으로 인도하게 되는 데
해결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갈등관계인 어느 한쪽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것!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사랑은 어떤 정치적이거나 이해타산적인 선택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랑하세요~
그리고
행복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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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관계인 어느 한쪽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것!
바로 ‘사랑’인 것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문구입니다!
사랑합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 자체의 최소한의 명예를 생각해서
내 마음에 가시를 무디게 하면
인생이 행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평안하세요~:D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 것!

기억에 남는 한 소절입니다.
멋진 글이 많으신데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한줄이라도 남는것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자주 소통하시자구요^^

잘 부탁 드립니다 :-)

요새 단테 신곡 다시읽고 있는데...
용기 가지고 포스팅해야 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
신곡포스팅 기다리겠습니다.
재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인문학에 대한 포스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막장드라마와 그리스신화가 이어질 수 있는건가 싶었습니다.
^^
그리스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만 스팀잇덕에 한번씩 읽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아..연결이 안되었나요?
극작가들은 그리스신화를 꿰고 있을겁니다^^
막장드라마의 원형이지요?
온갖 요상한 운명적 관계에
비극적인 결말까지..
느낌이 없었다면
전적으로 저의 잘못입니다.
감사합니다.

스토리를 이해못하는 저의 잘못이 더크죠 ㅠ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면 되지요^^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평안하세요~:D

뭔가 심오한 내용이네요... 문학부분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ㅎㅎ;

그냥..
쓰인대로 읽어버리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잘은 모르겠지만 "사랑"이 중요하다는건 행복의 가치가 정말 소중하다는건 알것같아요.

사랑은 가질수 없는 너도 가질수 있게 할까요?
당시 가족막장+동성애가 만연했었다는 점이 다소 아이러니 합니다.
재밌게 잘보았습니다~^^

가족간의 막장이란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았다는 점이구요.
물론 모르고 한 일입니다^^
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위해..
소설쓰는 사람들은 거기서 힌트를 얻었을 거라는 정도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내용은 이 비극에는 없구요^^
사랑은 사람의 최소한의 명예를 인정함으로써
심지어 그가 인간사회의 죄를 지었더라도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고
명예를 회복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소포클레스가 말하고 싶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비극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세상의 원리로 사람을 바라보지 말라는 겁니다.

예수가 돌팔매를 맞는 간음한 여자를 보호하려
했던것과 유사한 것이지요.
그런 사랑이 아니고서는,
인간의 삶은 스스로 고통을 만드는 것이라는...

과거,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가 동성애를 해서 그 벌이 오이디푸스에게 갔었다는(결국, 오이디푸스는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결혼할 자라는 신탁을 받아 버려졌었지요)..

현대, 성소수자들이 법적으로 공동체의 운명?과는 달리 배척받는 상황이기에 드린 말씀이였습니다.(저는 성소수자는 아닙니다~^^;;) 사랑으로 타인을 바라보는게 어디까지인가... 공동체와의 갈등과 개인의 신념사이에서 사랑의 관점이 다소 어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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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대학 교양수업을 받는 느낌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봐도 봐도 헷갈리더라구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뭔가 딱딱했군요..
그리스 신화는 액면 그대로 받아 들였을때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스토리의 전후를 따져서 읽어야 하구요.
공동체의 정의가 정치권력이 아닌
신의 뜻을 기반으로 먼저 수용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정치의식으로 접근하면
아무래도 그시대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재미도 없고 어디 쓰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지요.
다만, 인생의 행로가 막다른 길에 부딪혔을때
참고가 되고 절감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안하는 것이 좋겠지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D

딱딱하기 보다는 뭔가 깊은 내공이 느껴져서... ^^ 고맙습니다~~

사랑 사랑... 요즘은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자기 먹고 살기가 힘드니... 조금 더 사랑을 갖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비극이 말해주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최소한의 가치를 저버리고 권력이나 기타 속된 이해관계에 중점을 두는 것에 대한 경고 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기 힘든것은 이런저런 관계속의 득실을 먼저 따지기 때문이니까요. 사람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그로인해 인간이 불행의 길을 가게 된다고 본겁니다..
사랑은 결국 내 운명을 평안케 하는 희망인 것이지요.
남은시간에도 평안하세요~

잘봤습니다.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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