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20화

병사 : 뭘 쉬고 있나! 쉬고 있을 틈은 없다고!! 퀴모르 님의 말씀으로 공사 기간이 한 달 내로 줄었단 말이다!
남자 : 으으...
유리 : 뭘 하는 거냐?
병사 : 뭐냐? 네놈도 반항할 생각이냐!?
유리 : 우린 그렇게 말을 잘 듣진 못 해서 말이지.
에스텔 : 당신도 귀족이 될 수 있다는 얘기에 이 도시로 오신 건가요?
남자 : 예, 예... 여러분도 그런 거군요.
카롤 : 그 이야기 말인데...
유리 : 쓸데없는 이야긴 그만하고 어서 위로 돌아가는 편이 좋지 않겠어?
남자 : 아, 예, 그랬죠. 친구한테 무사한 것을 알려야만. 정말 감사합니다.
리타 : ...지금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언젠간 알고 충격을 받을 건 똑같아.
유리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도 여기서 오래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리타 : 흥,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에스텔 : ......
주디스 : 어머나? 아까 그 사람들이네.
에스텔 : 거기다 붉은 눈 무리도 있어요...!
유리 : 퀴모르가 붉은 눈 패거리의 새로운 의뢰인인 모양이군.
카롤 : 저기 혹시, 저 이상한 말을 쓰는 사람이 빨간 눈들의 보스 아닐까?
유리 :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퀴모르 : 게으름 피우지 말고 일해! 이 천민이!
티글 : 으, 으으...
카롤 : 어, 저거 봐... 티글 씨야...
퀴모르 :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마, 자 일해라, 일하라고!
카롤 : 아, 잠깐만...

퀴모르 : 누, 누구냐! 유리 로웰! 어떻게 여길!? 고, 공주님도...!
에스텔 : 당신 같은 사람에게 기사를 칭할 자격은 없어요! 힘으로 제국의 위신을 과시하는 듯한 방식은 틀린 것이에요. 그 무기를 당장 버리세요. 속여서 끌고 온 사람들도 당장 풀어주세요!
퀴모르 : 세상 물정 모르는 공주님은 없애버리는 게 편하겠군. 이상만 늘어놓고 구역질 난다고!
유리 : 기사단장이 되겠다느니 하면서, 망상에 잠긴 놈이 못하는 소리가 없군.
티글 : 다, 당신은...
에스텔 : 이젠 괜찮아요.
퀴모르 : 예거! 해치워버려!
예거 : 예스, 마이 로드. 유에게 원한은 없지만, 이것도 비지니스입니다... 꽤 스트롱하군요.
기사 : 퀴모르 님! 프렌 부대가 왔습니다!
에스텔 : 프렌이...!
퀴모르 : 어서 쫓아버려!
기사 : 틀렸습니다. 아래를 조사해보겠다며 밀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퀴모르 : 아랫마을 출신의 철면피 놈...!
예거 : 고슈, 드루아트.
고슈 : 네, 예거 님.
드루아트 : 겨우 저희 차례네요~
예거 : 여기는 이스케이프 하는 편이 베터, 오케이~?
카롤 : 우왓... 뭐야, 이거!?
고슈 : 자, 이쪽으로.
드루아트 : 도망쳐라, 도망쳐~! 얼른 도망쳐~!
퀴모르 : 다음에 만나면 그냥 안 둘 테다!

주디스 : 흔해빠진 대사네.
에스텔 : 어서 쫓아가야 해요!
카롤 : 기다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티글 씨를 구해내는 거라고!
에스텔 : 하지만...
리타 : 당신들 일은 잘 모르겠지만 쫓을 거야? 말 거야?
프렌 : 꼼짝 마라! 거기까지다!
유리 : 오, 좋을 때 왔군.
프렌 : 유리냐...!?
유리 : 설 수 있겠어?
티글 : 아, 예...
유리 : 미안하지만 마지막까진 못 챙겨주게 됐어. 스스로 돌아가줘. 부인하고 애한테도 안부 전해주고.
티글 : 고, 고맙습니다.
주디스 : 쫓을 거지?
유리 : 그래. 여기는 이제 프렌이 정리해줄 테니까. 카롤, 이거면 되겠지?
카롤 : 그러자. 에스텔이 당장에라도 뛰어갈 것 같으니까.
에스텔 : 미안해요.
리타 : 정말! 쫓아가기로 결정했다면 빨리 가자고!
에스텔 : 네.
프렌 : 기다려, 유리!
유리 : 여기 뒤처리는 맡기마!
프렌 : 에스테리제 님! 역시, 당신에게 이런 위험한 여행은... 큭.
[톨바키아 대륙 중앙부 숲속]
에스텔 : ...보이질 않네요...
리타 : 결국, 놓쳐버린 모양이네.
카롤 : 여긴 어디쯤일까?

