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희롱을 당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이 있다, #me too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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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남자 배우들의 잇따른 성희롱 사태를 지켜보고 그저 맘속으로 분노만 하고 있었는데
직장동료가 한 마디를 던졌다.
'대체 이 여자들 얼마를 원하는 거야?
사전에 합의를 못했나 보지?'

what the..?

이번 미투 운동을 지켜보며 나는 폭로를 하는 여자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유명인들이 잣되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사회 전반에 ^가벼운^ 성희롱, ^자연스러운^, ^관례적인^ 성추행 정도에 대해
즈언-혀 잘못한 걸 모르는 남자들이 자신을 한번 돌아보길,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씩 바뀌어가기를 원했었다.
그런데 미투운동에도 여전히 이 빻은 사상은 변하지를 않는구나.

아마 여자들은 대부분 경중일 뿐이지 이런 성희롱 한번 정도는 당해봤을 것이다.
이번 모 배우의 카톡처럼 '넌 날 미치게해'라는 류의 ^가 벼 운^ 성희롱.
뭐 가볍게 섹시하다 뭐다 오늘 치마가 짧다
오빠랑, 사장님이랑, 선생님이랑 드라이브 갈래? 술한잔 할래?
니 남친은 좋겠다, 남친이 못해주면 오빠한테 말해,
이 정도는 아마 다들 한번쯤은 다 들어봤거나 아무 생각없이 던졌던 농담에 가까운 성희롱이다.
그뒤로 신체적 특징을 칭찬한다거나 자기의 신체적 특징을 자랑한다거나
게 중에는 진짜로 그 모배우처럼 지 셀카를 포토메일로 잔뜩 보내는 미친놈들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기의 권위를 이용해서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어떻게 더 해보려는 미친놈들도 있었다.

정말 고민돼서 친구들에게 아는 언니들에게 이를 상담했을땐
'니가 이뻐서 그런가보다', '너무 예뻐도 문제다'류의 같잖은 조언을 들었고요?
난 그게 진짜인줄 알고.. 아 내가 예쁘니 남자들이 그러는구나.. 하고 마치 순한 양처럼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가 예뻐서 그렇다는데, 하며 은근히 그걸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거지.

내가 힘없는 아르바이트생이었을때, 신입생이었을때,
인턴사원이었을때 이런 일은 아주아주 허다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주는 척 하는 말은 '니가 이뻐서'였고,
그것이 와전되었을때 뒤에서 들리는 말은 '쟤가 흘리고 다니는 스타일인가 보다'였다.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옷 입고 다니고
니들이 상사니까 잘 대해주고 웃어준 것 밖에 없는데요?

직급이 좀 올라가고 난 후 난 지랄하면 물어뜯는개가 되어
빻은 말은 칼같이 차단해주고 있고
다행히 결혼을 일찍해 걸레짝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확연히 줄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가볍게 실실 던지는 농담은 여전하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 자기들이 잘못한 줄 모른다. 그냥 칭찬이고 빈말일뿐.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자.

"아니 제가 예쁘고 섹시한데 왜 그쪽이 지랄이세요?"



PS.많은 분들이 보았음 좋겠다고 생각해 보팅봇을 $.5.5 어치 사용하였습니다.
불쾌하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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빻은 사상들에 점철될까봐 두려워하면서
기피하고 싶은 일인입니다.
투자를 위한 단톡방에만 들어가도
여자가 어쩌고 저쩌고 오빠한테와라
이런소리는 기본이죠.

미투운동에 참가해서 몇년만에 목소리를 내도
왜 얼굴을 공개안하냐. 신원은 안밝히냐
떳떳하지않냐. 무고죄 어쩌고
어후... 결국 성추행사실 시인한 오 배우가 하는
변명은 철석같이 믿으면서 기다려보자
아직 꽃뱀일 수도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지 않느냐 ㅋㅋ 혐의가 드러나지않았다
그럼 피해자가 말하는 말은 어째서 무고죄일수도있는거죠 ㅋㅋ
피해자가 설사 무고죄라 해도 피해자에 대한 무죄추정의원칙은?

아직도 우리나라는 멀었습니다.. 성희롱=농담이라
생각하는 더러운 관습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무고한다고 무고하고 있는줄은 모르나봐요 ㅎㅎ
우리나라 허위신고 비율이 그 낮은 다른나라 허위신고율보다 몇배는 낮던데....

말은 내가 뭐라고 뱉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듣는지가 정말 중요하지요..그런데 하니님..저도..저도 저런 농담을..안하지는..않았던거...같아서..리스팀! 이건 읽어야해!

그게 잘못된건지 몰라서 그래요.. 그래서 저분들이 me too 운동하는 건데
그걸 보고 꽃뱀이라느니 돈을 못받아서 그렇다느니 평가절하하는거 보니 기분이 나빠서요ㅠㅠ
잘못된걸 알고 이제부터 안하면 됩니다!
누구 죽이려고 하는 운동이 아니라 사회 인식 바꾸려고 하는 운동이니까요!
루돌프님은 잘하고 계시는거에요 :)

예전엔 똥이니까 피해야지~ 했는데 이젠 내가 왜? 너도 똥먹어봐라! 하는 마음이에요

"아니 제가 예쁘고 섹시한데 왜 그쪽이 지랄이세요?"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하는 명언입니다!

갓띵언이죠 ㅋㅋㅋ 예쁜건 난데 왜 님이..?ㅎㅎㅎㅎㅎㅎ 라고 ㅎㅎ

성희롱에 '가볍다'는 말을 붙이는 것도 웃기고,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것 자체가 자신에 대한 주변인의 시선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을 각오하고 해야 하는 일인데 그놈의 무고 타령, 꽃뱀 타령.. 환멸나 죽겠어요.

아고 허니님! 속 시원해라! ㅎㅎㅎㅎㅎㅎ 왓더!! 완전 공감이고요 왜 그쪽이 지랄이냐는 말에 십년묵은 체증이 삭 가시네요. 최고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런 같지 않은 농담들 싸그리 사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말 하면서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에 왜들 그러는지 정신좀 차리라고 이야기해줘도 모르고,,, 언제나 우리가 바뀔수 있을가요?

구구절절 옳은 말이네요.
전 특히 커트머리가 어울려서 잘하고 다니는데
어릴때부터 모르는사람한테도 그렇게 많이듣던말이
여성스럽게 머리도 길고 치마도 입으라는 말이였어요.
지금같았음 정강이를 차줬을텐데말이에요

맞아요!!
분위기를 모두 여자탓하는것부터 없어지길!!
추행은 그!! 가했는데!!
이쁜것도 그녀탓!!
결과도 그녀탓!!!
이건 뭔가 이상한건데 왜 그생각은 못할까요???

소소한 언행적 성희롱은 이미 만연해 있어요..
오히려 이걸 받아들이지 않는 젊은 여성들을 보며 나이든 상사들은 아니 농담도 못하냐고 요즘 젊은사람들 너무 딱딱하다고...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기본 생각부터 미투운동을 통해 조금씩 바뀌어졌음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이십대 여자들이 막 사회 생활 시작하면 정말 흔히 겪는 일 같아요 ㅠㅠ
주변에 조언해주는 여자 분들에게조차 그냥 그렇게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의 절망 ..슬픔 ...ㅠㅠ 저희 직장 분들도 미투운동 보면서 20년전 일을 기억하라고 하면 하겠냐고 이런 말씀 하시는데 때린 사람은 몰라도 맞은 사람은 기억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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