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III 파트2 14화

[블랙 레이븐 기함]
살라딘 : 제 성급한 행동으로 여러분께 폐를 끼친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제게는 수행할 임무가 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저는 이번 일을 마지막으로 길드 연합의 수장 자리를 그만 두려 합니다.
리차드 : 살라딘이 왜 블루 버드를 쫓고 있었는지는 알았으니 이제 다들 이해하겠지.
마리아 : 다행이에요. 당신을 믿고 있었습니다, 살라딘.
유진 : 하긴 우리와 함께 일하며 자신의 임무를 팽개치고 도망가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엠블라 : 어쨌든 이제 그는 더 이상 길드 연합에 머무를 수 없겠군요. 빨리 다음 수장을 뽑는 게 좋겠어요. 살라딘, 당신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수장이 아니에요. 어차피 모두를 배신하고 한 번 나간 걸로 당신의 수장 자리는 사라진 셈이니까.
리차드 : 엠블라, 아직도 기분이 상한 건가?
유진 : 하지만 그녀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번 일로 길드 연합의 길드장들은 살라딘에 대해 이래저래 의심을 품고 있으니까요.
살라딘 : 알겠습니다. 어차피 이번 임무를 끝내고 그만 둘 생각이었으니 전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엠블라 : 흥, 말은 잘하는군요.
마리아 : 아무래도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군요.
유진 : 하지만 아까까진 살라딘을 계속 걱정하고 있었는데. 하여간 여자들이란...
리차드 : 어쨌든 이럴 때가 아니네. 서두르지. 베델 놈들이 오기 전에 준비할 것이 산더미 같아.
살라딘 : 미안하오. 아직도 화가 안 풀렸소?
엠블라 : 화를 낸 게 아니에요. 아까 내가 한 얘기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에요. 이제 와서 다시 블랙 레이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건 아니겠죠?
살라딘 : 그렇진 않소. 단지 아직 내게 나쁜 감정이 남아있다면 풀어주길 바랄 뿐이오.
엠블라 : 나쁜 감정? 오해 말아요. 당신에게 그런 감정 따윈 전혀 없어요. 이제 와서 그런 걸 느낄 이유도 없구요.
살라딘 : ...내가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군.
엠블라 : 그냥 그렇게 있으면 돼요. 당신이란 존재한테 더 이상 신경 안 쓰기로 했으니까.

닥터K : 사랑 싸움도 적당히 하라구. 좋으면 좋다고 하지 뭘 그렇게 튕기나, 안 어울리게. 꼭 옛날의 아이린과 프라이오스를 보는 것 같구만.
엠블라 : 돌아오긴 돌아왔나 보군요. 얘기만 들었는데.
닥터K : 이런, 오랜만에 스승을 만나는데 태도 하고는.
엠블라 : 필라이프에 간다더니 정작 거기서는 코빼기도 안 보이더군요. 게다가 리차드 이름까지 팔아먹었다면서요? 하여간 당신다워요. 왜 어머니가 당신 같은 사람과 함께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네요.
닥터K : 쯧쯧, 하여간 생긴 것도 입 놀리는 것도 아이린하고 똑~같다니까. 어른을 공경할 줄 알아야지. 아이린이 그러는 거면 몰라도 그 딸한테까지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아.
엠블라 :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대체 리차드 흉내를 내면서 아버지 연구 자료는 왜 훔치려고 했던 거죠?
닥터K : 오해 말게. 난 단지 아이린의 영자학 연구 자료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야. 다른 연구 자료를 훔치려 했던 건 프라이오스를 골려 주려 그랬던 것 뿐이라구.
엠블라 : 정말 나이 값도 못 하고 다 늙어서 무슨 추태에요.
리차드 : 하하하, 여전히 두 사람은 재미있군. 적당히 좀 하지 그러나. 오랜만의 재회인데.
닥터K : 하여간 내가 엠블라 등쌀에 연구소에 붙어있을 수가 있어야지.
엠블라 : 흥, 어차피 남의 연구소에 빌붙어 있는 주제에 뭘 그래요.
리차드 : 너무 그렇게 몰아세우지만 말게. 사실 이번에 베라모드와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여러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으니깐 말이야...
엠블라 : ...?
닥터K : 어떤가? 이래도 내가 나이 값도 못 하는 주책바가지 늙은이라고 비웃을 테냐?
엠블라 :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세계를 살리다니...
닥터K : 그게 꼭... 나쁜 방법만은 아니네. 레마누 교의 마에라드처럼 전 인류를 하나로 모아 신세계로 인도하는 게 아닌가.
살라딘 : .....

