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4)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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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가르치기

2014년 1월 21일에서 24일까지 3박4일간 충남 서산 한서대학교에서 개최된 MF(math fastival)에 참석했다가 '침묵으로 가르치기(Teaching with your Mouth shut)' 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가르쳐야 하는데 침묵하라니...
입을 닫고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
결국 교사는 수업을 설계(디자인)하고 학생이 수업 속에서 스스로 배울 수 있게, 토의와 탐구, 글쓰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니 수업의 과제나 방향을 두고 교사가 학생과 같이 탐구하고 배우라는 것이다.
심지어 '가르치기를 거부하라' 라고까지 이야기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가르치기를 거부하고 넋놓고 학생들을 방관하자는 말은 아니다.
이는 학생들이 교사하고만 소통하게 하지 말고 학생들끼리 대화하고 집단 안에서 함께 탐구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통해 수업 속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하나라도 더 학생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말도 많아지고 소리도 커지고 있던 나에겐 뭔가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예전의 나라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치부하며(혹은 미국에서나 대학에서나 적용가능하다며) 넘겼을 책이었다.
하지만 수업을 바꾸려 이것 저것 기웃거리던 당시의 나에게는 '아! 이거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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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이런 수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장 수업에 적용할 수 없었다.
수학이라는 수업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막했고 단지 글로만 읽고 실제 수업에 실천해 낼 수도 없었으며 함께 실천할 사람도 없었다.
막연히 되도록 학생들에게 시간을 더 주려 하고 수업을 매 시간 촬영하며 수업을 되짚어 보았다.
처음엔 카메라를 의식하던 아이들이 매 시간 촬영하니 점점 그것에 익숙해져 갔다.
나중에 수업영상을 보는데 수업을 듣고 있지 않은 아이들이 태반이고 심지어 몰래 카메라에 접근하여 장난을 치는 모습도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그러한 아이들을 내가 인지하고 있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냥 내가 준비해 온 수업자료와 수업진행에 매몰되어 있는 모습이 영상에서 보였다.
결코 나는 침묵하지 못 했고 여전히 아이들이 침묵했다.
그 침묵을 참지 못해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 생각했지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수업 촬영은 계속 했지만 수업 영상을 보는 일은 점점 하지 않게 되었다.

실마리를 찾다

2014년 4월 11일 한 학교에서 수업공개를 한다는 공문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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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대로라면 그냥 읽음처리하고 넘길 내용이었는데

'한 명의 아이도 배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교육'

이라는 말에 왠지 꽂혀서 수업공개를 참가하려고 맘 먹었다.
물론 수업의 취지와 바라보는 관점이 '침묵으로 가르치기'의 내용과 일맥상통한 면이 있는 것도 한 몫 하였다.
참가 허락을 위해 교감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했을 때,
공개 교과가 국어니까 두 분의 국어 선생님도 같이 가 보도록 해 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본인도 같이 간다고 하였다.
그렇게 총 4명의 교사가 수업공개하는 학교로 향하게 되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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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항상 응원 감사합니다.bubi.png

말없이 가르치는것도 참 좋은 교육법인것 같습니다

억지로, 많은 말로 주입해 봐야 가르치는게 아니더라고요. 애들이 배우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교육이라는게 참 어려운거 같아요 방임과 제어의 사이도 구분하기 어렵구요 그래도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아보는게 사람들이긴 하지요 다음편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고요.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교육 방식을 고민하시는 진짜 선생님이시네요. 👍👍

많은 선생님들이 고민하며 연구해 가고 있어요^^

플랑크톤은 홍보가 필요해!!! @홍보해

정말 필요햇!!!

@zaedol님 안녕하세요. 써니 입니다. @kimssu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설 명절되세요. 감사합니다.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늘 감사 드리며 2018년 무술년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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