주디스 : ...톨바키아 중앙부의 숲이네. 트림 항구는 여기에서 동쪽에 있을 거야.
유리 : 헬리오드로 돌아가기보다는 이대로 항구로 가는 편이 낫겠어.
에스텔 : 어? 퀴모르는 어떻게 하고요!? 내버려 둘 건가요?
주디스 : 페로를 만나는 게 당신의 여행 목적인 줄 알았는데.
에스텔 : 그, 그건...
주디스 : 당신의 응석에 맞춰주는 길드였나? 브레이브 베스페리아는.
에스텔 : ...미, 미안해요. 저도 그럴 생각은...
유리 : 뭐, 진정하자고. 거기다 프렌도 왔잖아. 녀석한테 맡겨두면 걱정 없어.
리타 : 잠깐, 페로라니? 브레이브 베스페리아? 설명해줘.
레이븐 : 그래 그래, 설명해달라고.
리타 : 자, 잠깐. 뭐야 당신!?
레이븐 : 뭐야, 천재 마도사 소녀. 벌써 잊어버린 거야? 레이븐 님이잖아.
리타 : 뭐냐고 당신.
레이븐 : 그러니까 레이븐 님... 이거 참, 무서운 꼬맹이라니까...
유리 : 그래서? 뭐 하는 건데.
레이븐 : 너희가 너무 기운차니까 아저씨가 이런 데까지 오게 돼버렸지 뭐냐.
카롤 : 무슨 뜻이야?
레이븐 : 뭐, 트림 항구에서 숙소라도 잡고 일단 느긋하게 쉬자고. 거기서 제대로 말해줄 테니. 아저씨가 배가 고파서...
유리 :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수도 없으니 뭐. 일단 트림 항구로 가자는 건 나도 찬성이야.
주디스 : 그럼, 트림 항구로. 그렇게 결정된 거지?
에스텔 : 네, 상관없어요. 미안해요, 억지 부려서.
유리 : 그럼 갈까.

[항구도시 카푸아 트림]
카롤 : 바로 얼마 전에 왔었는데, 왠지 조금 그립네.
레이븐 : 감격에 젖어있지만 말고, 숙소 잡자고~ 배고프다~
유리 : 알았어, 알았어.
[여관 폴룩스 T]
유리 : 그랬군. 유니온 쪽에서도 제국의 공주님이 밖을 돌아다니는 걸 알면서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건가.
에스텔 : 돈은 이미 알고 있는 거군요. 제가 다음 황제 후보라는 것을요.
레이븐 : 맞아 맞아. 그래서 돈이 에스텔을 지켜보라고 시키더란 말이지.
카롤 : 감시라는 거야? 왠지 기분 나쁘지 않아?
에스텔 : 그런 건가요?
카롤 : 어라...? 나만 그런 거야?
레이븐 : 뭐 아무튼 말이다. 쫓아와 보니 갑자기 또 이상한 일에 참견하고 있고, 아저씨가 따라오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카롤 : ...그래도, 어째서 에스텔을?
리타 : 제국과 유니온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몰라.
유리 : 서로 속셈을 살피려는 참이니까. 움직임을 파악해두고 싶은 거지.
리타 : 그리고 너희는 페로라는 걸 쫓아 코고르 사막으로 가겠다는 거네.
에스텔 : 네.
리타 : 사막이 어떤 곳인지, 알고는 있어?
카롤 : 덥고 메마르고 모래만 있는 곳이잖아.
리타 : 쉽게도 말하네. 그렇게 쉬운 데가 아니라고.
에스텔 : 일단 가까운 곳까지 모두와 같이 가려고 생각해요.
리타 : 그 다음은?
에스텔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페로의 행방을 물으려고요.
리타 : ...딴지 걸고 싶은 점은 잔뜩 있지만... 성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졌다, 뭐 그런 건 아니지?
에스텔 : 어... 그건.

레이븐 : 아저씨로서는 성으로 돌아가 주는 편이 고마운데.
에스텔 : 미안해요. 전 알고 싶어요. 페로가 했던 말의 진의를...
레이븐 : 뭐, 데즈엘 대륙이라면야 마침 잘된 일이긴 한데.
주디스 : 어째서?
레이븐 : 돈의 심부름으로 노드폴리카에 가야 하거든. 베리우스에게 편지를 전하라던가.
카롤 : 우와, 거물이네.
에스텔 : 노드폴리카를 다스리는 투기장의 보스셨죠?
카롤 : 정확히는 두체(통령) 라고 하지만.
주다스 : 그 편지의 내용, 알고 있어?
레이븐 : 응. 단그레스트를 습격한 마물에 관한 일이야. 너희가 쫓고 있는 페로라는 녀석. 베리우스라면 그 마물에 대해서 알고 있을 거라 하더라고.
유리 : 이거, 우리한테도 베리우스라는 자와 만날 가치가 생겨났는데.
에스텔 : 그렇네요.
레이븐 : 그러니 아저씨도 같이 좀 데리고 가주라.
카롤 : 알았어. 하지만 같이 있을 땐 제대로 브레이브 베스페리아의 규칙에 따라줘야 해.
레이븐 : 알았어, 알았어~ 그렇다고는 해도, 그쪽 길드에 들어가겠다는 건 아니니 그 점은 잘 부탁한다고.
에스텔 : 어째서 브레이브 베스페리아에 들어올 수 없는 건가요?
카롤 : 동시에 2개 이상의 길드에 소속되는 것은 금지사항이거든. 레이븐도 일단은 알트스크의 일원이니까.
레이븐 : 일단이라는 건 또 뭐야.
리타 : 이야기 끝났지? 그럼 난 슬슬 잘래.
에스텔 : 네... 리타는, 어떻게 할 생각일까요?
유리 : 글쎄다.
주디스 : 내일 출발까지는 자유행동으로 알면 될까?
카롤 : 응, 그러네. 내일이 되면 항구로 가보자.

