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20 곡쓰는 나루 작업 일지] 몇년 전 카피했던 곡들 컴퓨터 악보로 옮기기! (Feat. What's Going On?)
명절에 본가에 내려가 추억의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혼자 좋아하던 곡들을 카피했던 노트인데요.
음악을 하지 않는 분들은 카피가 뭔가? 하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카피란 말 그대로 음악을 듣고 악보로 그리는 것입니다:)
하여간 이 노트의 존재 자체를 잊고 있다가! 우연히 만났습니다.
추억에 물씬 잠겨 서울에 올 때 노트를 챙겨왔습니다.
이 노트의 첫 장!
2012년이라는 날짜가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모든게 그대로인 것 같은데 벌써 6년이나 지났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제가 예전에 무척 좋아하던 곡!
재즈 피아니스트 스테파노 볼라니의 Luiza.
이 곡 정말 좋아요!
이땐 재즈 카피할 실력이 안됐는데도 곡이 너무 좋아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입시곡은 Funk가 좋다고 해서 Funk 자작곡을 쓰는데 전 Ballad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 꾸역꾸역 Funk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 카피도 곡쓰기 위해서 했던 것 같아요.
데이빗 베누아의 곡의 리듬과 화성 진행을 많이 참고했었어요!
예전엔 이 솔로도 빠르게 쳤던 것 같은데 지금은 가물가물...
한참 영화 브로큰백 마운틴에 빠져있던 시절 정말 정말 좋아했던 루퍼스 웨인라이트.
단촐한 피아노 반주에 얹어지는 목소리가 정말 슬프게 들렸어요.
이 때 루퍼스 웨인라이트를 알게 되고 내한 공연까지 갔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루퍼스 웨인라이트도 피아노를 치며 곡을 쓰는 아티스트인데 좋은 곡들이 정말 많지요!
스티비 원더는 지금도 여유가 있을 때마다 카피하는 아티스트에요!
노래가 너무 좋고, 피아노 연주가 너무 좋고, 화성이 너무 좋고.
너무 좋다는 말밖엔 할 수 없는 ㅠㅠ
이때는 이런 리듬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진행인데 코드 진행도 왜이렇게 좋게 느껴지는지...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곡.
멜로디와 피아노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아 3단 악보로 그려가며 열심히 카피했어요!
라틴 곡을 꼭 써보고 싶었고 마코토 오존의 피아노 연주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제 이 곡의 멜로디도 연주도 흐릿하지만 정말 열심히했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
노트 한 장이 남아 있길래 오랜만에 카피를 했습니다.
노트에 직접 카피 하는 건 진짜 오랜만인데 왠지 모르게 대충하게 되더라구요!
이건 곡이 좋기도 했지만 수업 자료로 좋을 것 같아서 했어요.
아.. 마음가짐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네요!
이 악보들을 다시 프로그램으로 옮기기로 정했습니다.
원래는 카피했던 노트를 스캔해서 보관 했었는데요.
불편한 점은 없지만 수업 자료로 이 악보들이 쓰이게 되면서 깔끔하면 좋겠다 싶어 시벨리우스로 사보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곡은 노트 첫 장에 있던 What's Going On으로 결정!
지금은 이런 음악이 새롭지 않지만 이때만 해도 저에게 이런 음악은 완전 신세계였어요.
말랑말랑하고 몽롱하면서도 따뜻하고, 흥겨운!
이런 장르를 모타운이라고 한다는 걸 찾아내고 한참 모타운 음악에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틀린 부분은 수정해가면서 옮겼습니다.
Melody가 아니라 Chord만 있어서 금방 만들었네요!
그땐 정말 몸서리쳐지게 좋았던 화성들도 크게 감흥이 없는 걸 보면 저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나봐요.
22살에 입시를 다시 준비하면서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가 너무 하기 싫을 때,
혹은 지금 듣는 이 음악이 너무 좋을 때! 카피했던 곡들이 바로 이 노트에 있는 곡들인데요.
입시가 끝나고, 막상 원하던 결과를 얻고서는 음악에 대한 열정도 함께 사라진 건 아닌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배움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고, 아직 저는 어린 아이 수준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만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싶네요.
이 악보를 옮기면서 옛날 하나의 화성에, 하나의 음악에 행복해했던 옛날의 제 모습도 같이 기억해보고 싶어요!
단촐한 악보지만 마빈 게이의 이 아름다운 곡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정말 많은 노력과 꿈이 담겨있는 악보들이네요.
오래전에 좋아서 카피한 음악들은 지금들어도 상당히 좋네요. 명곡이라는게 시간이 지나도 듣기 좋은 노래라고 하던데 저 노트에는 수많은 명곡들이 담겨있군요.
음표들이 엄청 귀엽네요 ㅋㅋㅋ말해주신대로 많은 노력과 꿈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이 노트 덕에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답니다:)
노래까지 찾아 들어주셨다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쁘네요. 좋은 음악은 언제 들어도 좋지요?!
스스로 무척 악필이라고 생각하는 제 음표들을 귀여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갈하게 프린트된 악보도 좋지만 나루님께서 한땀한땀 그리신 악보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악보를 그리며 그 노래를 그 뮤지션을 얼마나 더 가까이 하게되었을지...
악보를 컴퓨터로 그려도 무척 더딘 저로서는 특히나 수기 악보가 너무 귀해보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보니 손으로 그린 악보가 더 정겨워 보이네요. 실은 요즘은 모두 컴퓨터로 악보를 그리는데요. 깔끔하고 편리하지만 개성은 많이 사라지는 게 아쉽기도 해요. 곡을 쓸 때만큼은 아직까지 오선지를 고집한답니다. 가끔 수기로도 카피를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