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 가입이 정말 이더리움 가치를 올리게 되는 것일까?

in #kr6 years ago

안선생님.jpg

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코인판은 요동을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면, 어떻게든 자신이 투자한 프로젝트에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어떤 소식이 들려오면 그 것을 자신의 프로젝트에 끼워맞추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소설과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야 마음 아픈 일이 덜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두 발은 땅에 붙어있어야 합니다.

오늘 제가 다룰 내용은 예전에 가볍게 다룬 적이 있는데, Private Blockchain 입니다.

대기업이 EEA에 가입하면 이더리움 가격을 올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가 또 Private Blockchain 프로젝트에 오래 몸담으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Private Blockchain은 Public Blockchain과 지향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다.

EEA는 대기업들이 모여 만든 블록체인 연합인데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우리가 아는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어떠한 중앙 기관이 없이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시스템이 돌아가고 그에 맞는 보상 및 패널티가 부과되는 시스템입니다. 대부분의 참여자는 '보상'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이죠. 스팀잇에 가입해 글을 쓰고, 마이닝을 하는 등 개개인의 보상을 위해 네트워크에 참여합니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무결성 검증이 가장 큰 이슈입니다. 대기업이 무슨 돈이 필요하여 마이닝을 할까요? 그런 건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여러 기업들은 서로 신뢰하지 못 하고, 시스템 마저 분리되어 있는데, 하나의 신뢰할 만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은행 시스템입니다. A 은행에서 B은행으로 돈을 보내고, B 은행에서 C 은행으로 돈을 보냅니다. A->B 1000, B->C 1000 이런 원장들이 있죠. 그런데 이 원장들이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자기네 원장에만 기록을 하게 됩니다. 그럼 실제 A가 B에게 돈을 줘야 하고, B가 C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나중에 발뺌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원장을 모아 중재하는 결제청산 기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결원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목적은 이 결제 청산 기관을 없애고 자기들끼리 신뢰할만한 공유원장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애초에 퍼블릭 블록체인과 관점 자체가 다릅니다. 여기는 그리고, 신뢰기관들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신뢰기관들이 참여하는데, 굳이 마이닝을 하여 작업증명을 할 필요가 없겠죠. 퍼블릭 블록체인은 익명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종 마이닝 작업과 같은 패널티를 부여해야만 돌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2)기업들이 왜 굳이 이더리움을 가져다 쓰는 지 생각해보셨나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은 많이 있습니다. R3CEV의 Corda, Hyperledger의 Fabric 등이 대표적이죠. 실제 R3CEV의 Corda는 금융 상품에만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백서에 밝힌바 있습니다. Hyperledger Fabric은 IoT와 물류 쪽에 초점을 두고 범용성을 고려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둘다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퍼포먼스도 좋습니다. 그런데 왜 이를 안 쓸까요?

우리는 매번 정치적인 문제를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R3CEV도 지분 문제 때문에 은행들이 탈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플랫폼이라 하더라도 은행의 규모가 커지니까, 점점 자신들이 가져가야 할 이익이 적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하나 둘씩 탈퇴를 하게 됩니다. 또한, Fabric 프로젝트는 리눅스 파운데이션이란 단체가 주도하는데, 여기에 중심이 되는 기업이 IBM입니다. 대형 은행들은 '왜 우리가 IBM이 만든 시스템을 써야돼? 나중에 얘네들 저작권료 받는 거 아냐?'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완전 오픈소스인 이더리움 입니다. 이더리움은 금융 상품을 만드는 데 아주 유용한 플랫폼입니다. 이를 기업형으로 만들기에도 용이하고, 굳이 새로운 상표를 만들어 기존 플랫폼과 싸우느니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이더리움이란 상품을 내세우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3)EEA와 이더리움이 연동이 된다고요?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더군요. EEA와 이더리움이 연동되어 JP Morgan의 자산과 이더리움이 서로 스왑되는 걸 기대해볼 수 있겠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Private Blockchain은 폐쇄형 블록체인입니다. 그렇게 스왑하여 교환할거면, 그냥 이더리움 쓰지 왜 폐쇄형 블록체인을 따로만들까요?

그리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통신방식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모바일 앱/웹->특정 기관의 서버->블록체인, 이렇게 통신합니다. 퍼블릭블록체인의 클라이언트는 모바일 앱/웹이 될 수 있지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클라이언트는 기업이 됩니다. 모든 것은 기업의 서버를 거쳐 기록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참여자의 권한 분배를 한다는 것은, 특정한 디바이스에서 보내는 데이터만 적겠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러니, 정해진 서버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죠. 이더리움을 바꾸려고 해도, EEA 블록체인에 직접 컨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를 거쳐 기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서버는 철저히 중앙 통제하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역시나 그 중앙 서버를 '신뢰'할 것이냐의 문제에 부딪힙니다. 그 서버는 안전한가요? 조작의 위험은 없나요? 이런 의문이 똑같이 들게 된것이죠.

또,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은 마이닝에 의한 발행이 아닙니다. 그 것은 철저히 결제청산 용으로만 쓰입니다. 예를들어 KRW1=EEA1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 1000원을 입금하면 EEA1000이 생깁니다. 이런 면에서 USDT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죠. EEA 토큰은 KRW의 결제 청산용이지 다른 지불이나 서비스 용이 아닙니다. EEA 토큰이 KRW와 교환을 위한 것인데, 이더리움과 교환이 되는 순간 '시세'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암호화폐를 법정화폐와 동등하게 인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적 통제 하에 설립된 금융기관이 암호화폐를 인정하는 순간 국가의 화폐 체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이를 보고만 놔둘까요?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비탈릭은 암호화폐가 은행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란 얘길 했습니다. 이처럼 이더리움 자체가 지향하는 바는 중앙화된 은행의 문제를 해결하는 쪽입니다. 양립에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중앙 은행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플랫폼을 이용하지, 자신의 권력을 나눠주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부분을 명백히 해야 합니다. 왜 굳이 돈 잘버는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일반 사람들과 나누려고 할까요? 대형 금융 그룹들은 절대 나누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쉽습니다. 각기 다른 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퍼블릭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하나를 만든다... 말은 좋습니다. 근데 질문이 있습니다. '왜 굳이 그런 복잡한 일을 해야 하나요? 그냥 뭐 하나쓰면 안되나?'
이제 우리는 허황된 소리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원래 블록체인은 다른 블록체인이 나올 것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블록체인은 하나여야 하는 것이 맞죠. 그런데 역시나, 이익의 관점에서, 자신이 만든 블록체인이 기득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만든 것을 많이 써주길 바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이죠. 하지만, 그게 정말 생산적인 활동이냐, 비효율의 집합체냐는 고민해봐야 합니다.

오늘은 이만 글을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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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very muck :)

동감합니다.
높은 벽 밖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은행은 그들의 권력을 나누어 주려고 하지 않죠. : )

그래서 뭔가 혁신이 일어나는 데에는 참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모르고 덤벼드는 사람에게는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가 좀 위험한 견해들이 돌길래, 현실적인 얘기를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마음을 비우겠습니다..

앗, 마음을 비우시라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은 아니고, 이런 저러한 상황을 잘 고려해보시라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

모든 것이 결국은 강자에 의해 소유, 지배되겠죠.

네, 블록체인도 지금 힘겨루기 양상이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서비스나 이러한 힘겨루기가 생기지만,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최대한 적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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