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첫사랑, 그리고 첫데이트
그 아이는 빨간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눈에 띄인 건 그 빨간 뿔테안경이 9할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다. 돼지가 진주목걸이를 차고 있다 한들 돼지에게 눈길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진주가 진흙 속에 파묻혀있다한들 더럽다고 하지는 않듯이.
맞다. 빨간 뿔테가 아니다. 난 그 아이의 작은눈과 조그마한 얼굴, 늘씬한 몸매에 끌렸다고 하는 것이 솔직한 말이겠다.
2학년이 된 후 첫번째로 자리를 바꿨는데 내 바로 대각선 앞자리가 그 아이였다.
어느 쉬는 시간 그 아이는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와 개인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리고선 교과서로 얼굴을 가리고 사오정 성대모사를 했다. 난 웃었다. 웃겨서 웃은건 아니었다.
우리는 그렇게 친해졌다. 난 그 아이에게 영화를 보러가자 하였고 그 아이는 좋다고 하였다.
그 아이와 난 시내에서 영화를 보았다. 난 한껏 멋을 부리고 갔다. 내가 조금 늦었는데 그 아이는 나를 보고 환히 웃어주었다.
영화를 보고 우리는 타로 카드를 보러갔다. 그 아이는 타로카드를 보고 자기 방구조를 바꿀정도로 타로를 잘 믿는 아이였다. 문제가 생겼다. 타로를 보는건 좋은데 친구관계로 가서 보는 건 이상하지 않는냐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우린 타로카드를 보는 순간만큼은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그 아이는 타로언니에게 이것저것을 물었고 마지막에는 내가 바람기가 있는지 물었다. 그 아이의 전남자친구가 바람을 펴서 헤어졌다고 그랬다. 그게 뭐라고 난 긴장이 됐다. 다행히도 그 타로언니는 난 바람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아이는 내심 안심하는 눈치였다. 진짜 남자친구는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적어도 예선은 통과한게 아닌가.
그 날 우린 스티커 사진을 찍었다. 스티커 사진은 총 4번의 각기 다른 포즈로 찍을 수 있었는데 처음 3장은 그냥 브이만 하고 찍었다. 마지막 한장이 남았을 때 난 용기를 냈다. 내 팔은 그 아이의 어깨를 감쌋고 고맙게도 그 아이는 내 품에 안겨주었다.
그 아이를 집에 바래다 주던 길에 난 내 걸음걸이가 빠르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아이 집이 좀 더 멀리있지 않는 것이 아쉬웠고 빙빙 돌아가는 꾀를 내지 못한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행복했던 우리의 일요일은 끝났다.
나의 첫사랑, 그리고 첫데이트.
지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그 아이.
Cheer Up!
그렇게 보내주신건가요? ㅠㅠ 뒷이야기가 궁금하네요 ㅠ
결국은 새드엔딩으로 끝났네요ㅠㅠ 다음에 시간 날때 뒷이야기 써볼게요!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누구나 다 품고있는 첫사랑... 어렸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고 미련도 남고 하는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하나의 추억이죠. @yhan 님의 글을보니 저도 생각이 나네요^^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ㅋㅋ
전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다 그 친구 소식을 들었는데 곧 결혼한다고 하더라구요 마음이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나 싶었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