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_혼자한 유럽 여행2

in #kr6 years ago (edited)

유지언니가 나에게 물었다. 

"왜 사진을 안찍어요?"

"제가 이 여행을 오기 전에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들고 왔는데, 

그래서 계속 촬영하다가 오니까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아요."라고 대답했더니

언니가 신기한듯 "어쩐지 사진을 안찍더라"하고 말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까지 걸어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는 로밍도 안 했고, 유심도 사지 않았는데

언니도 마찬가지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우리는 뭘 믿고, 용감하게 지도만 보고 집까지 찾아왔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하다.

언니가 나에게 길을 잘 찾는다고 신기하다고 했지만,

그 날 나의 방향감각 때문에 예상 보다 훨씬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언니가 영국 다음에 프랑스로 간다고 했다.

나는 걱정이 된다고 에펠탑을 갈 때 조심해야한다고 들었다

이야기를 전해주었지만,

지나고 나니 결국 언니에게 겁만 준 꼴이 되었다.


언니와 마지막 사진을 찍고

나도 다음 여행지로 가려 하는데 

친구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달받게 되었다.

이동하는 내내 눈물이 흘렀다.

친구들은 모여서 슬퍼하며, 나를 걱정했다고 나중에야 들었다.

나는 혼자 떨어져 있어 슬픔을 공유할 사람이 없을테니.

나는 누군가의 걱정을 받을 수 밖에 없을만큼 아파했다.

인생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졌다.



행복과 아픔이 공존했던 그런 영국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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