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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격언에
목이 매어올 무렵
새삼스레 비인 양손을 바라보면
손금 사이사이
무책임한 날들이 어지러이 걸려 있고
가볍고 짧은 한숨만 지나간다
지난 세월 저미어 놓고
하나 하나 살펴보면 이는
딱히 놀랄 일도 아니거니와
손바닥 위를 정신없이 오갈 뿐
무어 하나 찾은 것 없다
구멍난 주머니에 청춘은 쉽게
그렇게 거리마다 새어 나오고 더 이상
희망은 나와 무관하다
길모퉁이를 돌아 찾아올 내일은
오늘과 다름없이 이어지며
뒷걸음만 치던 잿빛 하늘은
이제 긴 회상을 멈추고
거무스름한 살갗 아래로
하나 둘 별들을 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