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서 하는 일 및 필요 능력(블록체인 B2B 비즈니스편)

in #kr7 years ago

만워눤.jpg

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어제 업계 관련 글을 올렸는데, 정말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주셨네요.(view가 500회가 넘었습니다.)

그만큼 블록체인 업계가 이전보다 많이 성장하고 있고, 생소한 분야라 궁금한 점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중앙 거래소 말고 진짜 블록체인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참, 그전에 제가 얘기한 거는 하나의 사례로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갑자기 관심 많이 받으니 두려워짐...)

근데 이게 익명이라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소리쳐도 아무도 모르니 너무 좋아요 흐흐흐 ~_~
(사실 더 적나라 하게 표현할까 하다가, 신고당할까봐 못하고 있음..ㅎㅎ 전 쫄보라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크게 B2B와 B2C로 나뉩니다.

흔히 ICO같은 경우는 B2C 성격인데요, 기업(블록체인에서는 재단이라고 하죠)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B2B는 다른 업체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Private Blockchain이 B2B 성격이 강하죠.

Hyperledger Fabric, R3CEV Corda, 문제의 JP Morgan의 Quorum이 B2B 서비스 예입니다.

오늘 제가 다룰 것은 B2B 비즈니스 업계에서 하는 일 입니다.
(혹시 제가 어떤 회사인지 지금 소거법으로 계산하시는 분 계시다면,
혼자만 알고 계십시요... ㅎㅎ 들킬까봐 조마조마)

(1)사업개발 (영업 + BM 설계)
어제 거래소편 사업개발과 블록체인 비즈니스에서의 사업개발은 다릅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 파트는 블록체인에 대해 썰을 잘 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많은 지식이 요구 됩니다. 회사 서비스부터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역사까지도 읊을 줄 알아야 고객사에서 신뢰를 합니다. 수많은 블록체인 업체가 있습니다. 요즘엔 대기업도 너도나도 블록체인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 우리 회사의 서비스가 채택되기 위해서는 나서서 싸우는 장수가 평소 가진 내공이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내공이 수많은 질문 폭격에도 견딜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런 질문들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주인은 누굽니까? ->(일단 저는 아닙니다...)
블록체인 쓰면 뭐가 좋아집니까 ?(음... 일단 도입하면 공부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블록체인 쓰면 얼마를 벌 수 있습니까? (일단 저는 스팀으로 60달러 정도... )
왜 근데 그쪽 회사 플랫폼을 써야 합니까? (그래야 제가 먹고 사니까요...)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입니까?(음... 다른 회사에는 제가 없습니다. 이 회사에는 제가 있고요.)
TPS는 어느정도 나오나요?(무조건 많다고 해야함.)
합의 알고리즘은 무얼쓰나요?(무조건 어려운 알고리즘을 얘기해야함)
아니 그렇게 복잡한 합의 알고리즘을 갖고 그 TPS가 나오나요?(무조건 된다고 해야함)
근데 어려보이는데 나이가 어느 정도 되시나요? (내 나이를 왜 묻냐.. -_-)

이런 질문을 1시간 동안 많게는 수십명 적게는 열명정도의 사람들께 받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때만큼은 이순신 장군으로 빙의돼야 합니다.(적의 배가 많고 우리의 수는 적구나. 어서 나를 활로 쏘고 내 죽음을 회사엔 알리지마라)

이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회사로 돌아옵니다. 들뜬 마음으로 승전보를 올립니다.

"제가 이 합의 알고리즘으로 이정도 TPS 나온다고 했고... 이렇게 만들면..."

그럼 개발팀이 얘기합니다.

"나가."

이렇게 또하나를 배웁니다.

고객사에서 전화가 옵니다.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가 나왔다고. 들뜬 마음으로 확인을 합니다. 거기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마이닝과 POS를 결합한 최소 1000TPS의 블록체인 플랫폼, 확장성과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성 필요"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개발팀에게 갑니다.

개발팀이 말합니다.

"꺼져"

아직 날이 따뜻함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가 좀 과장 심하게 섞어서 표현을 했는데, 사업개발은 이렇듯 대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영업적인 측면 기획적인 측면을 두루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표현했다시피 실제 개발을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IT 지식이 풍부해야 합니다. 때문에 채용을 까다롭게 합니다. 대기업도 이 포지션은 채용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 단순한 열정만 갖고 있으면 안됩니다. (위의 사례 보셨죠? 더한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우리나라 최고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도전하셔도 됩니다. 대신 기회는 많습니다. 왜냐하면 무지 어렵기 때문이죠. 이 포지션은 만족시켜야 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얘기하고, 웬만한 요구사항들은 들어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잘모르는 상태에서 아첨만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연락 안 옵니다. ㅎㅎ 요즘은 그런 시대는 아님.