[샤이닝 스타호]
죠안 :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응...
죠안 : 아직도 형 생각을 하고 있어요?
크리스티앙 : 왠지 여러 가지 옛날 일이 생각나서 말이야...
죠안 :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아까는 분명 당신이 사람을 잘못 본 걸 거에요. 이 세상에 닮은 사람이야 얼마든지 있잖아요.
크리스티앙 : 그래... 알고 있어...
죠안 : 그나저나 연락을 계속 하고 있긴 한데 살라딘은 지금 상당히 바쁜 모양이에요. 우리가 베라모드를 찾으러 다니는 사이, 그에게도 뭔가 일이 있었나 봐요.
크리스티앙 : 살라딘은 아무래도 뭔가 해답을 쥔 것 같았지. 그래... 지금은 이렇게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우리의 임무를 끝내고...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야겠지.
죠안 : 그래요...
크리스티앙 : 이럴 때 혼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그때, 안타리아에 남지 않고 함께 와줘서 정말 고마워, 죠안.
죠안 : 그런 말 말아요... 난 당신의 파트너잖아요.
[퉁 파오의 기함]
퉁 파오 : 그래, 이 바보들아. 군량은 그 정도면 됐다. 기함 호위는 2배로 늘리고, 그래. 기함에 들어갈 미사일이 모자라잖아. 버러지 같은 놈들, 준비 똑바로 못해!!! 헛... 읍... 읍...
미셸 : 괜찮으세요?
퉁 파오 : 건들지마! 윽... 하악, 후... 후... 괜찮군. 왜 갑자기 폐가 결렸던 거지... 하아... 거기 똑바로 못해!!! 출발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단 말이야! 서둘러, 서둘러!!

[블랙 레이븐 기함]
크리스티앙 : 여어... 살라딘!
살라딘 :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아직 일은 안 끝났겠지? 하지만 우린 그때 당신이 하려던 얘기가 더 급하니까. 가능한 한 짧고 간단하게 요약해서 들려 주겠어?
살라딘 : 앙그라 마이뉴와 안타리아에 대한 진실 말인가?
크리스티앙 : 그래.
살라딘 : 글쎄... 시간이 될 지 모르겠는데... 일단 그 생각의 출발은 우리가 알아온 모든 진실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하네.
크리스티앙 : 진실의 부정?
살라딘 : 그래. 안타리아라는 세계가 살아 남기 위한 조건. 과연 베라모드가 추구한 앙그라 마이뉴는 무엇이었는가. 우리는 왜 이 세계로 왔나...
크리스티앙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살라딘 : 말하자면, 앙그라 마이뉴라는 걸 베라모드의 입장에서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지.
크리스티앙 : 이제 와서 베라모드의 입장을 따져야 하는 이유가 뭐지? 베라모드는 단순히 우리의 적일 뿐이야. 안타리아의 미래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아르케' 를 먼저 생각하는 아르케 인이었다고!
살라딘 : 그 점이 맹점이야. 아르케는 과연 안타리아와 공존할 수 없는가? 아르케와 안타리아의 관계는 무엇인가? 과연 '창세비록' 에 나온 신들의 진실에 대한 인식은 옳았는가. 여기서 한 가지 예상 밖의 증거가...
오퍼레이터 : 비상! 비상! 미확인 물체 다수 접근 중!
리차드 : 살라딘! 아르케 놈들이 워프해서 나타났네!
유진 : 어마어마한 숫자로군.
마리아 : 이게 베델들이 모든 힘을 모은 결과인가요?
엠블라 : 아직까지 계속해서 숫자는 늘어나고 있어요. 일부는 이쪽을 향해 순항모드로 변형! 약 22시간 뒤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살라딘 : 이런... 크리스티앙, 미안하네. 이번 전투가 끝나면 자세히 얘기 해주지. 내 얘기를 들으면 자네도 아마 날 이해하게 될 거야.
크리스티앙 : ...알겠어. 지금의 얘기 갖고는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으니까.

