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와 쇼팽의 우정이 말하는 스팀잇, 그 인연의 소중함 [kr-classicalmusic]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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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worldinmyheart 월드입니다.

오늘부터는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듯해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전세계 EDM(Electronic Dance Music)페스티벌을 돌아다니는 흥쟁이인데요 그런 제게도 주변사람들이 잘 모르는 클래식음악이라는 의외의 취미군이 하나있습니다. 이디엠과 클래식이라니 아무도 안믿어주겠죠?

저희 어머니는 피아노 교수이셨고, 때문에 아기 때부터 클래식 속에서 자라 15년정도 바이올린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말마다 조용히 혼자 예술의 전당에 가서 음악을 듣고오는 낙을 8년 째 누리고있는데, 스팀잇에서도 클래식 음악 태그를 조금씩 활성화 시켜보고싶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kr-classicalmusic] 태그를 이용해 글을 한 편씩 써보고자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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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트와 쇼팽의 우정

ㅡ "리스트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쇼팽도 없어"

폴란드 바르샤바 태생의 쇼팽은 1831년, 음악적 성공을 꿈꾸며 예술의 도시 파리에 정착합니다. 오늘날의 전설적인 명성과 다르게 당시의 쇼팽은 동유럽출신의 무명 음악가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었고 큰 어려움을 맛보며 절망하고있었어요. 끊임없이 작곡했고, 연주회를 가졌지만 사람들은 무명이었던 쇼팽의 음악보다는 미남 피아니스트 리스트에게 더욱 열광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파리에서의 한 사교 모임에서 리스트와 쇼팽이 처음으로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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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적인 만남

ㅡ" 리스트, 내 곡을 연주해주게"

그 모임에서 쇼팽은 리스트에게 자신이 작곡한 녹턴(야상곡) 악보를 들고 찾아갑니다. 당시 테크닉과 개성 면에서 유럽의 정점에 올라있던 리스트는 그의 악보를 받아 파티장의 피아노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마음대로 곡을 살짝살짝 바꿔가며 기교 섞인 연주를 쭉 이어갔어요.

이 연주를 들은 쇼팽은 벅차오르는 가슴에 곡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진심어린 부탁을 전하게 됩니다.

리스트, 내 곡을 연주해주게.
악보대로건 당신이 원하는대로건
마음대로 해도 좋소. 부탁하오

그리고 이 말을 들은 리스트는 쇼팽을 바라보며 대답했습니다.

아닐세. 자네가 직접 연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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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세상에 나오다

ㅡ"쇼팽, 자네는 진정한 시인이야"

리스트는 자신의 파리 연주회에서 멋지게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 곡을 마친 뒤 돌연 공연장의 불을 모두 꺼버립니다. 잠시 멈추었던 피아노 연주는 다시 부드럽게 이어졌고 사람들은 감미롭고도 들어본 적 없는 곡이 연주되자 숨을 죽이고 더더욱 빠져들게 되었어요.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리스트의 즉흥연주로 생각했고 한 시간이 넘는 연주가 끝났을 때 눈물을 흘리며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불이 켜졌을 때,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건 폴란드 출신의 무명 음악가 프레데릭 쇼팽이었습니다. 리스트가 그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말했습니다.

프레데릭, 자네는 진정한 시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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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라이벌, 그리고 최고의 벗

ㅡ 낭만주의 음악의 전성기를 열고 전설로 남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쇼팽은 이후 활발한 연주 행보를 이어가게 됩니다. 리스트 역시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으며 둘은 유럽 전역의 낭만주의 음악풍을 완벽하게 휘어잡는데 성공했어요.

쇼팽의 연주 스타일이 수채화라면, 리스트의 음악은 아크릴물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쇼팽은 서정적이면서 비교적 여성적인 음악색을 추구했고, 리스트는 정열적인 풍을 앞세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1849년 39살의 젊은 나이로 쇼팽이 사망하기까지, 그 둘은 최고의 라이벌이자 최고의 벗으로 남아 세계 음악사에 길이 남을 기여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장례식날, 리스트는 건반 위에 손을 얹고 마지막 곡을 연주하며 자신의 소중한 벗을 떠나보냈습니다.

