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6.

in #life6 years ago

그동안 생긴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훈장이라 여겼던, 추억이라 여겼던 나의 족쇄를 풀어 헤치며, 이제야 나를 찾기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서 인지, 지금까지 행운을 모아 한곳에 쏟아서인지, 너무나 편한 2년을 보낼 수 있는 자리에 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난 나에게 훈장을 가장한 족쇄를 채웠다. 그리고 그 족쇄에 끌려, 모두가 부러워할 것만 같은 힘든 2년을 보냈다.

나의 새로운 2년이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의 추억이 있었다. 누가 그 시작을 선택했는지, 누가 그 끝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살아온 탓일 것이다. 그렇게 산 것 역시 누구의 탓이 아니다.

나의 훈장과 추억을 보낼 때가 되었다. 아니 이제 족쇄를 풀 때가 된 것 같다.

영광스러운 훈장과, 그 무엇보다 아름답던 추억은 내 발 앞에 놓였다. 묵직한 종이 무게만큼이 족쇄의 무게였겠지. 들고 다니지 않았을 뿐, 내 마음에 매달려 내가 어딜 가든 따라다니던 관념들을 이제 갈아버릴 때가 되었다.

종이 먼지를 마시며 두 시간. 세절기는 뜨거워져 기궤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공부를 하며 생긴 훈장과, 훈련소 때 받은 추억을 먹은 세절기는 나대신 그동안의 족쇄에 몸부림치듯 뜨거운 종이 먼지와 기궤한 소리를 뱉는다.

소리마저 이상해져 뜨거운 종이먼지를 토하는 세절기를 보며, 내 자신에게 미안해진다. 자신이 만든 족쇄에 가쳐, 제 마음을 깎아먹은 ‘나’야 그동안 살찌운 힘으로 나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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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출발을 하시는군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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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스러운 지난 날들 또한 소중한 시간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지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앞 날을 기대하고
지금의 시간을 축복드립니다.

새로운 출발엔 언제나 응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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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정리’의 키워드를 나눈듯 합니다. 아직도 너무나 많은 흔적들 년내 단 한번도 눈길 주지 못한 사물, 생각이 온통 주변에 가득합니다. 시간만 탓하기는 세월이 너무 빨리 달아나 자꾸 허수아비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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