[행성 라그]
리차드 : 적들의 숫자는 어떻게 되나?
엠블라 : 기함3, 대형전함 12, 중형전함 40, 소형전함 300 입니다.
살라딘 : 대단하군... 병력 면에서는 전혀 상대가 안 되겠는걸.
유진 : 지금, 적의 지상병력이 라그 표면으로 워프해 왔습니다!
리차드 : 양동 작전이군. 침입한 지상병력의 종류는 뭔가?
유진 : 아델룬. 대량의 아델룬 부대입니다!
엠블라 : 더 이상 우주에서 아델룬들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이군요.
살라딘 : 지원을 해온 리치의 레이토스 길드라면 아델룬들과 싸울 수 있는 지상전 능력이 있어요! 그들과 내 친구들인 크리스티앙, 죠안을 지상으로 내려보내서 방어하게 합시다!
[아델룬 전함]
살라딘 : 자, 이제 3번째 목표로 갑시다. 어디로 가면 되지?
엠블라 : 3번째는... 잠깐만요... 블랙 레이븐이 공격 받고 있어요.
살라딘 : 뭐라고? 블랙 레이븐은 쉽게 공격 받을 수 없는 구조 아닌가?
엠블라 : 그런데... 적이... 전함 내부로 침입한 모양이에요. 믿을 수 없어. 저들도 아지다하카 전술을 쓰고 있는 것 같군요.
리차드 : 서둘러 기함으로 돌아가게. 만약 기함이 점령된다면 아지다하카 전술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끝장일세!
살라딘 : 알겠습니다... 각 길드 연합원들에게 알린다! 현재 모선 블랙 레이븐이 공격을 받고 있으니 가능한 한 서둘러 모선으로 돌아와주기 바란다.
마리아 : 그게 무슨 소립니까, 살라딘?
살라딘 : 말 그대로야. 이대로라면 우리 쪽이 먼저 전멸 당할 거야! 모선이 공격 당하고 있으니 빨리 도와줘!
마리아 : 알겠습니다.
[블랙 레이븐]
레오파드 : 이봐. 거기 꼼짝 말고 있으라고. 이미 우리는 너희를 모두 겨냥한 상태니까.
살라딘 : ...당했군.
엠블라 : ......

[행성 라그]
죠안 : 오래간만이군요, 제이슨.
제이슨 : 자네들도 여전하군 그래.
크리스티앙 : 젠장... 죠안, 우리가 왜 이런 일에 말려들어야 하는 거지?
제이슨 : 하하하... 그 성격은 여전하군. 어쨌든 자네들이 도와줘서 다행이네. 우리들도 사실 아르케 중앙 정부에 소외된 사람들이라서 이번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네.
크리스티앙 : 쩝... 어쨌든, 살라딘 녀석... 오랜만에 만나서는...
제이슨 : 살라딘이라... 블랙 레이븐은 이제 우리같은 야인들에게는 전설같은 이름이 되었지. 혜성처럼 나타나 아델룬 녀석들에게 패배만을 안겨주었으니... 우리들로서는 정말 통쾌한 일이야.
크리스티앙 : 흥! 우리 임무는 도외시하고 영웅 놀이나 하고 있었다니!
제이슨 : 일각에서는 전설적인 구세주인 [마에라드] 의 현신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더군.
죠안 : 마에라드...
제이슨 : 고대 아르케 신화에 나오는 존재로 세상이 어려울 때 모노리스에서 보내준다는 구세주를 뜻하네.
죠안 : 모노리스...
제이슨 : 어쨌든,아군의 방전탑과 바리케이트를 의지해서 아델룬들의 공격을 막아내도록 하세나.
죠안 : 하아~ ...겨우 끝이 났군. 응...?
마리아 : 그게 무슨 소립니까, 살라딘?
살라딘 : 말 그대로... 우리 쪽이 먼저 전멸...
죠안 : ...살라딘이 위험해.
살라딘 : 빨리 도와줘!
크리스티앙 : 이 목소린... 살라딘? 죠안, 어떻게 된 거야?
죠안 : ...알겠습니다, 살라딘.
크리스티앙 : 죠안...!? 죠안이 워프를 하다니... 이봐, 거기 누구 워프할 줄 아는 사람 없어?

