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날|| #10 할머니와 리어카

in #kr-essay9 years ago (edited)

대문.jpg

오늘도 어김없이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내 앞에 파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가 비틀비틀 가고 있다. 이 리어카의 목적지이기도 한 고물상은 출퇴근길에만 두 개가 있다.
좁은 골목길이라 앞서기가 여유 치 않다. 그 움직임을 보며 나도 느릿느릿 걷는다. 뒤뚱이며 잘 가던 리어카가 갑자기 한쪽으로 푹 쓰러진다. 바퀴가 구덩이에 빠진 모양이다.
리어카는 구덩이를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몇 번을 꿈틀거리다 이내 구덩이로 다시 처박힌다.
나는 리어카 뒤에서 조용히 힘을 준다. 힘을 받은 리어카는 시원하게 구덩이를 빠져나온다.
"아이고, 고맙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이시는 할머니. 나 역시 고개를 숙여 대답을 대신한다. 구덩이를 나온 리어카는 다시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한다.

파지 줍는 노인들에게 무더운 날씨보다 무서운 건 비 오는 날이라고 한다. 파지들이 젖기 때문이란다. 젖은 파지들은 내다 팔 수 없다. 그러면 하루를 굶어야 할지도 모른다. 올해는 덥기도 덥거니와 비도 많이 왔다.
하루 이틀 사이로 날이 확 바뀌었다. 벌써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겨울은 순식간에 찾아온다. 추위는 또 다른 시련일 것이다. 더위와 달리 추위는 피할 길도 없다. 살을 에는 추위와 혹독한 바람에도 이 리어카는 이 골목을 지나가겠지. 내 앞에 저 느릿느릿한 리어카만이라도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할머니와 리어카를 위해 가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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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하셨군요. 겨울 되면 노인분들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가을이 더 길었으면 하는 마음이 예쁘시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더 힘드실 거 같아요. 여름은 그늘이라도 있지만 겨울은 그렇지 않을 테니까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아, 저한테 왜이러세요. ㅇ_ㅇ

저도 어제 이 댓글 다녀갔더라고요 ㅋ

가을이 정말 길~~~~~~었으면 좋겠어요. 할머니와 리어커를 위해서... ㅜㅜ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오늘 날씨만 같으면 조금은 덜 힘드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

짐 정리하면서 책이랑 옷이랑 한짐 고물상에 갖다준 적 있는데 7000원 받았어요.ㅇㅅㅇ;;;

7천 원이면 그래도 한끼 식사는 되겠네는데요. :)

7천원 인줄 알았는데 9천원 이었데요.ㅎㅎ
근데 아내랑 같이 먹어서 밥값이 11000원 나왔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9천 원이 아내분과의 식사시간을 내줬으니 더 한 값어치가 있네요. :)

주변을 잘 살펴보면 폐지줍는 분들이 참 많더라구요.
날씨가 좋은날도, 비가 오는 날도...
그냥 눈으로만 지나치지 않으신 @chocolate1st 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니에요. 저도 퇴근길에 우연히 보게 된 거라서. 생각 역시 그냥 든 생각이라 쑥스럽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파지 모으시는 분들의 고충을 잘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chocolate1st 님은 참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저도 심장을 좀 뎁혀야겠어요. :)

저도 잘 헤어리지 못해요. 그저 퇴근길에 보여서 그리 됐을 뿐입니다.
기부하시는 마음을 보면 이미 불이님의 심장은 따뜻하게 뛰고 있는 거 같은데요? :)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

초코님...마음이 정말 따뜻하십니다,
진작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번 가을은 정말 길었으면 하네요,
즐거운 주말 잘보내세요!!

그렇게 칭찬하시면 쑥스럽습니다. 헤헤.
기분 상 이번 가을은 빨리 온 거 같아요. 바람도 좋고. 혹시 오늘 하늘 보셨나요? 어찌나 높고 청명하던지.
야야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

초콜렛님 마음씨가 그대로 묻어있는 글이네요 :-)
여담인데, 군인 시절 재활용센터에 캔이랑 플라스틱을 옮기러
저희 소대가 나간적이 있었는데..
땡여름에 냄새도 많이 나고 일 하시는 주인 아저씨가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정말 힘드시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집에 에쿠스 타고 가시더라구요 ^_^;;
그 날 이후 꿈이 바뀌었습니다..

ㅎㅎ 설마 에쿠스를 타시는 게 꿈은 아니시겠죠? :)

멋진일을하고다니시네요 ㅠ 그나저나 비오는날이 가장힘든날이라는개념을 처음배웠네요 하루일당이 도루묵되니 ㄷㄷ

아, 아닙니다. 저도 퇴근길이 우연히;
저도 얼마 전에 안 사실입니다. 어디선지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요. :)

저도 시장에 살아서 파지 줍는 분들이 많습니다. 늘 볼때마다 힘드실 것 같아서 마음이 안쓰럽지만 그래서 힘을 내게 됩니다. 저분도 저렇게 열심히 사실려고 노력하시는데 나도 힘내야지 하면서요

그런 거 같아요. 저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데 요즘 좀 지치는 것도 같고 힘드네요. 그래도 부지런히 살아야죠.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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