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일을 다녀와서..

상속분쟁 사건을 여럿 대리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 중 한 사건의 조정기일에 다녀왔습니다.


조정이란.. 말하자면 재판을 시작하기 직전이나 도중에,

양 당사자간에 합의를 시도해보는 절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합의가 되면 법정까지 왔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조정위원이나 재판장님께서 조정절차를 주관하시고

또 재판 과정에서 이미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경우도 많아

이혼이나 상속분쟁 사건의 경우에는 조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상당히 있는 편입니다.

이런 가사소송은 당사자에게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과정입니다.

한 때 가족이었던 이들이

재판 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흠을 들추기 시작하면

모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많은 경우 깊은 심리적 내상을 입습니다.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여기에다 변호사비용이나 소송기간(6개월~3년)까지 생각하면

두 번은 못할 게 소송이란 생각도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족간 분쟁사건(이혼, 상속분쟁)은

소송이 아닌 당사자간 합의로 해결되는 것이 가장 베스트고,

그게 안 되면 조정절차로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당사자간 감정의 골이 이미 깊은 상태인데다가

모든 당사자가 억울해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대방을 위해 양보하는 결정을 어려워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조정은 아쉽게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당사자간 조금씩 양보하여 그 격차를 상당히 좁힌 채 속행되었습니다.


다음 기일에선 원만히 조정이 성립되어,

당사자분들이 과거지사는 훌훌 털어버리고,

남아있는 소중한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하고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