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던 그날의 기억

in life •  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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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에서 나와 사무실까지 걷는 길에 소환된 예전 기억

#1
4층짜리 초등학교 건물에는 뒷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었다. 1층 복도에서 바라본 뒷마당에 쏟아지는 비를 보자니 느낌이 궁금해졌다. 하늘에 구멍이 난 마냥 쏟아지는 비 속에 우산 없이 서 있는 느낌이 궁금은 했으나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불이 꺼진 약간은 어두운 복도에서 뒷마당에 내리는 비를 바라만 보다가 집으로 왔다.

#2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의 여름. 절친이던 친구의 학교는 내가 다니던 학교와 조경의 스케일이 달랐다. 아기자기했던 나의 캠퍼스가 수목원 스타일이였다면, 성대 수원캠퍼스는 숲을 그대로 옮겨온 캠퍼스였다. 거대하고 울창한 나무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이였다.

여름학기도 끝난 때라 사람이 없는 캠퍼스에 비가 왔다. 그 캠퍼스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우산을 써도 의미가 없던 날. 숲속 같은 캠퍼스에 비가 퍼부어 내리던 날 내 앞에 흰 원피스를 입고 노란 우산을 쓴 여자의 뒷모습이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하수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비가 쏟아지자 캠퍼스 바닥은 물바다로 변했고, ‘신발 신고 물놀이하는 기분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멀리서 흰색 면티에 아이보리색 면반바지를 입고 검은 우산을 쓴 남자가 뛰어오고 있었다. 품에는 운동화를 곱게 안고 맨발로 뛰어오고 있었다. 여자들이 간혹 명품가방을 품에 안고 뛰는 것과 같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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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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