[블랙 레이븐]
살라딘 : 대단하군... 베델들도 아지다하카 전술을 쓸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레오파드 : 너희들의 전술을 꽤 연구해 봤지. 하지만, 정말 감탄할 만한 워프 컨트롤 능력이야. 솔직히 우리도 그 정도의 능력은 없어. 그래서, 다들 목숨을 걸고 개인 워프를 시도했지.
엠블라 : 그러면 많은 인명이 희생될 텐데.
레오파드 : 이 배로 워프를 시도한 에스퍼들 중 50%가 워프 실수로 목숨을 잃었다. 그 정도로 희생자가 많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 말야. 그래도 덕택에 이 배를 차지할 수 있게 됐으니 다행 아닌가? 덤으로 배를 구하려고 돌아오는 너희들도 이렇게 잡을 수 있었고. 자, 깨끗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주지. 사격 준비!
살라딘 : ...!
레오파드 : ...!?
죠안 : 챠아앗! 아악!
리차드 : 흩어져! 적들을 각개격파한다!
레오파드 : 사격중지! 저 뒤에 있는 진짜 적들을 쏴라! 쳇... 두고 보자!
죠안 : 살라딘... 무사한가요...
살라딘 : 나는 괜찮소. 죠안, 당신이야말로... 이게 어떻게 된 거요. 왜... 왜 여기까지 와서...
죠안 : 다행이에요... 으윽... 생각났어요... 내... 진짜 임무... 하지만... 왜 하필... 으윽...
엠블라 : 말을 하지 말아요. 상처가 벌어지겠어요. 되든 안 되든 치료를 해볼 테니...
죠안 : 괜찮아요...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과 연결시켜줘요...
크리스티앙 : 죠안! 죠안이야? 기다려, 지금 그 쪽으로 워프할 테니까! 뭐? 불가능하다구? 시끄러, 하라면 해. 안 그러면 널 죽여버릴꺼야!
죠안 : 뭐 하는 거에요, 크리스티앙? 난 괜찮아요. 위기에 빠진 살라딘 일행들을 멋지게 구했다구요. 이쪽은 상황이 정리됐어요.

크리스티앙 : 정말이야, 죠안? 농담하는 거 아니겠지?
죠안 : 이 상황에서 농담이 나와요. 살라딘, 당신이 뭐라고 한 마디 해줘요.
살라딘 : 죠안...
죠안 : 제발... 부탁이에요.
살라딘 : 정말이네. 죠안... 덕택에 우리는 목숨을 건졌어.
크리스티앙 : 우주공간에 있는 사람을 부르면 될 걸 왜 하필 지상에 있는 사람을 불러! 이번 전투가 끝나면 가만 두지 않겠어.
죠안 : 그러지 말아요, 크리스티앙...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것 아닌가요...
크리스티앙 : 지금 내려올 거야? 이쪽은 아델룬의 잔존 병력들을 쓸어버리고 있는데.
죠안 : 미안해요. 피곤해서... 기함에서 좀 쉬다 갈게요.
크리스티앙 : 그래! 그럼 내가 싹 정리하고 그리로 올라갈게. 조금만 기다리라구!
죠안 :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응?
죠안 : 사랑해요...
크리스티앙 : 뭐... 뭐야... 다들 듣는데...
죠안 : 대답... 안 해줄 거에요...?
크리스티앙 : 나...나도 사랑하고 있어... 끊을게. 이따 봐!
살라딘 : 죠안! 정신차려, 죠안!
죠안 : (당신과...함께 살고 싶었어요...)

제9차 아수라 프로젝트. 오차율 1.5% 수정완료.

[퉁 파오의 기함]
리차드 : 여기가 퉁파오의 모선인가?
살라딘 : 내부가 거의 블랙 레이븐과 흡사하군요.
리차드 : 블랙 레이븐 자체가 본래 퉁파오의 모함으로 제작된 기체니까 비슷할 수 밖에 없겠지.
엠블라 : 어쨌든, 덕분에 쉽게 중앙부로 침투할 수 있었군요.
리차드 : 희생된 죠안을 위해서라도 이 전투는 반드시 승리로 이끌수 밖에 없네.
살라딘 : 자, 그럼 남은것은 퉁파오인가...
퉁 파오 : 네놈이 블랙 레이븐?
살라딘 : 그렇다.
퉁 파오 : 이 퉁파오님의 힘을 보여주마! 공격 개시! ...이런 건방진 녀석들! 두고 보자! 전군 후퇴!
프라이오스 : 우리는 싸워 보지도 않고 끝났군.
데미안 : 어차피 후방 지원대였으니까요.
프라이오스 : 퉁 파오가 기함을 몰고 지나치게 앞으로 나섰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도 옛날만큼의 위력은 없는 듯 하군.
데미안 : 그렇지만... 정말로 베델을 패퇴시킬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프라이오스 : 그래도 네 누나가 일 하나는 정말 잘하지 않느냐. 성격은 아이린을 빼 닮아서 뭐 같지만...
데미안 : ...이대로 누님을 내버려둬도 괜찮겠습니까?
프라이오스 : 괜찮을 게다.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잘 해왔으니까. 그만 돌아가자. 아마도... 이번 일로 보건대 퉁 파오의 치세는 오래가지 못할 게야.
데미안 : 예. (살라딘... 당신과 만나 할 얘기가 있었는데.)

