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

in #life7 years ago

길지는 않지만, 나를 둘러쌌던 따뜻한 가정에서 벗어나 흔히 ‘사회생활’이라고 불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확실하게 느꼈던 것은 사람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우주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은하로 느껴지는 정도였달까요. 사람 사는 거, 생각하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고 간단하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는 게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정도로 사람 간의 관계는 쉽고 어려움을 단정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남에게 어떠한 사실이 정답인양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꽤나 지켜지지 않고 사람들 간의 차별과 따돌림으로 공공연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간의 관계를 일절 단절하고 지내거나, 소수의 친밀한 사람들끼리만 알고 지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성격이 그러한 것을 선호하는 성격이거나, 사람들에게 치이고 밟혀 그 사이에서 지내는 것에 지쳐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수많은 개성들이 있듯, 수많은 라이프 스타일들이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문제시하고 그들에게 그러한 모습을 고칠 것을 요구합니다. 마치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 다 어울리면서 잘 사는데 왜 너만 그러느냐?’라고 다그치며 다수는 그들을 문제아, 사회 부적응자, 정신병자쯤으로 취급합니다. 자신이 아무리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자신을 둘러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문제시하면 스스로도 그것이 문제로 보이게 되는 것처럼 그러한 편견들에 둘러싸인 사람들은 점점 자신을 그처럼 문제아 취급 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죠? 진짜 틀린 사람은 따로 있는데 말이에요.

‘인간(人間)’이라는 말은 그러한 점에서 그들에게 상당히 가혹한 말입니다. 두 사람이 기대어 서 있기 때문에 ‘사람 인’이라는 글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 ‘인간’이라는 단어를 직역하면 ‘사람 사이’이듯 사람들의 사이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만 인간일 수 있다는 말. 이것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이다, 라고 이야기 하는 듯이 들립니다. 네. 터무니없는 억측입니다. 사람은 다른 어떤 모습이나 특수성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에는 기준이 없고, 본받아야할 이상향도 없죠. 그런데 신도 아니고서야 그걸 대체 어떻게 자신들의 입맛대로 정할 수 있고, 그것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인간 이하의 것으로 치부할 수가 있는 걸까요? 어이가 없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자신 사이에 관계를 맺든 말든 그것은 오직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관계를 갖지 않고 살아간다고 문제가 아니고, 관계를 활발히 맺으며 살아간다고 그것만이 정답이 아닙니다. 그냥 좀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 사이에 서로를 사람으로 편견 없이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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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다양한 인간의 건전한 교류를 꿈꾸는..이곳에서 만들어 가보아요~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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