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 애인을 잊고 싶습니까? : 영화 이터널 선샤인

in #kr7 years ago (edited)

누구나 잊고 싶은 전 애인이 있다.
( 없으면 당신은 행운아이다.)
기억을 잊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억회로를 지워주는 곳이 있다면 그 곳에 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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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여자친구 클레멘타인과 헤어진 조엘은 그녀가 자신을 라쿠나사라는 센터에서 자신과의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도 센터에 찾아간다.

하룻밤 동안 기계를 통해 그녀와의 기억을 하나하나 잊어가는 조엘. 그런데 어쩐지 기억을 지워가는 동안 그는 기억을 잊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녀와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하나씩 다시 경험하며 그는 기억들을 지워야 함을 뒤늦게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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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전 남자친구가 많이 생각났다. 그 동안 나는 걔를 ' 내 생일날에 안 온 남자애 ' 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 아이를 생각하면 나쁜 기억밖에 없었다.

난 이런 최면을 통한 망각(?) 을 하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최면 동영상을 찾아보기도 한 만큼 조엘이나 클레멘타인이 이해가 갔다.

그래서 난 영화를 보며 나에게 물었다. 정말 그 남자애와의 기억을 잊을 수 있다면 좋을까? 그 애와의 좋은 추억을 생각해봤다.

제일 좋았던 순간은 호텔 수영장에 몰래 들어갔을 때였다. 우리는 풍경이 좋다는 산 옆의 마을을 걷고 있었다.
산은 울타리가 쳐져 있었다.
" 여기 넘어보자!" 나는 신이 나서 말했다.
" 안돼 안돼, 그러지 마.." 걔는 걱정하듯 말했으나 난 이미 울타리를 넘고 있었다.
결국 그 애도 울타리를 넘었다. 그렇게 울타리를 넘고 걸은 뒤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호텔 수영장이었다.

호텔 수영장에 몸매 좋은 여자가 있었다.
" 와, 몸매 진짜 좋다!" 나는 감탄했다.
그 말을 듣고 그 애도 그 여자를 쳐다봤다.
" 어디 보니? " 나는 짐짓 화난 말투로 말했다.
그 애는 세상 억울한 말투로 " 아니.. 네가 먼저 말해서.." 라고 했다.
" 미안하면 나 들고 수영장 한 바퀴 돌아."
( 작은 수영장이었다.)

그 애는 날 들고 신나게 뛰어다녔다.
나는 " 달려라 !" 라 하며 즐거워했다.
그게 가장 즐거운 기억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며 난 그 애를 지워내고 싶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비록 나에게 빅엿을 선물하고 내가 걔를 차게 만들었지만, 즐거운 기억도 있었다는 걸 말이다.

사랑은 때로는 매우 귀찮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이런 순간들을 위해 사랑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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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Thank you for sharing :)

정말 재밌게 봐서 클릭해버렸네요 ㅎㅎ 많은 경험해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 더 많은 연애를 (?) 하겠습니다!

ㅎㅎㅎ 뭐래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답글이었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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