크리스티앙 : 뭐야, 뭐야 이건!... 날 놀리려고 장난 치는 건 아니겠지? 우린 이겼잖아? 그런데 왜... 왜 이런... 죠안, 일어나, 일어나라구. 피곤하니까 잠시 쉬겠다고 했잖아. 제발... 일어나. 내가... 내가 어떡하면 되겠어...
살라딘 : 크리스티앙... 욱!
크리스티앙 : 너 때문이야, 이 나쁜 자식! 네 잘못으로 위험에 처했으면 곱게 죽어버리지 왜 엉뚱한 사람까지 끌어들여! 끌어 들이려면 근처에도 많았는데, 왜 하필 멀리 떨어진 죠안을 불렀어! 기껏 불러서는 총알받이로 썼다면서? 저리 꺼져, 내 눈앞에서 사라져! 안 그러면 죽여버리겠어!!
엠블라 : 왜 이래요? 분명히 죠안이 죽은 건 우리의 위기를 막아주기 위해서 였지만, 살라딘 때문은 아니라구요! 살라딘은 죠안을 부른 적도 없는데 왜 생사람 잡으려고 하는 거에요?
살라딘 : 미안하다. 할 말이 없다. 네가 나를 죽여서 분이 풀린다면 그렇게 해라.
크리스티앙 : 죠안... 이제 돌아가자... 우리 너무 지쳤어... 그렇지? 돌아가서... 푹 쉬자... 아무도 찾지 않는 우리 집으로 가서... 저녁반찬은 뭘로 할까? 네가 좋아하는 걸로 해줄게. 내가 한 요리, 한 번도 못 먹어봤지? 요리에 와인을 한 잔 곁들이면 좋을 거야. 후식은 뭐가 좋을까... 부탁이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죠안...
[죠안의 무덤]
크리스티앙 : 편하니...?
아슈레이 : 저런 저런 저런... 그러면 안 돼죠.
크리스티앙 : 넌... 아델룬의 대장!?
아슈레이 : 기억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오호! ...저런... 친하신 분이 돌아가셨나 보군요.
크리스티앙 : 더 이상 다가가면 죽인다!
아슈레이 : 성질도 급하시긴. 난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온 겁니다. 배신자 살라딘에 대해서...
크리스티앙 : 배신자 살라딘...?

아슈레이 : 원래 나와 살라딘은 잘 아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투에서 아델룬들이 너무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사실은 그 자와 내가 맺은 모종의 계약 때문에 그런 거였죠. 그런데 그 자가 나를 배신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그 덕택에... 저 아가씨도 무덤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크리스티앙 : 그게... 무슨 소리지...?
아슈레이 : 우리 어디 조용한 장소로 가서, 천천히 이야기 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크리스티앙 : ......
[비렌디아 식물원]
살라딘 : 내가... 죠안을 부르지만 않았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게 어떤 아픔인지 잘 알면서... 내가 크리스티앙에게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고 말았어... 셰라자드...
엠블라 : 괴로워하고 있군요.
살라딘 : 엠블라...
엠블라 : 하지만 그건 당신의 책임은 아니에요. 죠안... 이었나요. 하여간 그녀가 운이 나빴다고 할 수 밖에... 어쨌든 우리는 모두 그녀에게 목숨을 빚진 셈이에요. 하지만 그녀는 이미 없으니... 살아남은 자는, 살아남은 자의 역할을 다 해야겠죠.
살라딘 : ...크리스티앙에게 정말 미안하오. 그 자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게 만들었어. 적어도 그런 고통은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는데...
엠블라 : 살라딘...
살라딘 : 이번 일을 끝으로... 동료들과 함께 임무를 끝마치려 했소. 하지만... 하지만 이젠 다 틀린 것 같군.
[프라이오스의 비밀 연구소]
데미안 : 분명 이것들은... 라이트 블링거에서 꺼내온 게 분명해. 그리고 나도... 라이트 블링거에 있었다는 거겠지. 여긴 아르케인데 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것도... 그 안에 있었던 거겠지. 디자인이 비슷해... 메인 컴퓨터인가, 뭔가 암호가 걸려있는 것 같군. 하지만 대략의 정보는 볼 수 있어... 이건... 라이트 블링거, 탑승자 리스트...?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어. 안타리아는 대체... 어떻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