쇼팽이 사망한 이후, 리스트의 음악은 더욱 다채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며 조금씩 풍채가 바뀌어갑니다. 때문에 오늘날에는 리스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쇼팽보다 더욱 넓게 남아있다고 할 수 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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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소중함


리스트와 쇼팽의 일화는 인연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줍니다. 누군가가 성공하기까지는 분명 수많은 크고 작은 만남들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행운들이 끊임없이 기여해왔을것입니다. 쇼팽이 리스트를 만나지 못했다면 세계 음악사적 위인으로 올라서지 못했을 것처럼.

때문에 저는 우리가 하나하나의 인연을 소중히하고, 훗날 성공을 한 뒤에도 과거의 마음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마음은 결국 스팀잇에서도 같은 모양을 취합니다. 세계를 놓고볼 때는 한없이 작지만 잠재력 높은 이 커뮤니티에서 우리가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마주친 것이 소중한 인연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앞으로도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며, 스티미언 간의 우정과 사랑을 자양분삼아 행복하게 나아가는 스팀잇 커뮤니티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싶습니다. 우린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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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클래식 거장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으니 또 신선하네요. ^^

다이애나님! 신선하다고 말씀해주시니 보람을 느낍니다:)ㅎㅎ앞으로 클래식 음악 이야기도 하루에 한편씩 써보려고 생각합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월드님~ 들렸다 갑니다. 앞으로 전혀 무지한 클래식에 대해서 배울 수 있겠군요 ㅎㅎ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앗 작가님ㅎㅎㅎ감사합니다ㅋㅋ저도 글쓰는걸 좋아하는데 뭔가 너무 일상쪽으로만 가니 단조로운 듯 하여 새로운걸 찾게되었네요! 오늘 오후에 작가님 책 배송온다고 합니다~읽고 후기 포스팅할게요:)

오옷! 훌륭해요 월드허트님! 이야기찻집에선 화가들을 다루고 여기선 음악가들을 다루면 멋지겠는데요? 이야기도 참 자양분이 풍부하네요!

앗 화린님 최고의 제안!ㅋㅋ제 글이 조금더 쌓이면 피카소와 라흐마니노프가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ㅋㅋ댓글 감사드려요 찻집 놀러갈시간이네요!ㅎㅎ

라흐마니노프의 작곡방에 피카소가 나타나서 음에 박자에 대해 묻기도 하고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라흐마니노프가 즉석연주도 하고....

제 인생에 클래식을 접할고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좋은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약하지만 보팅합니다~!!!

좋게 봐주시니 너무나도 감사드릴 따름입니다ㅎㅎantnight님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멋진글 잘읽었습니다.하나하나의 인연의 소중함....마음담고 갑니다.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찬규님:) 저도 마음에 담는 말이네요ㅎㅎ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성진 리사이틀 후기글 감사히 잘보았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다시금 배우게 되네요! 너무 좋은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히야님 오랜만에 뵙네요 ㅎㅎ

얼마전에 리스트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역대 최고의 기교의 피아니스트라고 하더군요! ㅎㅎ 익숙한 이름이 나와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클래식 저도 관심만 있지 자세히는 몰랐는데 앞으로 글 자주 올려주세요~!

아! 맞습니다 ㅎㅎ리스트의 기교는 정말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앞으로 kr-classicalmusic 이용해서 매일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심심할때 한번씩 확인해주세요:)

좋은 글입니다. 실력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누구를 깍아 내리거나 하지 않죠. 대단한 리스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개털님 말씀대로입니다! 정말 실력이 있는 자들은 그 다음 단계로의 발전을 위해 항상 마음을 열어두는 것 같습니다. 또 그럴 수 있는 여유조차도 진정한 강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와 너무나도 멋진 포스팅인걸요. 쇼팽과 리스트과 절친사이인줄 몰랐네요.

서로 커다란 자극제였다고 합니다.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에는 질투심도 가지며 다투기도했지만, 쇼팽의 장례식날 피아노를 연주해준 사람은 결국 리스트였다고 하니까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케이지콘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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