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이야기

in #krsuccess3 years ago

image.png

안데스 산맥에서 잉카인들의 식량이었던 감자는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안데스의 감자는 처음엔 관상용의 정원 식물로, 또는 최음제로 오인된 감자는 정작 식용 단계에서는 악마의 식물이라 하여 배척을 받는다. 서구인들은 감자를 두려워했고, 불신했으며, 멸시했고, 비웃었다.

하지만 춥고 습하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이 강인한 식물은 소작농의 대체식량으로, 또 투기 자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감자는 여러삶의 곤란을 해결해 주었다.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의 식량으로 시간, 공간, 노동, 연료 부족 문제들을 해결했다. 넓게 보면 감자는 인구폭발과 기근에 영향을 끼쳤고, 좁게는 토지의 이용과 가사일에 영향을 끼쳤다.

감자를 우리 나라에 대입해 놓아도 결코 다르지 않다. 어쩌면 우리 생각만큼 그때보다 변한 것이없다. 3백 년 전의 유럽의 농가 풍경이나 초라한 부엌은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하던 우리의 근대사와, 그리고 지금도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와 북한을 떠올리면 아직도 현재진행형의 역사이다.

감자는 한 식물종에 불과하지만 현대사의 전환점에서 드러나지 않게 큰 역할을 해냈다. 이런 미세한 일상생활의 역사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이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간략하게나마 우리 감자의 역사를 '조선의 감자'라는 장으로 첨부해 놓았다. 언젠가는 우리도 이런 살아 있는 감자의 역사를 가지게 되기를 기대하며…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3
BTC 61926.98
ETH 3060.91
USDT 1.00
SBD 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