(2)개발팀

블록체인 업계, 특히 B2B 비즈니스 개발자는 일반 IT 개발자와는 조금 다른 스펙을 요구합니다. 요즘 너도 나도 얘기하는 Smart Contract를 구현해야 하는데, 일반 서비스와는 다르게 기존 기업에서 쓰는 솔루션이기 때문에, 보안과 성능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한편으론 비즈니스와 비슷하게, SI성 업무를 하게 됩니다. 웹이나 앱도 구축해야 하죠. 그러니까 장보러 마트가면 1000원 내고 콩나물 봉지 터지게 담잖아요? 비즈니스도 비슷합니다. 돈 주고 그 이상 꾹꾹 눌러담습니다. 상품이 없으니 지식을...

이런 식입니다.

개발자 : 블록체인 플랫폼 완성됐는데요.
클라이언트 : 아 그래요? 그럼 저희 웹도 해주실 수 있죠?
개발자 : 네? 그건 요구사항에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클라이언트 : 비즈니스 팀에서 이거 다 해주기로 했엇는데요.
개발자 : 뭥미?????? (이런 비즈니스 개..XX)

화딱지가 나서 비즈니스팀에게 따집니다.

개발자 : 아니 이런 법이 어딨어요? 이거 얘기 된 거맞아요?
비즈니스 : 엥? 그런 적 없는데... 그쪽에서 갑질하네(그런 적 사실 있음.)
개발자 : 아 진짜 걔네들 이상한 놈들이네...
비즈니스 : 그냥 저봐서 한 번만 해줘요. 나 그쪽이랑 다신 비즈니스 안한다.(사실 내년 플랜까지 다 잡아 놓음)
개발자 : 아 뭐 어쩔 수 없죠. 다신 하지 말죠.
비즈니스 : (아 씨... 아직 세 개 더 있는데 어떻게 말하냐...)

개발자는 언제나 웁니다... (ㅠㅠ)

이렇듯 B2B 비즈니스는 크게 사업개발과 개발 측이 움직입니다. 사업개발의 인원은 소수고(미친듯이 달려야함) 개발측은 많습니다.(많아도 미친듯이 달려야함) 언제나 사람은 부족합니다. 그만큼 기회는 많으나 어렵습니다. 또, 이쪽 업계는 외국과 비즈니스 할 기회가 많아 어학능력은 필수입니다. (주어 동사 찾는 사람은 안 됨)

제가 이렇게 안좋은 소리만 하는 이유는, 이렇게 안좋은 소리를 해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정도 각오가 없으면 쉽게 포기하게 되니까요. 괜히 기죽이려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말아주시길 ^^;;

궁금하신 것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세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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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보이님 아래 글 한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 정말 감사드립니다ㅜㅜ 제게 이런 영광을 주시다니 앞으로 더욱 성실하게 살겠습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ㅎㅎ
말씀대로 이제 슬슬 수사망을 좁혀오는 분들이 계실지도.. ㅋㅋㅋ tip!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시고 꺠알같은 커멘트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ㅎ 연재를 쉬어야 할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음 블록체인 사업부는 그런 메커니즘이군요ㅋㅋㅋㅋ재밌게 잘 봤습니다! (검거 조심하시길...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블록체인 사업부, 특히 B2B는 좀 독특하죠 ㅎㅎ 앞으로도 재밌는 글 올려드릴게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재밌는 얘기 공유드리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다는 것이 어렵지만 분명 보람도 느낄 수 있을거예요..^^

맞습니다!!! 이게 진짜 고오~~~~~~오오오오오진감래인 듯한데, 저런 위기를 뚫고 새로운 것을 만든 후의 보람은 이루어 말할 수 없죠 ㅎㅎ 그리고 이런 보람을 함께 느낄 진정성을 가진 분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중에 보람된 후기도 들려주세요..^^

블록킹 잘듣고 있습니다. 듣다가 검색해서 찾아왔네요 ^* 알고 있던 내용도 팟캐스팅으로 다시 한번 들으니 제대로 정리가 되고 유용하네요~~ 앞으로 자주 찾아뵐께요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블록킹 들어주셔서감사하고 저도 앞으로 자주 교류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사진 보니 제가 아는 분 같은데...ㅎㅎ

저도가끔 개발자분들과 회의 할때 참석해보면 이것 저것 해달라는건 많고 참 힘드시겠구나 했답니다. ^^ 하지만 저희 입장에선 신의 손이니 이것저것 자꾸 요청하고 싶은게 많아진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

오 it 업계에 계시나보네요! 반갑습니다ㅎㅎ 개발자분들이 정말 대우받아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고생하시니ㅎㅎ 그래도 굽신굽신거리며 계속부탁중...ㅎㅎ 좋은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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