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벽 & 편집증 환자] 2탄 "카드 만들기"

in #life7 years ago
목표는 단기

사람의 심리는 정보를 처리하는데 대부분 장기보다 단기에 강합니다. 그래서 어떤 목표가 있는 계획에 들어갈 때는 역시 단기목표가 효과가 있죠. 물론 개개인별 차이는 있을 겁니다. 단기목표가 유리한 이유는 성취감 때문인데요. 성취감은 열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시점, 어떤 계기가 활동에 에너지를 준다면, 일정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에너지는 고갈됩니다. 하지만 특정한 성취감을 느낄 때 새로운 에너지를 받게 되죠. 그 새로운 방법으로 출발하는 에너지와 성취감을 통해 느끼는 에너지가 만나면 계속 돌지만, 그게 안되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작심삼일이 되고 말죠. 그게 반복되면 스스로 "나는 안되는 사람, 포기를 잘 하는 사람"등의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평소 새로운 아이디어도 필요하지만 성취감을 반복해서 느끼지 못하게 되면 에너지가 고갈됩니다.

목표성취

목표를 성취하려면 마치 게임시작할 때 레벨이 매우 쉽게 오르는 것 처럼, 목표를 대충 넘어져도 성취할 수 있을만큼 아주 쉽고 짧게 잡아야 합니다. 목표가 거창할 수록 성취가능성은 엄청 떨어집니다. 실패하는 경우는 목표가 거창한 경우가 많죠. 꼭 남의 일처럼 말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매번 반복하는 오류기도 합니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건 기록인데요. 게임은 매우 좋은 예인데요, 최근 게임은 모두 레벨업이 공통주제입니다. 레벨업을 통해서 캐릭터가 점점 강해지는데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죠. 목표에 관한 성취도 우리에게 계속 에너지를 심어 줍니다. 이상 불필요한 개인적인 썰이였고요, 오늘의 주제인 아날로그 카드 메모방법으로 들어가보죠.

전문가=개념수집

먼저 메모장 포맷을 구해야 하는데요. 최근 카드형 메모타임의 프로그램 혹은 앱들이 많아졌죠. 사실은 이게 아날로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왜 중고등학교 다니실 때 영어단어 암기 카드로 많이 하셨죠. 아니면 유아기 때 글자카드 것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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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특정분야의 전문가 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개념'인데요. 해당분야에서 "누군가에게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들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 전문가의 정의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개의 개념은 한 개의 카드에 쓰여집니다. 종이의 여백이 아무리 많이 남아도, 하나의 카드에는 하나의 개념만 써야 합니다. 반대로 하나의 개념과 연관된 개념이 한장에 다 들어가기 때문에 메모장 크기는 자신이 원하는 크기에 맞는 용지를 처음부터 맞춰야 합니다. 문과에서 대개 한 분야에서 약 3-4,000장 정도의 개인 카드를 만들면 해당 분야의 박사논문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과는 제가 잘 모르겠군요. 다만 위대한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항상 메모장에 써서 책상서랍에 던져 두었고, 26살 때 이 메모들을 모아서 다섯편의 논문을 썼다고 하죠. 그 중 하나가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관하여"란 논문이었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특수상대성 이론"입니다.

카드포맷

저는 카드로 A5A6를 가장 많이 씁니다. 원래는 A7도 사용했었는데요, A6와 구분할 의미가 없어져서 몇 달 쓰다가 없앴습니다. 크기는 다 아시겠지만, 종이 판형 A판 전지를 4번 자른 종이가 A4입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용지포맷이죠. 하지만 카드로 쓰기엔 물리적으로도, 내용을 담기에도 너무 큽니다. 역시 개인편차가 있으니 이게 적당한 분도 있겠습니다만… 그러니까 A4를 접어서 정확하게 반을 자르면 A5가 되겠습니다. 또 카드는 완벽하게 깨끗하기 보단 이면지가 적절합니다. 또 여러번 베껴서 수정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처음엔 만들어서 프린터도 하고 그랬는데, 역시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공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금방 지칩니다. 역시 접근성과 제작은 단순할 수록 좋습니다. 물론 필체가 이후 스스로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이신 분들은 할 수 없이 프린트를 하시는게 낫겠지만요.

저는 모든 메모, 필기와 개념정리를 A5에 합니다. 그래서 묶인 노트를 아예 쓰지 않습니다. 묶인 노트는 분야별로 나눠서 휴대하긴 좋지만 혹시 앞의 몇 장만 쓰시거나 띄엄띄엄 쓰시는 분들, 저같이 산만한 스타일은 역시 개별카드가 제일 좋습니다. 수정과 재정리, 그리고 휴지통에 버리기도 매우 좋죠. 그리고 혹시 자질구레한 용지들 스크랩 하시는 분들은 그냥 이 카드에 풀로 붙여도 됩니다. 한 때 와인라벨 물에 불려 떼어서 여기 붙여 모으기도 했죠. 지금은 안합니다.^^ 미련 갖고 밍기적거리는 것 보다 역시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습니다. "미련<후회"

카드 만들기

A4이면지를 정확하게 반을 접어서 자릅니다. A5가 됩니다. 티비 보시면서 움직이시면 운동과 지능발달(?)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만약 이 작업이 너무 번거로우면 종이를 잘라주는 곳에서 가서 몇천원 드리고 한번에 정확하게 반을 잘라달라고 하면 됩니다. 손으로 하든 기계로 하든 크기가 정확해야 컬렉팅하기가 좋습니다. 거기서 다시 반을 자르면 그게 A6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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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A5와 A6를 쓰고, A7는 포기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A7은 반을 접어서 외국어 암기카드로 이용합니다. 반을 접는 이유는 이면지기 때문에 반을 접어야 글씨를 쓸 수 있고, 또 너무 얇아서 들고 다니면 찢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있을 때는 두꺼운 종이를 주워서 재단집에 가서 낱장으로 잘 썼는데, 여기선 잘라주는 곳을 못구해서… 암튼 외국어 암기용은 역시 아날로그 종이로 만든 카드로 암기하는게 젤 성취도가 빠릅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 쪽엔 한국말, 한쪽엔 목표 외국문장 하나씩.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외웠는지 체크해서 카드를 빼내야겠죠. 물론 일주일 쯤 있다가 빼낸 카드들만 다시 체크해야 합니다. 못외우면 다시 넣어서 들고 다녀야 하죠. 그렇게 해서 외운카드가 쌓여가면 기분이 매우 좋아집니다. 표현할 수 있는 외국어가 늘어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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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보관

적당한 크기의 통은 주변을 둘러보면 많이 있습니다. 많은 통을 구하셨다면 섹션별로 나눠도 좋고 아니면 그냥 한통에 몰아넣고 파티션을 줘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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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은 약간 두꺼운 종이를 같은 크기로 잘라서 영자신문이나 잡지 같은 예쁜걸로 포장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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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정리벽과 편집증 환자들을 위하여. 수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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