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너와 만난 자리에서 - 1. 이세계

in #kr6 years ago

3.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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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가 미동을 안한다. 물고기는 강 안에 있는데 물 생각이 없다. 최근 들어서 낚시가 쉽지 않았다. 분명 안에 물고기가 있는데 이상한 물건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번에도 왠 힐링포션이 걸려서 나왔다. 이러기도 쉽지 않을텐데...

이계인들이 난입하면서 아틀라스는 점점 엉망이 되고 있었다. 마을에서 살던 주민들도 더미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서 지낼 정도였다. 더미는 이계인들에게 여러 쓸모없는 정보도 주고, 더불어 삥 뜯기에도 괜찮은 역할을 했다. 약장수 "힐더"는 꽤 돈을 벌었다고 자랑했다. 힐링 포션을 좀 싸게 팔면 돈이 된다나 어떻다나. 대신 숲지기 "자크"는 완전 울쌍이었다. 이계인들이 여러 마계 짐승들을 끌고 왔다고 난리였다.

세계가 완전 난장판이 되었다. "홀던 왕세자"의 계획이 이런건가 싶었다. 어떤 계약을 맺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원주민인가?]

옆에 한 사람이 섰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은 것을 보니 꽤 고가 장비를 차고 있는 것 같다. 낚시 찌는 움직이지 않았다.

물 흐르는 소리가 주변을 감쌌다. 그도 낚시찌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지만 무슨 속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계인이면 갑자기 나를 공격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름이 뭐에요?]

생각보다 젠틀하다.

[카시아. 당신은?]
[ming5570.]

저게 이름이라고? 이계인이구만. 싸울수도 있을 것 같다. 준비를 해야겠는데... 지금 마땅한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없었다. 때리면 그냥 맞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포션을 준비해야하나? 부활 포션이라도 있어야 하나?

[카시아, 여기서 낚시가 잘 되나요?]
[글쎄, 물고기를 낚을 생각이면 포기하세요. 요즘은 이상한 것만 잔뜩 올라오거든요.]
[배낭에 있는 것들이 여기서 낚은 건가요?]

그새 내 배낭도 뒤진건가? 겉만 젠틀한건지도 모르겠다. 이계인들이 와서 문제가 된 것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기꺼마냥 뒤지고 가져가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래서 더미만 세워놓고 원주민들은 다 숲으로 접근 금지지역으로 흩어진 것이다.

[반반?]
[그럼 배낭에 왕의 고서가 있던데 그건 여기서 건진건가요?]
[아니라면?]

옆에 서 있는 자는 여자였다. ming5570. 생각한 것처럼 꽤 고급 장비들을 걸치고 있었다. 수련을 오래도록 한 것 같았다. 그런데 발 밑에 그림자가 없었다. 이 자도 같은 병을 가진 것인가? 여자의 안광이 달라지고 있었다.

[그럼 그 아이템을 저에게 주실 수 있을까요? 필요한 것은 제가 드리겠습니다.]

마법산가? 별로 어렵진 않을 거 같은데. 요즘은 클래스가 섞이는 경우들도 있어서 겉만 봐서는 어떤 클래슨지 파악이 어려웠다. 배리어를 쳐야 할 것 같은데 틈이 보이지 않았다.

[난 댁한테 받고 싶은 게 없어요.]
[그럼...]
[뺏길 생각도 없고.]

쾅!

이미 유성을 떨어뜨릴 생각을 했단 말이지? 허허허... 간신히 유성이 떨어지는 지점을 벗어났다. 배리어를 치느니 이속을 올려 빨리 도망가는게 좋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하이클래스였던 것 같다. ming5570. 짐을 들고 다리 쪽에 서서 좀 전에 낚시하기 위해 앉았던 자리를 봤다. 못된년.

[이봐! 그게 난 필요하다고!]

텔레포트? 바로 앞에 그 년이 나타났다. 재빨리 뒤로 물러서는데 내 앞으로 달려들었다.

[일렉트로닉 차지!]

손이 목으로 들어왔다!

[미친!]

몸을 비틀어 손을 쳐냈다. 동시에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을 두 세 바퀴 굴렀는데 아프고 정신없고 할 거 없이 바로 일어섰다.

[왜, 이게 그렇게 필요해? 나를 죽여야 할만큼?]
[내 입장이 되면 너도 이해할거야! 라이트닝!]

콰콰쾅!

방금 있었던 곳이 먼지만 나고 완전히 사라졌다. 이대론 숲이 엉망이 되겠다 싶었다.

아스크론.

손에 힘이 모였다. ming5570은 번쩍번쩍 텔레포트를 쓰더니 곧 내 앞에 나타났다. 재빨리 달려들어 손을 힘껏 내뻗었다.

[이거나 먹어라!!!]
[컥!]

쿠콰쾅!

어느정도 고가 장비 아니면 속이 뒤틀렸을 거다!

먼지 안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절했나? 가방 안 내용물을 살펴봤다. 다 멀쩡했다. 다시 잘 동여맸는데, 먼지가 가라앉고 ming5570이 보였다. 그녀의 모습에 명암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이계인이 부활의식에 들어갈 때의 모습이었다. 품에서 부활포션을 꺼내 그녀에게 부었다.

ming5570의 몸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스크롤 하나가 공중에 생성되더니 내 앞으로 왔다. 스크롤을 받아 품 안에 넣었다. ming5570은 하얀 내복만 입고 부활했다.

ming5570의 모든 장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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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이네요.. ㅎㅎ 카시아는 전사인가요..

ㅎㅎㅎ 전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요. ^^ 카시아는 전사가 아닙니다! ㅎㅎㅎ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책 읽어본지 한 15년된듯하네요 ...

소설이라고 하기 부끄러운 글입니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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