리타 : 너, 진짜로 에스텔을 페로라는 거하고 만나게 할 생각이야?
유리 : 뭐, 그렇지.
리타 : 그 애, 그 녀석한테 독이라는 말도 들었다면서?
유리 : 맞아.
리타 : 그런 말을 들으면 신경 쓰지 말라는 게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황위 계승의 권력다툼에서 너무 눈을 돌리게 만드는 것도 쟤를 위한 행동이 아니잖아.
유리 : 걱정하는구나?
리타 : 무, 무슨 소리야. 사실이잖아.
유리 : 뭐 그렇긴 하지.
리타 : 그러면!
유리 : 성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리타 : 응, 나는 그렇게 생각해.
유리 : 저 녀석이 정한 거야. 진짜로 어떤 길을 택할지는 스스로가 찾아낼 수밖에 없어.
리타 : 페로인가 하는 거랑 싸우게 될지도 모르잖아? 죽으면 찾아내고 자시고도 없잖아.
유리 : 죽게 놔두진 않아. 그걸 위해 우리가 따라가는 거잖아.
리타 : 그만 됐어.
유리 : 왜 그래, 보스.
카롤 : 으음, 그 호칭. 왠지 묘한 느낌이란 말이지.
유리 : 보스는 보스잖아. 그럼 뭐라고 부르랴?
카롤 : 뭐라고라니... 평소 부르는 호칭으로 괜찮아. 왠지 실감이 안 나거든, 그거. 유리한테 그렇게 불리는 것도 좀 쑥스럽고.
유리 : 조금씩 익숙해질 거야.
카롤 : 그런 걸까...
유리 : 글쎄다, 길드에 대해서는 나보다 네가 더 많이 알잖아?
카롤 : 그러네... 보스는 말이야, 길드의 중심에 당당히 서 있지 않으면 안 돼. 내가, 그렇게 훌륭해질 수 있을까...?

유리 : 뭐 처음부터 보스답게 행동하라는 것은 무리지. 일단은 길드로서 일을 한 건 해내는 게 먼저잖아?
카롤 : 맞아. 일단 에스텔을 확실히 페로랑 만나게 하고서... 근데 만날 수 있을까?
유리 :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길드가 할 일이야. 만나지 못하면 보수는 받을 수 없고, 신뢰도 얻을 수 없지. 그뿐인 이야기야.
카롤 : 처음부터 난이도가 높은 일을 골라버린 거 아닐까...?
유리 : 그쪽이 하는 맛이 있잖아. 얻는 것도 그만큼 클 테고... 잘 해보자.
카롤 : 으, 응...
주디스 : 어머나? 혹시 그 퀴모르라는 사람을 찾으러 가려고?
유리 : 단순한 산책이야. 그러는 주디야말로 어딜 갔다 온 건데?
주디스 : 나도 단순한 산책.
유리 : 아까 에스텔에게 했던 말을 신경 쓰는 건 아니겠지.
주디스 : 아까 했던 말?
유리 : 거 있잖냐, 에스텔한테 한 소리 한 거...
주디스 : 아아, 그건 미안해. 당신이 나설 자리를 뺏어버려서.
유리 : 나설 자리? 딱히 뺏긴 기억은 없는데...
주디스 : 당신도 그 애한테 나와 같은 말을 해줄 생각이었잖아?
유리 : 뭐야, 다 알고 있었나. 사과할 정도의 일은 아니야.
주디스 : 그래...
유리 : 에스텔에게 따갑게 대한 걸 신경 써서, 지금 퀴모르를 찾으러 갔다 온 거 아니야?
주디스 : 아니야.
유리 : 흐~음...
주디스 : 의심하는 거야?
유리 : 보기보다 훨씬 남을 배려할 것 같길래.
주디스 : 그렇지도 않아.
유리 : 뭐, 상관 없지만.
주디스 : 당신이야말로 찾으러 안 가?
유리 : 말했을 텐데, 난 그냥 산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