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건사고 #20190210 785회 의례 및 집들이

in #kr5 years ago (edited)

@ybc는 어제 정기모임 및 오후에 멤버 집들이가 있었습니다. 원래 계신 곳도 그렇게 멀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외곽이라 만나기에 그렇게 용이하지 않았는데, 좀 더 가까이 이사오신 덕에 저녁 및 기념 와인 한잔씩 나누었습니다.

사람이란 많이 모이면 늘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번 집들이는 결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함께 음식과 와인한잔으로 집들이를 할 수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해외생활 해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안그래도 가뜩이나 복잡한 일상과 라이프에 다른 문화+다른 언어의 두 가지를 합치면 모든 일은 두 배, 세 배가 되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보면 참 신기한걸 발견합니다. 문제점을 잘 발견하고 지적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대개 보통의 경우에 잘 안보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렇게 단점들이 잘 보이나 봅니다. 또 신기한 건 자신의 소임이 아닌데도 꼭 원래 그 일을 맡은 것처럼 늘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도 됩니다. 물론 단점을 잘 발견해주는 분들도 개선의 여지를 주니 감사하기는 합니다만, 대개 일이란 몰라서라기 보담은 힘이 부족해서 놔두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자보단, 후자에게 더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는 모임에서 오전에 커피한잔, 또 점심을 여기서 모여 먹고 커피를 한 잔 하는게 그냥 일인데요. 매주 오후에 다들 밥먹고 수다로 바쁜시간 꼭 커피를 준비하는 분이 한 분 계시더군요.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늘 무심코 지나가곤 했는데 한잔 한잔 따라 둔 커피잔이 예뻐서 찍다가 갑자기 문득 커피를 빼는 그 분의 마음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IMG_6766.JPG
오늘 가장 아름다운 커피를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이런 말이 있죠. 가까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들이 있다면 정말 나쁘지 않은 조합입니다. 호스트나 게스트나 모두에게 일상의 흔치 않은 기쁨입니다. 때로는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맞지 않을 때가 있어 부딪히고 원망하고 심하게는 소원해지기도 하지만, 또한 그런 것들은 함께하는 기쁨이 갖는 작은 리스크일 뿐이죠. 해외 생활에서 친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정말 많이 힘들거든요.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은 대개 외국에서 한국사람과의 접촉을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경계심이 강한 편이죠. 그래서 부작용들을 잘 정리하고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결코 쉬운 기회는 아닙니다. 그런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니 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후에 차를 나눠타고 집들이 주인공의 집으로 갔습니다. 주인장이 낸 것인지 누가 만들고 돈을 지불한 건지 알 수도 없는 맛난 한 상 가득합니다. 점심에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잘 먹었건만 또 음식들이 두뇌피질을 마구 자극합니다. 빨리 앉아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하나 둘 손님들이 오고 먼저 온 손님들끼리 일단 와인으로 축하건배를 합니다.

358578A6-FAFD-4254-8405-36DE91798C16.JPG

커피나 차도 그렇지만 와인 한 잔과 음식을 나눈다는 건 정말 그냥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 센스있게 맛있는 와인 한 병을 들고 왔습니다. 잘 만들어진 음식은 우리를 한자리에서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실수나 못남에 대해서도 말하게 하고, 아는 정보를 꺼내놓게도 합니다. 우리 커뮤니티에서 이렇게 음식을 나누는 사람들을 종밥세력이라고 자칭하고 있답니다.^^ 불교커뮤니티에서 밥을 먹을 때 함께 합창하는 말의 처음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彼來處...

대개 우리는 늘 몇 번이고 먹는 음식이라 고마움을 생각치 않습니다. 하지만 다수가 모여서 모여서 먹을 때 그 준비는 한 두사람이 하게 됩니다. 한 두명의 힘으로 만들려다보니 힘도 들고 신경도 써야 합니다. 하지만 대개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애를 쓴 사람의 공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초반에 집들이 음식들을 보며 그런 말씀을 드렸지만, 저렇게 맛난 음식을 많이 어떻게 준비했을까 생각해보면 참 고마운 일이죠. 아무튼 그 고마움 덕에 한 자리에 모여서 별별 이야기를 다 나누며 시끄럽게 떠들고 놀았습니다.

또 마침 쥔장의 생일 주간이라, 누군가는 센스있게 케익을 준비했습니다.

IMG_6790.JPG

왜태어났니~로 시작했으나 역시 생일은 '가람과 뫼'의 생일이죠. 또 쥔장의 생일 덕에 한번 떠들석 했습니다.

온동네 떠나갈 듯 울어 젖히는 소리
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날이란다
두리둥실 귀여운 아기 하얀 그 얼굴이
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모습이란다

하늘은 맑았단다 구름 한점 없더란다
너의 첫 울음 소리는 너무 너무 컸더란다
꿈속에 용이 보이고 하늘은 맑더니만
네가 세상에 태어났단다 바로 오늘이란다

천지가 개벽하듯 울어 젖히는 소리
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날이란다
두리둥실 귀여운 아기 하얀 그 얼굴이
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모습란다

온동네 떠나갈 듯 울어 젖히는 소리
니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날이란다
두리둥실 귀여운 아기 하얀 그 얼굴이
니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던 바로 그 모습이란다

귀여운 아기가 태어났단다 바로 오늘이란다
바로 오늘이란다

오랜만에 여럿이 모여서 가슴이 후련해지도록 놀고 또 놀았습니다. 우리 커뮤니티의 존재의미가 부여되는 것만 같은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어쩌다보니 흔한 먹방처럼 되어버렸지만, 한동안 마음속이 넉넉해질 만 한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greenapple-bkk, @himapan, @madlife, @skyoi, @soosoo등 9명이 참여하셨습니다.

Sort:  

히마판이 누굽니꽈~~~~~?

@himapan님 ㅋㅋㅋ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와인익는 밤 아름다운밤!!!
가람의 뫼 는 저만 모르는 노래 아닌거죠?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3
BTC 63897.91
ETH 3131.06
USDT 1.00
SBD 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