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rgia State University College of Law에 진학한 이유

in #lawschool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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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어떻게 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확히 말해서 저는 Georgia State University College of Law에서 공부하고 있고, Intellectual Property Law Concentration LL.M.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여기서 LL.M. 과정이란 보통 1년 법학 석사과정을 말하는데, 저와 같이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미국법을 단기간 공부하기 위해 주로 진학하는 프로그램입니다(한국 변호사가 미국의 유명한 로스쿨을 나왔다고 하면 아마 LLM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대형 로펌들이 소속 변호사가 한 7년 정도 일하면 미국에서 공부도 하고 좀 쉴 겸 회사에서 LLM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요즘은 안 보내준다고 들었습니다ㅎ). 물론 열심히 공부하셔서 State Bar(각 주에서 실시하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반적인 Bar 준비 과정이 아닌 IP Law에 특화된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졸업 후 Patent Agent(굳이 비교하면 한국의 변리사)로 일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고 Bar 시험을 볼 생각이 아직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Bar 시험과목이 아닌 주로 IP 과목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학교에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미국에 오면서 최대한 빨리 취업하자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Patent Bar(굳이 비교하면 한국의 변리사 시험)를 패스하고 바로 구직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취업사이트에서 공고를 찾고 리걸 서치펌에 올라온 공고도 보면서 비슷하다 싶으면 모두 지원했습니다. 한 7~80군데를 지원했는데, 단 한 곳에서 인터뷰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그곳도 시간 조율을 하다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더군요.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인터뷰 한 번을 못하니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몇 개월 더 해보고 성과가 없으면 2018년이 가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아내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이미 미국에 오면서 어느 정도 데드라인을 세웠습니다).

뭐가 문제일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제가 이곳에서 학위도 없고 경력도 없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았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회사에서 적어도 2년 경력을 요구하고 있는데, 저는 이곳에서 특허와 관련된 인턴 경력도 없으니까요(물론 한국에서의 경험은 있습니다). 갑자기 어디서 인턴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마땅치 않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로스쿨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곳 조지아에 있는 로스쿨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조지아에 있는 대학 중에서 에모리대와 조지아텍밖에 몰랐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 분들이 그러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다양한 규모와 목적을 가진 많은 대학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 조지아 주에 있는 대표적인 대학으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에모리와 조지아텍 외에도 UGA(University of Georgia)와 Georgia State University 가 있습니다. UGA는 조지아의 대표적인 공립대학인데, 1785년에 설립되었으며 미국 내 공립 대학 중 큰 규모와 오래된 역사를 자랑합니다. 제 아내도 이곳 출신이고 주변에 UGA 출신들이 많습니다. 특히 풋볼팀이 유명한데, 작년에는 전국 대학 풋볼 결승전까지 진출했었습니다.

Georgia State University는 UGA보다는 존재감이나 경쟁력은 좀 덜하지만, UGA가 애틀랜타와 좀 떨어진 Athens란 도시에 있는 것과 달리 이 학교는 애틀랜타 도심에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학교 안팎을 구분하는 펜스가 없어서 학교 건물이 도심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형태입니다. 규모도 상당히 크고, 메트로 애틀랜타의 공립 고등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로스쿨은 에모리대, UGA, GSU에 모두 있습니다(물론 조지아에 다른 로스쿨도 있습니다). 에모리 로스쿨은 유명한 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고, UGA 로스쿨은 그보다는 못하지만 조지아의 대표적인 학교입니다. GSU 로스쿨은 이 학교들보다 경쟁력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랭킹도 많이 떨어지고요. 하지만 저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GSU 로스쿨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GSU 로스쿨에만 IP LLM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쉽게도 다른 로스쿨에서는 IP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더군요. 그리고 GSU 로스쿨은 공립학교임을 고려해도 학비가 저렴합니다. 다행히 제가 조지아에 거주한 지 12개월이 넘어서 In-state로 학비를 감면받았는데, 다른 주의 공립 로스쿨과 비교해도 절반 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GSU 로스쿨이 미국에서 "Best Value" (가성비 좋은?) 학교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ㅎ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학교를 다녀보니 새로운 장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은 로스쿨 건물이 2015년 개관을 해서 시설이 매우 깨끗하고 좋습니다. 그전에는 따로 건물도 없고 시설도 좀 안 좋았다고 합니다ㅎ. 또 다른 장점으로는 도심에 있다 보니 주변 학교와 연계 프로그램이 가능한데, 조지아텍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IP Career Showcase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가 로펌들과 가까이 있다 보니 학기 중에도 로펌들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기도 용이합니다. 그리고 On Campus Interview에서도 GSU 로스쿨이 허브 역할을 하는데, 다른 로스쿨 학생들이 OCI 때문에 GSU 로스쿨로 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한 GSU 로스쿨 출신들이 애틀랜타에 많이 진출해 있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서, 저처럼 이곳에 취업해서 정착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측도 졸업생들의 취업률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예상치 않게 또 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정말 후회 없이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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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셨군요!
미국에선 확실히 학비 저렴한 동네(?) 학교의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왕 학교 생활 시작한 거, 즐겁고 보람찬 생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년만에 돌아왔네요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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